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전기자전거 이렇게 타는 방법도 있어요

내 자전거, 전기자전거로 변신시키기

등록 2016.08.16 10:37수정 2016.08.1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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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에 포진한 대형마트들 못지않게 주민들로 북적이는 전통재래시장이 있는 보기 드문 동네 서울 마포구 망원동. 요즘엔 시장주변으로 '망리단길'이 생겨나 더욱 유명해지고 있다. 망리단길은 이태원 경리단길 못지않은 별별 카페와 식당들이 들어서고 있어 생겨난 재미있는 별칭이다.


사실 이 동네는 예전부터 자전거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했다. 동네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망원 나들목이 있는데, 나들목 주변으로 자전거 라이딩 후 모이기 좋은 맛집들과 자전거 가게들이 많이 모여 있다. 망원동의 자전거 가게들은 다양해서 좋다.

자전거 판매는 물론 정비와 수리를 전문으로 하는 가게부터 자전거 의류와 용품을 취급하는 가게, 작은 카페 같은 바이크 숍,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로드 바이크(혹은 싸이클) 전문 숍 등 자전거 애호가라면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곳이 많다. 요즘 한강 자전거도로에 특이한 탈거리가 자주 보인다 했더니, 요즘엔 트렌드에 맞춰 전동 킥보드, 전동 휠 등 특별한 탈거리와 전기자전거를 취급하는 숍이 생겨나고 있다.


전기자전거로 만들어 드립니다

나 또한 전기자전거에 관심은 있었지만 선뜻 구입을 못하게 되는 건, 부담스러운 가격과 마음에 들지 않는 자전거 디자인 때문이다. 중국 샤오미에서 60만 원대의 가성비 좋은 전기자전거를 출시했지만, 아쉽게도 남성용과 여성용 각각 1가지 디자인만 갖추었다. 아직 상용화된 자전거가 아니다 보니 일반 자전거에 비해 아무래도 다종다양한 디자인이 나오기 힘들지 싶다.

망원동엔 내가 취향껏 골라 타고 있는 자전거를 전기자전거로 변신시킬 수 있는 흥미로운 자전거 가게가 있다. 고객의 자전거에 작은 키트를 장착해 전기자전거로 개조해주는 방식이다. 전기 자전거 키트의 정확한 명칭은 'PAS 모터 키트'. PAS는 (Pedal Assist System)의 약자로 자전거 주행 시 페달을 돌리면서 전기의 힘도 이용하는 방식이다. 전기 자전거엔 PAS방식과 스로틀(Throttle) 방식 두 가지가 있다. 페달 없이 전기모터만으로 가는 것을 스로틀 방식이라고 한다.


이 전기 자전거용 키트는 배터리를 포함 6.5kg 무게에 한번 충전으로 최대 90km를 달릴 수 있단다. 서울을 기준으로 하면 남한강이 흐르는 양평이나 북한강을 따라 춘천까지 넉넉하게 자전거 여행할 수 있는 거리다. 가격은 장착비 포함 350W/12A 기준 124만원 (국내법상 전기자전거는 350W 이상의 모터 출력을 낼 수 없다)이다. 충전기, 모터는 중국산이고 배터리는 한국산이다. 한 달 전기료는 1천 원 ~ 2천 원으로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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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크랭크쪽에 전기 모터 키트를 설치한다. ⓒ 김종성


이 자전거 가게가 가리는 자전거는 없다. 자전거라면 무조건 전기자전거로 변신한다. 후일 다른 자전거로 바꾸게 되더라도 키트만 탈착해 설치하면 되는 것도 장점이다. 매장에 전기 모터 장착을 의뢰받은 자전거들이 쌓여있다. 작년에만 2천 대의 자전거를 전기 자전거로 개조했다고.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에 전기모터 설치 및 A/S가 가능한 직영점을 갖추고 있다.

바퀴가 작은 미니벨로 전기자전거로 시승을 해보았다. 페달을 천천히 여유롭게 밟는 대도 앞으로 쑥쑥 나간다. 핸들에 달린 계기판을 속력이 시속 25km. 이 정도 속도로 한강변에서 달리면 무더위에도 시원한 강바람을 즐기며 달릴 수 있다. 마치 등 뒤에서 바람이 밀어주는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완만하게 경사진 길은 마치 평지를 달리는 듯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일상 속 교통수단이 될 수 있는 전기자전거

한여름이나 한겨울에도 부담스럽지 않게 자전거 출퇴근을 하거나 한강에서 자전거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겠구나 싶었다. 전기자전거를 타면 운동이 안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단다. PAS 방식으로 페달을 돌리며 일반자전거 타듯이 달린다면 운동도 되고 배터리 수명과 주행거리도 늘어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전기자전거가 지닌 여러 장점에도 우리나라의 전기자전거가 활성화 되지 못하는 이유는 법제도 때문이다. 아직 관련법이 제정되어있지 않아 자전거 도로나 자전거 겸용 인도에서 탈 때는 조심해서 타야 한다. 전기자전거와 일반 자전거의 구분이 없는 유럽·일본 등과 달리 우리나라는 전기자전거를 도로교통법상 오토바이와 같은 '원동기'로 분류한다. 따라서 자전거전용도로를 이용할 수도 없으며 차로로만 다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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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자전거를 가지고 와서 상담중인 고객.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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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전거로 변신을 기다리는 일반 자전거들. ⓒ 김종성


결국 소비자가 공해를 일으키지 않는 친환경 전기자전거를 산다고 해도 안심하고 자전거도로를 이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올해 초 전기자전거 활성화를 위해 PAS 방식의 전기자전거는 원동기 면허가 필요 없고 자전거도로를 주행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올해 안으로 관련법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근래 우리나라에서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미세먼지 혹은 스모그의 주원인 가운데 하나는 차량들이 내뿜는 배기가스다. 미세먼지가 없는 날에도 서울 남산이나 북한산에 오르면 도시 위 허공에 거무스름하고 뿌연 띠가 넓게 덮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의 (초)미세먼지가 매우 심각하다는 건, 허용치 기준이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의 약 2배인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즉, 정부에서 미세먼지가 '보통' 수준이라고 하는 날은 WHO 기준으로 보면 외출을 자제해야 하는 '나쁨' 수준인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안 중의 하나가 자전거의 확산이다. 특히 레저용보다는 전기자전거 같은 일상적인 교통수단 역할을 할 수 있는 친환경 이동수단이 확산돼야 그 효과를 볼 수 있다.
#전기자전거 #벨로스타 #친환경 자전거 #PAS #대기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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