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정리] 박근혜가 몸통이다

최순실-차은택 국정 농단 시크릿 파일

등록 2016.11.14 15:07수정 2016.11.1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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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차은택 국정농단 시크릿파일 인물관계도 ⓒ 박종현


"퍼즐은 거의 완성됐다."

지난 10월 14일 강상구 전 노동당 대변인이 <오마이뉴스>에 쓴 '[총정리] 최순실-차은택을 둘러싼 모든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그 뒤 이들을 둘러싼 온갖 의혹을 뒷받침할 강력한 퍼즐 조각이 등장했다. 바로 JTBC에서 지난 10월 24일 폭로한 '최순실 태블릿 PC'에 담긴 200여 개의 파일이다. 대통령 연설문을 비롯한 청와대 극비 문서들이 외부에 사전 누출돼 누군가에게 수정된 사실이 드러났다. 박근혜 대통령은 바로 다음날 최순실씨에게 연설문 수정을 맡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수년째 이어진 '비선 실세' 논란에 '화룡정점'이었다.

최순실은 '문화계 황태자'라 불리던 차은택 감독과 함께 박 대통령 퇴임 이후를 염두에 둔 재단을 만들었다. 지난해 10월 설립한 미르재단과 올해 1월 만든 K스포츠재단이다. 차은택이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이 된 지난 2014년 차은택 측근들이 문화체육분야 요직을 차지한다. 대학 스승인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외삼촌 김상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절친'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이 그들이다. 이들은 당시 '체육계 대통령'으로 불리던 김종 문체부 제2차관과 더불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밑거름이 됐다.

차은택 회사, 총리 옹호 댓글부대 운영

2015년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이 된 차은택은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 차은택이 김홍탁과 만든 광고대행사 '플레이그라운드'는 현대차, KT를 비롯한 주요 대기업 광고를 싹쓸이했다. 특히 차은택과 같은 회사에 다녔던 이동수 KT 마케팅본부 전무 시절인 지난 2월부터 9월 사이 KT 영상 광고 24편 가운데 11편이 차은택 회사에서 만들었다.

두 사람이 설립한 '모스코스'는 청와대 대통령 홍보사업 '만인보'로 이어진 '천인보'를 기획하는데 그치지 않고 직원들을 동원해 당시 이완구 국무총리를 옹호하는 댓글부대를 운영한 사실이 <오마이뉴스> 보도로 드러났다. 송성각은 대기업 광고회사를 인수한 광고업체 대표에게 "지분을 넘기지 않으면 묻어버리겠다"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은 전경련을 통해 53개 대기업에서 774억 원을 모금했다.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전면에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도 재벌 총수들을 직접 만나 재단 설립과 모금 지원을 압박했다.


미르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진과 사무총장, 사무부총장 모두 차은택 측근들로 채워졌다.차은택 회사인 아프리카픽처스 직원들 일부도 모스코스, 플레이그라운드 등을 거쳐 미르재단으로 가기도 했다. K스포츠재단 2대 이사장은 최순실 단골 스포츠마사지센터장인 정동현씨였다.

최순실 딸인 정유라(정유연에서 개명)는 이화여대 부정 입학 논란에 휩싸였다. 이대는 입시 규정까지 어겨가면서 승마 선수인 정유라를 체육특기생으로 뽑았다. 이대 학생은 물론 교수까지 들고 일어나자 최경희 이대 총장도 결국 물러났다.

대한승마협회 회장사인 삼성은 최순실과 정유라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독일 비덱스포츠에 35억 원을 보낸 사실이 드러나 최근 검찰 압수수색을 받았다. 이 돈은 10억 원이 넘는 명마 구입과 전지훈련 비용으로 사용됐다.

이제 나머지 퍼즐을 채울 차례다. 이처럼 최순실과 차은택을 둘러싼 숱한 의혹에도 꿈쩍 않던 박 대통령을 움직인 결정적 물증이 나왔다. 바로 JTBC의 '최순실 태블릿'이었다. 최순실이 박근혜 연설문 고쳐 써주는 걸 즐기고 국무회의 내용도 대통령보다 먼저 받는다는 '최측근' 고영태 발언이 단초였다. 수세에 몰린 박 대통령은 임기 전 개헌 카드를 갑자기 꺼내들었다.

하지만 '최순실 태블릿' 안에서 독일 드레스덴 연설을 비롯한 대통령 연설문 초고와 당선자 시절 이명박 대통령 면담 등 각종 극비 문서가 발견되면서 상황은 다시 반전됐다. 유럽에 몸을 숨기고 있던 최순실도 급기야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연설문 수정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태블릿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최순실은 지난 30일 귀국한 다음날 긴급 체포돼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연결고리였던 '문고리 3인방'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비서관을 비롯해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우병우 민정수석도 모두 경질됐고 차례차례 검찰에 불려나와 고개를 숙였다. 마지막 열쇠를 쥔 차은택도 지난 8일 귀국하자마자 체포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1월 4일 대국민 담화에서 두 번째로 고개를 숙였지만 모든 책임을 최순실씨 등 개인 비리로 돌리고 자신은 쏙 빠져나가는 '유체이탈화법'을 계속 이어갔다. 바로 다음날 광화문 광장은 10배 불어난 20만 촛불로 가득 찼고 국민들은 "박근혜 하야"로 화답했다.

[관련기사]
[1차 총정리] 최순실-차은택을 둘러싼 모든 이야기
#최순실게이트 #촛불집회 #박근혜대통령 #차은택 #비선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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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정의당 전 대변인, 팟캐스트 노유진의 정치까페2 진행자 정의당 교육연수원장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이 기사는 연재 '비선실세' 최순실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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