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사라지는 땅', 4대강 사업 탓입니다

[현장] 충남 부여군 규암면 호암리 지천의 역행침식... "올해도 농사 망친 거지"

등록 2016.10.03 15:03수정 2016.10.0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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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지에 심어놓은 나락이 역행침식으로 강물 속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역행침식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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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지에 심어놓은 나락이 역행침식으로 강물 속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역행침식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 김종술


'4대강 살리기'라는 목적으로 과도한 준설이 이루어지면서 역행침식이 발생해, 금강 본류에 합류하는 지천이 낮아지고 있다. 인근 농경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방이 무너져 내리면서 수확기를 앞둔 농작물은 하천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백제보 하류 청양군에서 흘러드는 지천과 1km가량 떨어진 충남 부여군 규암면 호암리 지천의 역행침식(상류의 침전물이 하류로 퇴적하는 일반적인 현상과는 달리 준설 등으로 하류의 하상이 낮아져 하류에서 상류로 거슬러 침식이 일어나는 현상)은 지난 2013년부터 진행됐다.

당시 인근 지천과 맞닿은 농경지 150여 미터 구간과 농경지에 있던 비닐하우스와 자재, 소나무가 강물 속으로 무너져 내렸다. 이후 장마철마다 지속적으로 역행침식이 발생해 인근 농민들은 비닐하우스 경작은 포기한 상태다. 현재는 벼농사로 전화해 경작을 하고 있다.

3일 모니터링을 위해 다시 찾아간 농경지는 수확기를 앞두고 나락이 햇살에 영글어가고 있었다. 지난해 역행침식으로 옮겨 놓은 전신주 인근도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제방 부근은 농사를 포기한 듯 자재들만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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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지에 심어놓은 나락이 역행침식으로 강물 속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역행침식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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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지에 심어놓은 나락이 역행침식으로 강물 속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역행침식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 김종술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지난 7월에 찾았을 때보다도 더 깊숙이 무너져 있었다. 나락을 심어놓은 안쪽은 폭탄을 맞은 듯 움푹 파이고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이 때문에 다 익은 벼들이 물속으로 빠지기도 했다. 사진을 찍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무너지는 상황이다.

인근에서 만난 농부는 "하천부지에 점용허가를 받아서 경작하는데 지난해 <오마이뉴스> 기사가 나가고 그나마 짓던 농사도 짓지 못하게 하면서 곤란한 지경까지 치달았다"며 "올해도 농사를 망쳤다고 생각하면 되지 뭐"라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 관련 기사: "역행침식 때문에 농경지 100여 평 떠내려갔다"
                   백제보 농지 유실 농민들에게 '하우스철거' 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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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보 하류 청양군에서 흘러드는 지천과 1km가량 떨어진 충남 부여군 규암면 호암리 지천의 하상이 낮아지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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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지에 심어놓은 나락이 역행침식으로 강물 속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역행침식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 김종술


#4대강 사업 #역행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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