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2010년 이마트에서만 9만1천명 구매

이훈 의원 "정부, 잠재적 피해자 모른 척"... 정부 피해인정 256명에 불과

등록 2016.08.21 14:14수정 2016.08.21 14:14
0
원고료로 응원
a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 국정조사 국회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3회의장에서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등 정부 관계자들에게 질의하고 있다. ⓒ 유성호


가습기살균제의 독성으로 인한 피해자 규모가 확산되는 가운데, 지난 2010년 10월부터 6개월 동안 전국 이마트 144개 지점에서 9만1466명이 문제의 가습기살균제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정부에 4500명 가량의 피해신고가 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잠재적 피해자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한 달 동안 이마트와 공동으로 조사한 가습기살균제 구매자 현황을 공개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해당 기간 이마트에서 가습기살균제를 구매한 소비자는 폐 손상 인과관계가 분명하게 드러난 PHMG(가습기살균제 원료 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 성분의 '옥시싹싹' 구매자가 7만6081명이었고, 폐 손상 및 기타 장기 손상 여부를 조사중인 CMIT(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가 주성분인 애경 가습기메이트 구매자가 1만5385명이었다. 제품 판매량으로 보면 옥시싹싹은 11만5538개, 가습기메이트 1만5703개로 총 13만1238개가 6개월 새 팔려나갔다.

이 의원은 "피해자가 엄청나게 많을 텐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구제받지 못하는 상황을 이해 할 수 없어 의원실 단독으로 조사를 실시했는데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구매내역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도대체 2011년도에 정부는 존재했는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분노를 느낀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지난 2011년 가습기살균제가 국민의 생명을 앗아간 것을 확인했을 때 대형마트와 주요 판매점 · 종합병원 등을 상대로 제품 구매내역과 사용여부를 확인했더라면 더 많은 피해자를 찾아 직접 연락도 가능했다"라며 "더 많이 더 빨리 구제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은 것은 정부가 피해자 구제에 관심도 노력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정조사에서 정부가 보여준 무책임과 불성실은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부는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잠재적 피해자를 찾아 그분들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전수조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8일 환경부는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3차 신청을 받아 조사·판정위원회를 모두 4차례 개최한 결과, 1단계(가능성 거의 확실) 14명, 2단계(가능성 높음) 21명 등 35명을 피해자로 인정했다. 이를 포함해 지금까지 정부로부터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인정받은 사람은 256명에 불과하다.
#이훈 #가습기살균제 #옥시 #옥시싹싹 #이마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군산 갯벌에서 '국외 반출 금지' 식물 발견... 탄성이 나왔다
  2. 2 20년만에 포옹한 부하 해병 "박정훈 대령, 부당한 지시 없던 상관"
  3. 3 남자의 3분의1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다고?
  4. 4 광주 찾는 합천 사람들 "전두환 공원, 국민이 거부권 행사해달라"
  5. 5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두려움에 떨고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