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선 비싼 영어과외보다 박물관에 가자

[아이와 함께 런던 문화 여행_2] 과학 박물관에서 경험한 과학 수업

등록 2016.06.15 11:48수정 2016.06.1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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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과학박물관 내부 모습 ⓒ 김현지


런던에는 크고 다양한 무료 박물관이 존재한다. 그중 사우스 켄싱턴 지역(SouthKensington)에 있는 3대 박물관인 자연사 박물관(Naturalhistory Museum), 빅토리아 & 알버트 박물관(Victoria& Albert Museum), 과학박물관(Science Museum)은 가족 단위의 여행자들에게 필수 코스라고 할 수 있다.

영국의 산업혁명과 인류의 과학문명 발달 역사에 관심이 많다면 과학박물관(Science Museum)을 기억하길 바란다. 박물관의 역사는 1851년에 열린 제 1회 만국박람회에서부터시작된다. 박람회에 전시했던 과학기술관 자료를 보관하기 위해 1857년에 지금의 빅토리아 & 알버트 박물관 한쪽에 과학 관련 전시물을 모아 전시를 한 것이 과학박물관의 시작이었다.


그 이후 규모가 커져 1864년에 지금의 위치로 자리를 옮겼고 1909년부터 과학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독립을 하기에 이른다.

산업혁명으로 일찍 근대화가 되었던 영국은 과학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과학박물관에는 약 30만 점의 전시물들이 있으며항공, 우주, 물리학, 천문학등 총 10가지 주제로 나눠 전시가 되어 있다.

이곳은 어린이와 청소년을위한 복합문화공간이라고 할 만큼 규모가 크다. 또한 각 층마다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시실이 마련되어 있어아이들은 놀면서 자연스럽게 과학 원리를 배울 수 있는 최고의 장소이다.

영국의 과학 수업을 경험할 수 있는 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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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박물관의 3층 세미나실 모습 ⓒ 김현지


여행자들은 잘 모르지만 과학박물관에 가서 기억해야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아이들을 위한 무료 워크숍이다. 박물관 자체로 볼 것이 워낙 많아 빡빡한 일정으로 온 여행자들은 워크숍 참여 필요성을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영국의 과학 수업이나 워크숍을 통해 영어 공부를 해보고 싶은 아이들이라면 이곳의 워크숍도 주목하길 바란다.


워크숍은 매일 열리며 박물관 전광판에 워크숍 정보가 매 순간 안내된다. 진행 장소는 3층에 있는 세미나실. 워크숍이 시작되기 10분 전이 되면 세미나실 앞 스태프들이 아이들을 모으기 시작한다.우리가 과학박물관에 갔을 때는 아직 런던 초등학교 학기 중이라 학교에서 견학을 온 학생들과 함께 과학 세미나에 참여할 수 있었다.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연령대는 수업마다 다르지만 크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관심있는 주제가 있다면 부담없이 참여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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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워크숍 시간 모습. 아이들과 부모들은 편안하게 앉아 수업에 참여하면 된다. ⓒ 김현지


과학 박물관에서 참여했던 몇 가지 워크숍 중에서 Stronger byDesign 쇼를 소개한다.

이 수업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커다란 다리들이 어떻게 무거운 하중을 견디고 무너지지 않는지를 가르쳐주는 수업이었다. 수업시간은 약 30~40분 정도 소요되었다. 아주 편안한 분위기에서 부모와 함께 수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

수업이 시작되자 스태프는 학생들에게 우리 주변에 튼튼한 건축물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질문했다. 곳곳에서 손을 들고 '빌딩', '집', '다리' 등 일상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구조물을 이야기했다. 그때 한 아이가 아주 재미있는 답을 이야기했다.

"음악이요."

스태프의 의도와 전혀 상관이 없는 답이었다. 음악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해주기 때문에 주관적인 의미에서는 강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어쨌든 그 상황과는 전혀 맞지않는 답이었다. 하지만 그 답을 들은 스태프의 태도도 재미있었는데, 그 아이의 답을 듣고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매우 흥미로운 답변이구나."

박물관 워크숍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더 자유로웠던 것은 있겠지만 스태프는 있는 그대로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있었다. 스태프뿐만 아니라 함께 있던 어른들이나 학생들도 그 아이의 답에 별 대꾸를 하지 않았다.

질문에 대한 답을 할 때는 항상 정답이나 정답에 가까운 답을 이야기했던 나의 초등학교 시절과 비교했을 때 매우 낯선 풍경이었다. 내가 말한 답이 틀릴까봐 손조차 들지 못 했던 나의 경험과 달리 이곳의 아이들은 너무 자유로워 보였다. 아마 아이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주려는 교육 철학도 밑받침되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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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워크숍 시간. 수업은 다양한 시청각 자료와 아이들의 참여로 진행이 되었다 ⓒ 김현지


스태프는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답변을 받은 후 건축물이 어떻게 하중을 견디는지, 어떻게 하면 쉽게 무너지는지를 시청각 교제를 통해 보여주었다. 실제 모양이지만 비율상으로 작은 다리 모형을 가져와 다리 틈 사이에 걸려있는 선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보여주었고 계란의 양에 따라 하중을 견디는 힘이 어떻게 커지는지도 직접 보여주었다.

수업은 아주 자유로웠고 재미있었다. 스태프 혼자서 수업을 이끌어가는 것이 아닌, 아이들과 함께 참여하고 대화하는 수업이 인상적이었다.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었지만 시청각 교재를 활용했기 때문에 영어를 잘 몰라도 그 분위기를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런던 여행 중, 아이와 과학박물관에 방문한다면 어린이 워크숍도 주목하자. 비싼 영어과외를 시키는 것보다 더 값진 체험을 할 수 있다. 아이 혼자서 전시물을 만지고 체험하는 것 이상으로 뜻 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과학박물관

웹사이트: http://www.sciencemuseum.org.uk/
주소: Exhibition Rd, London SW7 2DD, United Kingdom
운영시간: 월~일 10:00~18:00
전철: 사우스 켄싱턴 역(South Kensington)

어린이 워크숍 정보는 박물관 안내데스크에서 확인
#아이와함께런던 #과학박물관 #사이언스뮤지엄 #영국교육 #런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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