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청천 향한 중국인들의 사랑, 대단하네

[디카시로 여는 세상 - 시즌2 중국 정주편 ⑪] <판관 포청천>

등록 2016.04.25 10:13수정 2016.04.2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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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부 ⓒ 이상옥


가설극장 같은
송나라 개봉부(開封府),
불후의 명작 한 편 상시 상영 중
- 이상옥의 디카시 <판관 포청천>


중국 송나라는 중국 역사상 명군으로 일컬어지는 조광윤이 창업했고, 수도는 개봉(開封)이다. 금나라에 의해 수도 개봉이 함락되고, 항주로 도읍을 옮긴 남송과 그 이전의 북송으로 구분되기는 하지만, 송나라 수도 하면 아무래도 개봉이 먼저 떠오른다.

개봉은 북송 시대 인구 150만의 세계적 도시

정작 송나라 수도였던 개봉은 생각보다 작은 도시였다. 개봉은 기원전에는 전국 칠웅 중 하나인 위나라 수도 대양으로 불린 것을 위시하여 일곱 왕조의 수도라는 의미로 칠조고도(七朝古都)라 불리기도 한다. 북송 시대(960~1126) 개봉은 인구 150만의, 당시로서는 세계적인 대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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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부에 들어서자 공생명(公生明, 공정함이 밝음을 낳는다)이라는 글을 새긴 돌이 눈길을 끈다. ⓒ 이상옥


개봉부윤(현재의 시장) 포청천은 송나라 4대 황제였던 인종의 재위 때 인물로 원래 이름은 '포증'이나 신분과 상관 없이 공명정대한 판결을 내려 백성들이 "청천"이라 불러 포청천으로 알려진다. 한국에서 1990년대 <포청천> 드라마가 인기를 끈 적도 있다.

불행하게도 칠조고도 개봉은 황하의 범람으로 13미터 지하로 매몰돼 버렸다고 한다. 지금의 개봉부는 후대에 마치 가설극장처럼 좀 어설프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개봉부 옆에 황하의 범람으로 생긴 호수도 볼 수 있는데, 그 이름도 포공(포청천)호라고 불린다.


가설극장 같은 개봉부의 주인공은 '판관 포청천'

포청천이 얼마나 후대 중국인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인물인지 개봉부에 들어서면 금방 알 수 있다. 개봉부가 아예 포청천의 기념관 같았다. 개봉부윤이 모두 183명이었다 하는데, 다른 부윤들은 다 어디로 가고 포청천만 기억들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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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부 안에 있는 개봉부윤 포청천이 집무 보던 곳으로, 개작두, 호작두, 용작두가 앞에 놓여 있다. ⓒ 이상옥


당시 북송 개봉부가 부정부패로 몸살을 앓을 때 인종이 임명한 포청천이 개봉부윤으로 있으며 탄핵한 사람들은 주로 막강한 권력을 가진 사람들로, 황족도 예외일 수 없었다. '권력자에겐 솜방망이, 서민에겐 쇠몽둥이'라는 말이 포청천에게만은 통하지 않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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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공사에 모셔진 포청천 동상 앞에서 사람들이 소원을 빌고 있다. ⓒ 이상옥


개봉부에서 멀지 않는 곳에는 포청천의 사당 포공사(包公祠)도 있다. 사당에는 포공 동상을 만들어 놓고, 단순한 추모를 넘어 민간신앙의 대상으로까지 숭앙한다. 그날도 포공 동상 앞에 많은 사람들이 와서 소원을 빌고 있었다.
덧붙이는 글 올 3월 1일부터 중국 정주에 거주하며 디카시로 중국 대륙의 풍물들을 포착하고, 그 느낌을 사진 이미지와 함께 산문으로 풀어낸다. 디카시는 필자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스마트폰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감흥)을 순간 포착(영상+문자)하여, SNS 등으로 실시간 소통하며 공감을 나누는 것을 지향한다
#디카시 #포청천 #송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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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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