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국정에서 손떼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

MIT 학생들 '민중총궐기' 지지 시국선언 및 촛불집회 열려

등록 2016.11.12 13:59수정 2016.11.1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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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이 11월 12일 한국에서 열리는 민중총궐기를 앞두고, 이에 뜻을 함께 하고자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촛불집회를 열었습니다. 이에 MIT 학생들이 보내온 글과 사진을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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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파괴에 우려를 표하면서 지난 11일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 MIT 공과대학 한인 구성원 118명 일동


1. 준비 과정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내 현 대한민국의 시국을 우려하며 '자발적'으로 30명의 대학원생이 모였습니다. 첫 회의를 거쳐 시국선언 진행 방향에 대해 모임 내부적으로 의견을 종합하고, 현 사태의 해결을 위해 정부에 행동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작성하였습니다.

회의 결과, 시국 선언 행사를 가장 MIT답게 "해크(Hack)"로 홍보를 하고, 선언 장소를 MIT의 그레이트 돔(Great Dome) 앞 킬리안 코트(Killian Court)에서 할 것을 정했습니다. 또한, MIT 시국 선언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하고 교내 한인 구성원 대상으로 전체 메일을 발송을 하여, 공론화를 통한 의견 수렴과 시국 선언에 함께하고 싶은 대학원생, 연구생 및 학부생 분들을 모집 및 서명을 받았습니다.

그 결과, MIT 한인 구성원(재학생, 연구원 및 교직원) 중 118명의 시국선언 서명을 받아 50여 명이 참여한 촛불집회를 진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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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스타타 센터(Stata Center) 로비 대형 공용 칠판. MIT 한인 학생들은 이곳에 3개의 그림과 함께 시국 선언 일정을 게재했다. ⓒ MIT 공과대학 한인 구성원 118명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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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메인 출입구이자 최초 건물인 로저스(Rogers) 건물 로비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풍자한 대형 포스터가 설치됐다. ⓒ MIT 공과대학 한인 구성원 118명 일동


2. 진행 행사

- 해크(Hack) 1 (11/10 오전 8시 미동부 시간) : MIT에서 행해지는 해크(Hack)란, 사회 문화적 행사와 역사적 이슈 혹은 본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짓궂은 장난의 형태로 풍자하여 전달하는 행동 입니다. 본 시국 선언 행사와 국내 정국 상황을 교우들에게 전달하기 위하여, MIT 스타타 센터(Stata Center) 로비 대형 공용 칠판에 3개의 그림과 함께 시국 선언 일정을 게시했습니다.

- 해크(Hack) 2 (11/11 오후 7시 미동부 시간) : 분필 그림에 이어 행사 당일 MIT 메인 출입구이자 최초 건물인 로저스(Rogers) 건물 로비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풍자한 대형 포스터를 설치했습니다. 로저스 건물 로비는 끝없는 복도(Infinite Corridor)라는 학교를 횡단하는 복도의 입구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등교할 때 지나가는 복도이며,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명소입니다.


- 시국 선언 및 촛불 집회 (11/11 오후 8시 미동부시간, 한국 시간 12일 오전 10시) : 118명의 서명을 받은 시국선언을 바탕으로, MIT 의 대표적인 건물인 그레이트 돔(Great Dome) 앞 킬리안 코트(Killian Court)에서 총 50여명이 참석하여 시국선언 발표 및 촛불집회에 동참해주셨습니다. 시국 선언문 공표 후에는 참여자들의 릴레이 자유 발언이 있었습니다. 행사 진행 중 참여자들은 촛불과 태극기, 그리고 팻말을 들고 시국을 걱정하는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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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파괴에 우려를 표하면서 지난 11일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 MIT 공과대학 한인 구성원 118명 일동


3. 한인 학생 및 미국인 반응

한인 학생들은 유학생 신분으로 광화문 집회에 참여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표하였으며, 본 행사가 국내에서 있을 촛불집회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주길 바란다는 의견을 남겼습니다. 미국 학생들도 '해크(Hack)' 행사를 보고 국내에서 발생한 본 사태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온 분들도 있었습니다. 실제 본 집회에 참여한 멕시코 및 미국 국적의 학생들은 성숙한 시위문화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표했으며, 조속한 문제 해결을 기원한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다음은 MIT 학생들이 발표한 시국선언 전문입니다.

[MIT 시국선언문]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한다.

국민으로부터 나온 권력은 오직 국민을 위해서 사용되어야 한다. 국가의 힘을 개인이 전제하지 않는다는 믿음은 민주공화정의 핵신이자 정체성이다. 대한민국은 역사의 흐름 속에서 그 뿌리가 흔들릴 때마다 사력을 다해 이를 수호해왔다.

오늘날 그 믿음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다시금 무너지려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의 동의나 정당한 절차없이 한 민간인인 최순실에게 국가기밀 열람, 인사, 연설문 수정 등 막대한 권한을 위임하였다. 최순실과 친인척은 사익을 위해 불법적으로 국가 예산을 주무르로 청와대와 공모해 대기업으로부터 자금을 조성하였다.

이를 명백히 밝혀야 할 검찰은 최순실에 대한 늑장 소환,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황제수사 의혹으로 국민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헌법의 가치를 훼손하는 이러한 국정 유린은 전 국민의 상실감과 분노를 야기하였다.

민주주의의 근본이 손상된 오늘, 우리는 이 사태의 진정성 있는 해결을 강력히 촉구하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궁극적인 책임을 묻는다. 현 상황은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특정 인물의 농단뿐만 아니라, 이를 주도 또는 묵인한 박근혜 대통령의 그릇된 인식으로부터 비롯되었다.

더불어 최근 두 차례의 일방적인 대국민 사과는 그가 대통령으로서 능동적으로 이 사태를 책임지고 해결할 의지가 없음을 여실히 드러내었다. 국가의 주인을 잊은 왜곡된 권력에 맞서고자, 우리는 이 자리에서 다음을 고한다.

하나.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
하나. 검찰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성역없이 수사하라.
하나. 국회는 조속한 국정 정상화를 위하여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

지금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의 정체성을 수호하려는 국민의 촛불로 온 거리가 가득 차 있다. 고국의 거리에서 함께 목소리를 낼 수 없음을 아쉬워하며,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시대적 책임을 갖고 역사의 흐름에 동참하고자 한다.

2016. 11. 11.
메사추세츠 공과대학 한인 구성원 118명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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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한인 구성원들이 내놓은 시국선언문. ⓒ MIT 공과대학 한인 구성원 118명 일동


#민중총궐기 #MIT #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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