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의 섬' 찾아간 교황, 직접 난민 12명 데려와

그리스 레스보스 섬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 난민사태 호소

등록 2016.04.17 09:31수정 2016.04.1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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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그리스 레스보스 섬 난민 캠프 방문을 보도하는 AFP통신 갈무리. 이곳 난민 12명이 교황과 함께 바티칸으로 향하고 있다. ⓒ AFP


프란치스코 교황이 난민 가족을 직접 바티칸으로 데려왔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각)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리아, 레바논 등 중동 난민들이 유럽행을 기다리고 있는 그리스 레스보스 섬의 난민 캠프를 방문해 국제사회의 난민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난민들의 손을 잡고 포옹하며 인사를 나눈 프란치스코 교황은 "난민 사태는 사상 최악의 인도주의적 재앙"이라며 "전 세계가 이 문제를 회피하지 말고, 하루빨리 해결책을 마련하자고 호소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라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보기 위해 마중 나온 수천 명의 난민은 '우리는 자유를 희망한다', '우리를 유럽으로 보내달라', '교황님, 우리를 구해주소서' 등이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환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난민 어린이들로부터 그림을 선물 받자 기뻐하며 "바티칸으로 돌아가면 내 책상에 올려놓을 것"이라며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기자단에 이 그림을 보여주겠다"라고 화답했다.

레스보스 섬은 고향을 떠나 서유럽으로 가려는 난민들이 처음 거쳐 가는 곳이다. 그러나 유럽연합(EU)이 난민 수용 규모를 대폭 줄이면서 대다수가 고향으로 추방되거나, 난민송환 협약을 맺은 터키로 이송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 "난민은 숫자 아닌 사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그리스 레스보스 섬의 난민 캠프 방문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프란치스코 교황은 레스보스 섬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비극적인 장면을 보게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무관심이 수많은 난민을 바다에 빠져 죽게 만들었다"라고 비판했다.

그리스 정부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현재 레스보스 섬 난민 캠프에서 지내고 있는 사람이 총 9만 명에 달하고, 올해만 벌써 4천여 명의 난민이 새로 들어왔다. 그리스는 서유럽 국가들이 난민을 받아주지 않으면 추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난민 사태 해결을 직접 실천하기 위해 어린이 6명이 포함된 시리아 출신 난민 세 가족 12명을 전용기에 함께 태워 바티칸으로 데려왔다. 바티칸 측은 이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거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티칸의 페데리코 롬바르디 대변인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바티칸으로 오는 난민 12명은 사전에 선발된 사람들"이라며 "그리스, 이탈리아 정부와도 모든 협의를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트위터를 통해 "난민들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라며 "각자 얼굴과 이름, 삶의 이야기를 가진 난민들을 우리가 인격적으로 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난민 #레스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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