인도 바라나시에 간다면 꼭 봐야 할 이것

[북인도 라자 문화기행 20] 바라나시 ① 강가 아르티

등록 2016.04.08 17:06수정 2016.04.0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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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 아르트에 참례 하러 가는 사람들 ⓒ 이상기


바라나시는 인도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도시다. 그것은 바라나시가 가장 인도적인 색깔을 가진 도시이기 때문이다. 그럼 인도적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첫째가 오래된 역사성이다. 인도는 기원전 3500년부터 1500년까지 인더스강 유역에서 고대문명을 발전시켰다. 그 문명의 중심이 기원전 11~12세기 갠지스강으로 넘어왔고, 아요디야, 마투라, 가야, 카시(Kāśī) 등이 거점도시로 발전했다.

여기서 카시가 바라나시다. 그러므로 바라나시는 인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도시다. 힌두교도들에게 이곳 바라나시는 윤회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해탈에 이를 수 있을 가장 성스러운 도시다. 그래서 수많은 힌두교도들이 이곳으로 성지순례를 떠난다. 이처럼 인도는 종교적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바라나시가 있다. 인도에서 나온 대표적인 종교인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에서 바라나시는 성지로 여겨진다. 바라나시는 시바의 도시이고, 깨달음의 도시이고 치유의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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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 아르티 ⓒ 이상기


셋째 인도의 힌두 문화와 예술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바라나시로 가야 한다. 그것은 유명한 철학자, 시인, 음악가가 이곳에서 활동했기 때문이다. 힌두교의 개혁을 추구했던 박티(Bakhti) 운동이 라마난다(Ramanada), 카비르(Kabir), 라비다스(Ravidas), 툴시다스(Tulsidas) 등에 의해 바라나시를 중심으로 펼쳐졌기 때문이다. 그들은 카스트, 성 차별 같은 낡은 시스템을 극복하고 개인적인 신앙을 통해 해탈에 이를 수 있다고 믿었다. 그 방법으로 철학, 문학, 음악을 이용했다. 이 운동은 북인도와 벵갈 지방으로 확산되었다.

그 오래된 인도의 역사, 종교, 철학과 문학 그리고 예술을 체험하기 위해 우리는 바라나시로 간다. 그러한 형이상학적 퍼포먼스가 이루어지는 곳이 바로 갠지스강변의 가트(Ghat)다. 가트란 강물로 내려가는 계단을 말한다. 그럼 사람들은 왜 강물로 내려갈까? 하나는 목욕을 하기 위해서고 다른 하나는 빨래를 하기 위해서다. 또 다른 이유는 가트에서 행해지는 강가 아르티(Ganga aarti)에 참례하고 시신을 화장하기 위해서다.

여기서 목욕은 업을 씻기 위한 성스런 의식이다. 빨래 역시 몸에 붙은 때를 벗기 위한 세속적인 활동이다. 강가 아르티는 신에게 드리는 의식이자 기도이다. 그리고 화장은 해탈하기 위한 방법이다.

다샤슈와메드 가트로 배 타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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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샤를 타는 사람들 ⓒ 이상기


이처럼 가트에서는 물을 통해 몸과 마음을 정화할 수 있다. 그래서 힌두교도들은 어머니 강인 갠지스강을 찾는다. 갠지스강에는 수 많은 도시가 있다. 그중에서도 바라나시가 가장 신성한 도시로 여겨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바라나시를 찾고, 중심부에 있는 다샤슈와메드(Dashashwamedh) 가트로 몰린다. 그런데 다샤슈와메트로 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사람과 릭샤로 아수라장을 이루기 때문이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올드 시티 외곽까지 간다. 더 이상 버스가 들어갈 수 없어 릭샤를 수배한다. 가이드까지 22명이 타야 하니 릭샤가 11대는 필요하다. 릭샤 조합이나 단체가 있는 게 아니어서 그것도 시간이 조금 걸린다. 릭샤를 탄 우리는 차이트간지(Chaitganj) 로드를 따라 가다 고다울리아(Godaulia) 사거리에서 다샤슈와메드 로드로 들어선다. 길 주변으로는 가게들이 즐비하고, 도로에는 사람과 릭샤가 뒤엉켜 더 이상 나가는 게 불가능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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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샤슈와메드 가트 ⓒ 이상기


우리는 이제 릭샤를 내려 걸어간다. 일행 중 누구라도 떨어지면 안 되기 때문에 가이드가 초긴장을 한다. 다샤슈와메드 로드는 600m 정도 되는 짧은 길이어서 별 탈 없이 끝까지 갈 수 있었다. 그 끝에 다샤슈와메드 가트를 알리는 안내판이 있다. 전설에 의하면 이곳에서 브라흐마에 의해 말(Ashwa) 열(Das) 마리가 희생되었다(Medh)고 한다. 그래선지 안내판 위에는 말 조각이 세워져 있다. 이곳을 지나면 갠지스강으로 내려가는 계단(가트)이 있고, 그 아래로 갠지스강이 흘러간다.

이곳 가트에서는 오후 6시부터 1시간 정도 강가 아르티 의식이 진행된다. 사람들은 그 행사에 참례하고 또 보기 위해 이곳으로 몰려드는 것이다. 우리는 강가 아르티를 보기 위해 배를 탄다. 배를 타고 갠지스강으로 들어가면 정면에서 아르티 의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벌써 크고 작은 배 백여 척이 강을 가득 메우고 있다. 우리는 강으로 좀 더 들어가 그 뒤에 붙는다. 이제 배들이 서로 연결되어 거대한 객석을 이루고 있다. 저 멀리서 강가 아르티 의식이 시작된다. 

