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수상한 의약품' 해명이 더 수상하다

청와대 "성형시술용 크림? 일반인들도 주사 맞을 때...", 보톡스·레이저 시술 의약품을 '알코올 소독솜'에 비유

등록 2016.11.24 10:00수정 2016.11.2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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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20일 오후 춘추관에서 '비선 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관련 검찰 중간 수사 결과 발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기 위해 방송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 연합뉴스


[기사보강 : 24일 오전 11시 38분]

청와대가 2014년 6월 성형외과에서 주로 사용하는 '엠라5%크림'(개당5g)를 구입한 것에 대해 "상처가 났을 때 그 부분만 마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즉, 응급상황에서 국소마취를 위해 사용할 목적으로 구입했다는 얘기다. 특히 "일반인들도 주사 맞을 때 솜에 묻혀서 바른다"는 납득하기 힘든 해명도 내놨다.

앞서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청와대 의약품 구입 내역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 경호처는 2014년 6월 '엠라5%크림' 5개를 구입했다.

그러나 '엠라5%크림'이 주로 성형외과에서 보톡스나 필러, 레이저 시술 등을 하기 전에 통증을 막기 위해 얼굴 전면에 바르는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청와대는 같은 자료에서 주로 영양·미용 목적으로 쓰이는 라이넥주·멜스몬주(일명 태반주사), 루치온주(일명 백옥주사) 등을 구입한 사실까지 드러난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대통령의 미용을 주 목적으로 한 의약품 구입 아니냐는 의혹이 더 강해진 셈이다.

이와 관련,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언론이 (보도)하고 싶은 의혹만 제기하는데 아주 답답해 죽겠다"라면서 "(의약품 구입 보도 중에) 크림 이야기가 있던데 이것 역시 상처가 났을 때 그 부분만 마취하기 위한 것이다. 주사 맞을 때 덜 아프게 하기 위해 바르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는 자연스레 함께 구입한 태반주사나 백옥주사를 사용할 때 함께 쓰기 위한 것이냐는 의문으로 이어졌다. 정 대변인은 "대통령이 주사 맞을 때 그 크림을 쓰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서 응급상황이 있을 수 있잖냐"라면서 응급상황용이라고 강조했다. "일반인들은 (치료 목적의) 주사를 맞을 때 (해당 크림 등을) 쓰지 않는다"는 지적에는 "주사 맞을 때 솜에 (약물을) 묻혀서 바르지 않나. 그거라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주사 치료 때 사용하는 솜은 해당 부위를 소독하기 위한 '알코올 소독솜'이라는 지적이 다시 나왔다. 이에 정 대변인은 "의무실장에게 (관련 의약품 내역 등과 관련해) 정리하라고 지시했다"라면서 구체적인 답변을 미뤘다.


한편, 청와대 의무실장은 이날 따로 자료를 통해 "(엠라5%크림은) 피부에 바르는 국소마취제지만 피부과와 성형외과 시술에 주로 쓰이고 다른 용도로는 잘 쓰이지 않는 약품이 아니다"라고 추가 해명했다.

또 "주삿바늘 삽입시 또는 표재성 외과적 처치 시 피부의 표면 마취를 위해 사용되는 약물로 간편하게 바르는 방법으로 효과가 아주 강하진 않지만 짧은 시간 통증 완화를 도모할 수 있는 약제"라면서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저희 의무실은 피부과나 성형외과 시술은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최순실 #청와대 #주사 #성형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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