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댐 누수, 지난 3월부터 관측됐다"

내성천보존회, 영주댐 누수 추가로 폭로

등록 2016.08.12 13:10수정 2016.08.1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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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으로 맑은 물과 모래를 50% 공급해주는 고마운 강이 바로 내성천이다. 내성천은 낙동강의 어머니와 같은 강이랄 수 있다. 따라서 낙동강의 회생을 위해서는 내성천의 온전한 보존이 꼭 필요하다. 낙동강지킴이가 내성천을 자주 모니터링하면서 내성천의 생태환경의 변화를 관찰하는 이유다. 영주댐 공사는 내성천의 생태환경뿐 아니라 경관까지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 용도가 불분명한 댐으로 인해 지구별 유일의 모래강 내성천이 지금 위기를 맞고 있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영주댐을 해체하고 내성천을 되살리는 일이 너무나 중요하다. 따라서 낙동강지킴이의 내성천 탐사는 계속될 것이다. - 기자 말

"영주댐 누수는 사실 올 봄부터 관측됐다."

영주댐 누수를 둘러싼 진실 공방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월 12일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내성천보존회(영주지역 환경단체로 내성천의 가치를 알리고, 영주댐의 부당함에 대해 문제제기하면서 내성천 보존운동을 벌이고 있다)가 누수는 사실 지난 봄부터 있었다고 8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주장해 영주댐 누수와 관련 추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관련 기사 : 물 새고 내부 진동, 붕괴 위험 영주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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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댐에서 170여 미터 떨어진 옹벽 부근에서 물이 용출되고 있다. 영주댐 누수로 추정되는 지점이다. ⓒ 정수근


지난 7월 12일 내성천보존회(회장 송분선)는 댐 본체 170미터 아래 옹벽 부근에서 초당 5리터에 이르는 물이 펑펑 흘러나오는 사실을 처음 폭로했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는 문제의 지점 앞 옹벽 너머에 조성해둔 습지 아래에 300밀리 배관용 파이프을 박았고,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물이라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지난 7월 29일 이상돈 의원실이 영주댐을 방문해서 설명을 듣는 자리에서 이 문제가 쟁점이 되자 수자원공사는 문제의 현장을 포크레인으로 팠고 수공에서 지적한 곳에서 배관공이 나왔다. 이후 영주댐 문제는 그것으로 일단락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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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가 배관공의 위치를 확인해주기 위해 포크레인으로 현장을 파내고 있다 ⓒ 정수근


그런데 내성천보존회에서 11일 다시 추가폭로를 함으로써 이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내성천보존회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수자원공사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누수로 추정되는 물이 옹벽 말단의 배관공에서 흘러나오는 것이 맞다면, 바로 옹벽 말단부 그 위로 물이 용출되어야 하는데, 지난 7월 용출지점은 옹벽에서 2.5미터나 떨어진 곳이란 것이다.


실제 당시 영상을 확인해보면 옹벽에서 2.5미터 가량 떨어진 곳에서 물이 용출되는 것이 육안으로도 쉽게 관찰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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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벽에서 2.5미터 가량 떨어진 곳에서 물이 용출되고 있다. 7월 13일 현장의 모습. ⓒ 정수근


또 습지에서 나오는 물이라면 습지가 다 마를 정도로 물이 빠지면 더 이상 나오지 말아야 할 텐데 계속해서 물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물은 다른 곳에서 나오는 물이란 것이고, 그것이 댐 본체에서 파이핑 현상에 의해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 있다는 게 내성천보존회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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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댐 누수영상 내성천보존회가 지난 3월 촬영한 영주댐 누수 영상 ⓒ 내성천보존회


더불어 내성천보존회는 자료 영상을 통해 이곳의 누수가 3월 6일부터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영상을 바탕으로 판단하면, 수자원공사의 그간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당시(3월-봄)는 습지가 말라 있었던 시기라 배관공에서 물이 나올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배수로 말고 댐 본채의 어딘가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있다는 이야기다. 내성천보존회에서는 그것을 의심하고 있고, 그것이 파이핑현상에 의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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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보존회에서는 누수가 파이핑현상에 의한 것이고, 댐 본체에서 나오는 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정수근


영주댐 준공, 절대로 서두를 일이 아니다

그런데 수자원공사는 7월 중순 이후에 누수로 추정되는 문제의 그 자리를 사석 등으로 채워버려서 그 현장을 육안으로 관찰할 수 없게 만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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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공은 훤히 노출되었던 누수 지점을 사석 등으로 채워 보이지 않게 만들어버렸다. ⓒ 정수근


그렇다면 이에 대한 전문가의 견해는 어떨가? 인제대 토목공학과 박재현 교수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처음에는 파이핑 현상인 줄 알았다. 그런데 지난번 이상돈 의원과 함께한 현장검증(당시 현장검증에 함께했다)에서 두 눈으로 옹벽 아래 배관공을 보고나서는 습지 쪽에서 나오는 물일 거라 판단했다. 그런데 이번에 내성천보존회에서 낸 자료에서처럼 지난봄부터 누수 현상이 일어났다면 그건 정말 다른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파이핑 현상에 대한 조사를 해봐야 할 것 같다."

영주댐은 올 연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대로 준공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내성천보존회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그동안 영주댐 준공이 미뤄져 온 것도 사실이다. 그때마다 댐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왔다.

이에 대해 영주댐 건설단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그때 포크레인으로 파서 육안으로 확인시켜드렸지 않느냐? 물이 나오는 곳은 옹벽 바로 아래고, 거기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맞다. 그리고 3월 6일 누수 문제는 처음 듣는 소리고 그 영상 자료를 보지 못해 뭐라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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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담수 중인 영주댐. 영주댐 담수는 절대 서둘 일이 아니다. 차제에 영주댐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 ⓒ 정수근


만약 영주댐 누수가 진실로 파이핑 현상이 맞다면 영주댐은 준공이 되어선 안된다. 이 일대는 연약지반이어서 조그만 균열이 더 큰 균열을 만들고 그것으로 인해서 댐 주변이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댐 아래 미림마을과 무섬마을 등 내성천 주변의 주민들이 피해를 당할 수도 있다. 따라서 수자원공사는 영주댐 준공을 서두를 것이 아니라 이 문제에 대해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를 대야 한다. 그것은 민간단체 합리적 의문에 대한 공기업 수자원공사의 의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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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마을 이주단지의 균열 현장. 지난 장맛비로 금강마을 이주단지 인근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했다. ⓒ 정수근


영주댐은 처음부터 논란의 한가운데 있었다. 환경단체에서는 이 댐의 용도가 불분명하고, 쓸모가 없다고 주장하며 결국 이 댐이 천혜의 보고인 내성천의 생태계만 망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철거를 주장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영주댐에서 계속해서 문제가 불거진다면 환경단체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영주댐 문제는 재검토될 수도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내성천은 너무나 아까운 우리 하천의 원형을 간직한 강이고, 영주댐은 용도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차제에 영주댐 문제가 새로운 공론의 장에서 논의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덧붙이는 글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지난 7년간 낙동강과 내성천을 모니터링하면서 4대강사업의 진실을 알리고 있습니다.
#내성천 #영주댐 담수 #수자원공사 #내성천보존회 #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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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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