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 조선일보 페북지기, 이 사건이 재밌나요?

등록 2016.06.18 09:16수정 2016.06.1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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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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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빨리 좀 나와요'

조선일보 페이스북 페이지가 성폭행 혐의로 잇따른 고소를 당하며 논란을 빚고 있는 가수 박유천(30)의 기사를 공유하며 붙인 코멘트다.

현재 조선일보 페이스북 페이지를 구독하는 사람은 38만명. 다른 주요 일간지인 중앙일보(10만), 동아일보(7만), 한겨레(26만), 경향신문(30만)보다 많은 구독자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기성언론사의 딱딱한 틀을 깨고 구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노력이 있었다는 평가가 있다. 조선일보의 페이스북 관리자는 '조페지기'(조선일보 페이스북 지기)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

조선일보의 이러한 시도는 분명 딱딱한 언론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유머를 곁들이는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유머코드가 바람직하진 않다. 이번 사건은 '성폭행 사건'이다. 최초 고발자와 비슷한 폭력을 당했다고 증언하는 잠재적 피해자들이 증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사건을 희화하는 것은 '성폭력'이라는 중범죄의 심각성을 희미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해당 사건과 비슷한 경험을 했을 수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명백한 2차 가해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신문윤리강령 제3조 3항(선정보도의 금지)에는 '기자는 성범죄, 폭력 등 기타 위법적이거나 비윤리적 행위를 보도할 때 음란하거나 잔인한 행위를 보도하는 등 선정적으로 보도해서는 안되며 또한 저속하게 표현해서는 안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조선일보의 이번 보도는 저속함을 넘어 큰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에게 겪지 않아도 될 상처를 남기고 있다.


언론이 아무리 어렵다지만, 구독자를 모으기 위해 모든 수단이 용인될 수는 없다. 조선일보는 아직까지도 해당 게시물을 버젓이 게시하고 있다. 이에 대한 진정성있는 사과와 관련자에 대한 처리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사진출처: 조선일보 페이스북 페이지, 차트는 본인 작성



#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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