강가 아르티 제대로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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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 아르티를 주관하는 브라흐마 ⓒ 이상기


강가 아르티는 갠지스강에서 힌두교 신들을 경배하는 종교적인 의식이다. 이것은 불과 빛을 통해 어둠을 몰아내는 행위로, 신에 대한 찬송이 동반된다. 아르티는 <베다>에 나오는 불의 의식으로부터 전래되었다. 전통적인 아르티 의식에서는 땅을 대표하는 꽃, 액체를 대표하는 물, 불을 대표하는 램프와 촛불, 대기의 움직임을 전해 주는 공작 부채, 에테르(공간)를 상징하는 야크 꼬리 부채가 사용된다.

여기서 의식을 진행하는 브라흐마는 우주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즉 공간(Space), 바람(Wind), 불(Fire), 물(Water), 땅(Earth)과 교감하며 마음의 정화에 이르게 된다. 그런데 배에서는 가트까지의 거리가 너무 멀어 의식을 제대로 볼 수가 없다. 나는 배를 타 넘어 좀 더 가까이로 간다. 꽃을 바치는 의식을 지나 향을 피우고 손수건으로 뭔가를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것도 제대로 보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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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의식 ⓒ 이상기


나는 모든 배를 뛰어 넘어 행사가 진행되는 가트로 간다. 계단 한가운데 제단이 차려져 있고, 아래 위에 신도들이 경건하게 아르티 의식을 쳐다본다. 이제 램프의 의식이 진행된다. 처음에는 향불, 다음에는 불꽃이 있는 불이다. 월뿔형의 램프에 불을 붙이고 그것을 돌리며 하늘 높이 들어올린다. 모두 일곱 명의 브라흐마가 의식을 진행한다. 그들은 이삼십 대의 젊은 사제로 보인다.

일부 신도들은 두 손을 합장하고 있고, 많은 신도들은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리고 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코브라가 감싸고 있는 램프에서 타오르는 하나의 커다란 불을 돌린다. 불의 의식이 끝나면 이제 공작 부채 의식으로 넘어간다. 이것은 사제와 신도들의 소원을 대기를 통해 하늘나라로 전하는 의식으로 보인다. 마지막 단계는 가트를 떠나며 보았지만, 그 소원을 공중을 통해 올라가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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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 아르티의 송신 장면 ⓒ 이상기


이러한 의식에는 종소리와 염불소리가 병행된다. 대표적인 진언이 비쉬누에게 바치는 옴 자이 작디쉬 하레(Om Jai Jagdish Hare)와 쉬바에게 바치는 옴 자이 쉬브 옴카라(Om Jai Shiva omkara)라고 한다. 옴 자이 작디쉬 하레는 '온 세상의 주님'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옴 자이 쉬바 옴카라는 '위대한 주 쉬바'라는 뜻이다. 그러나 신성한 분위기에 싸여 이러한 단어는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이렇게 한 시간 정도 의식을 본 우리는 가트를 떠난다. 밤공기가 찬 편이다. 돌아가는 길에도 사람들이 많다. 우리는 릭샤를 타기 위해 한 곳에 모인다. 그리고는 순서대로 릭샤에 올라앉는다. 릭샤는 왔던 길을 되돌아 버스로 향한다. 이곳 다샤슈와메드 가트까지 오고가는 길의 이정표는 고다울리아 사거리에 있는 성 토마스 교회다. 힌두교가 뼛속까지 박힌 바라나시의 중심 가트 인근에 기독교 교회가 있다는 것이 믿어지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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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토마스 교회 ⓒ 이상기


그러고 보니 마더 데레사가 가난하고 병든 자들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한 곳이 인도다. 데레사 수녀는 사랑의 선교회를 통해 종교를 초월한 인도주의 정신을 보여주었다. 릭샤는 속도가 빠르질 않다. 그것은 사람의 발로 동력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람, 오토바이, 오토 릭샤, 자동차에 섞여 도저히 속도를 낼 수가 없다. 가트를 떠난 지 45분이 지나 우리는 버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제 내일 아침 갠지스 일출을 보기 위해 일찍 자야 한다.

뿌자와 아르티의 차이는 무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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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제전 강가 아르티 ⓒ 이상기


뿌자(Puja)와 아르티는 신을 공경하는 종교적인 의식이라는 면에서는 같다. 그러나 뿌자가 좀 더 개인적이고, 아르티가 좀 더 집단적이다. 뿌자는 신을 공경해서 행하는 개인적인 기도고, 아르티는 집단적이고 복합적인 퍼포먼스다. 뿌자는 집에서 매일 행하는 신에 대한 기도와 공경의식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사원에서 그리고 축제 때 행해지는 뿌자도 있다. 축제 때 행하는 뿌자는 락슈미, 두르가 같은 신에게 바치는 기도의식을 말한다.

뿌자가 중요한 것은, 신자들이 기도를 통해 소망하는 것을 바로 신에게 간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도의식은 크게 삼단계로 이루어진다. 가장 먼저 신을 불러온다(迎神), 그 다음 신을 즐겁게 해준다(娛神). 마지막으로 신을 보낸다(送神). 인도학자인 얀 곤다(Jan Gonda)는 이 과정을 16단계로 세분화해 설명하기도 한다. 이러한 기도 과정에 물과 천, 향수와 향료, 꽃, 음식과 과일 등이 신에게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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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나시 강가 아르티 바라나시 강가 아르티가 진행되는 모습. ⓒ 이상기


#바라나시 #다샤슈와메드 가트 #강가 아르티 #릭샤 #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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