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황령산, 편백나무숲을 아시나요?!

부산의 명소 황령산(427m)을 만나다

등록 2016.08.19 16:25수정 2016.08.1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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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령산... 편백나무 숲에서... ⓒ 이명화


[기사 수정 : 19일 오후 5시 50분]

지구를 뜨겁게 달구던 폭염도 한여름도 이제 슬슬 갈 채비를 하나보다. 며칠 전부터 상쾌한 바람이 솔솔 불어 견딜 만하다. 엊그제(17일) 모처럼 짝지랑 둘이서 부산 황령산을 만나고 왔다.


17일, 날도 뜨거운데 가까운 오봉산을 뒤로 하고 굳이 차를 타고 부산까지 황령산을 만나러 가자는 짝지를 따라 나섰다. 시간도 돈도 절약하고 가까워서 좋은 지척에 있는 오봉산을 두고 가니 조금 못마땅해 하면서도 요즘 몸도 안 좋은데 혼자 보낼 수도 없으니 함께 나섰다. 그래 그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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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령산... 편백나무 숲길로 접어들다 ⓒ 이명화


사실 얼마 전에 홀로 황령산을 만나고 온 짝지가 황령산에 편백숲이 있다고 하길래 황령산에 무슨 편백나무숲이 있냐고 반문했었다. 내가 알고 있는 황령산은 봉수대가 있다는 것과 넓은 시멘트 길을 차로 올라갈 수 있다는 것 야경이 아름다워서 데이트코스로 좋다는 것 정도다. 아는 만큼 보인다했던가.

21번 버스를 타고 부산 구포에서 내려서 2호선 전철을 탔다. 부산 금련산역까지는 거의 한 시간  가량 소요되었다. 하늘은 맑고 햇볕은 도시의 한낮을 뜨겁게 달구었다. 금산역에서 약 200m 정도 걸어가 오른쪽 넓은 골목길로 접어들자 얼마 가지 않아 언덕배기에 있는 부산중앙교회가 나왔다. 거기서 내처 몇 걸음만 더 걸어가면 곧바로 편백나무숲길 등산로 입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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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령산 ... 편백나무 숲... ⓒ 이명화


등산로 입구에 발을 내딛는 순간 우람하고 늘씬하게 잘 빠진 편백나무들이 한눈에 들어와 시선을 압도했다. 이곳 시민들을 위해 마련한 체육시설과 정자와 벤치가 여기저기 놓여 있는 한 여름의 편백나무 숲은 고요했다. 시민들의 관심과 사랑의 발길이 수없이 닿았을 편백나무 숲은 산림욕하기에 너무나 좋을 듯했다.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매일 매일 올라도 좋겠다 싶은 것이 부럽기까지 했다. 그냥 지나갈 순 없잖아. 어릴 적 생각나게 하는 그네에 앉아 보기도 하고 나무의자에 앉아 땀을 식혔다.

치유의 나무로 알려진 편백나무 숲은 강한 살균작용을 해 심폐기능을 좋게 하고 알레르기, 아토피나 천식, 폐질환, 스트레스 등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곧게 자라기 때문에 목재로도 많이 사용되는데 높이 30~40m까지 자라며 지금은 2m까지 커진다고 한다. 편백나무 숲에서 지저귀는 새소리는 지칠 줄 몰랐고 숲은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우리가 가는 길 끝 바람고개에서도 편백나무 숲을 또 만난다고 하니 오늘은 편백나무 숲에서부터 시작해 편백나무 숲으로 마침표를 찍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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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령산... 황령산 정상 가는 길에서 바라 본 바다...광안대교가 보이고... ⓒ 이명화


다시 걷는 길. 힘차게 뻗어 오른 편백나무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숲길은 마음을 차분하고 고요하게 했다. 정상에 닿기에 바쁜 목표지향적인 산행도 좋지만 깊은 숨을 내쉬며 느긋하게 걷는 것도 좋다. 참 좋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오늘 산행은 정적인 산행이다. 느긋하게 오솔길 산책하듯 걷는 길에 솔솔 상쾌한 바람마저 불어 좋다.

등산로 입구에서 약 20분 정도 걷다보니 청소년수련원이 나오고 그곳을 지나 느티나무 쉼터 앞에서 도로를 건너 도로 옆 작은 오솔길로 접어들었다. 숲길 따라 얼마 동안 걷다보니 황령산 정상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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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황령산... 정상에서...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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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령산... ... ⓒ 이명화


황령산 정상 바위에 올라앉으니 막힘없이 광안바다와 항구가 환히 내려다보였다. 황령산(427m)은 부산진구, 남구, 수영구의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산세가 그리 높지 않아 두세 시간이면 넉넉히 오를 수 있다. 해서 등산코스로 데이트 코스로 부산 시민의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는 것 같다. 황령산 정상이나 봉수대에서 바라보는 부산 야경도 압권인데 조금 아쉽다. 거기에다 엄청난 규모의 편백나무 숲이 조성되어 있어 금상첨화라 하겠다. 산림욕하기 좋은 황령산 편백나무 숲은 무려 1만 9000여 개라 하니 놀랍다.

한낮의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황령산 정상에서 한참이나 앉아 있었다. 뙤약볕에 곡식이 익어가듯이 내 몸도 익어가고 있는 것 같았다. 이제 내려가는 길. 올라왔던 길로 조금 내려가다가 갈림길 앞에서 왔던 길을 버리고 이어지는 가보지 않은 길을 따라 걸었다. 약 20분쯤 걷다보니 황탑쉼터가 나왔다. 6월에 피는 능소화가 늦은 8월의 뜨거운 볕에 지친 표정으로 피어있는 황탑쉼터에는 원형 돌식탁과 돌의자가 여럿 놓여 있어 신기했다. 이곳에 올라온 시민들이 돌식탁을 마주하고 두런두런 모여 앉아 도시락 까먹는 재미도 쏠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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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령산... 황탑 쉼터에서...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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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령산... 황탑... ⓒ 이명화


황탑쉼터에서 약 15분 거리의 편백나무 숲에 닿았다.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편백숲 여기저기 평상에 누워 산림욕하는 사람들도 이따금 보였다. 이 거목들 사이에 낮은 나무들이나 풀들은 보이지 않았다. 워낙에 큰 편백나무들이 햇볕을 가려서 작은 식물들이 자라지 못하는 것이리라. 하염없이 걷고 싶은 편백나무 숲길을 걸어 바람고개에 도착했고 문현동 방향으로 내려섰다. 약수터를 지나고 문현동 마을로 내려서며 산행을 마쳤다.

치유의 숲, 산림욕하기 좋은 편백숲에서부터 편백숲으로 마침표를 찍은 하루... 내 몸과 마음에 피톤치드로 흠씬 젖었을까. 여름의 끝에서 매미가 힘을 다해 울어댄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이 상쾌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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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령산... 편백나무 숲...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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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령산 편백나무 숲... ⓒ 이명화


덧붙이는 글 <산행수첩>

1. 일시: 2016년 8월 17일 9수) 맑음
2. 산행: 짝지와 나
3. 산행시간: 4시간 15분
4. 진행: 금련산역(낮12:10)-부산중앙교회 (12:25)-등산로입구(12:25)-금련산청소년수련원(1:35)-느티나무 쉼터 앞(1:40)-도로 건넘(1:45)-도로 옆(2:20)-황령산 정상(2:45)-하산(3:00)-도로 옆(3:10)-황탑 쉼터(3:30)-편백숲(3:45)-바람고개(4:00)-약수터(4:10)-해안사(4:25)-(택시타고)-문현역(4:35)
#황령산 편백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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