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뇌부 사표 충격파... 정권 둑 무너졌나

김현웅 최재경, 검찰 수사 결과에 책임 "사의표명이 도리"

등록 2016.11.24 11:08수정 2016.11.24 11:08
2
원고료로 응원
야권 "대통령 압박 둑 터져"... 청와대, 내부붕괴론에 선긋기
'피의자 단정' 검찰에 무언의 경고 메시지 해석도

a

김현웅 법무부 장관-최재경 민정수석 '사의' 김현웅 법무부 장관(왼쪽)과 최재경 민정수석이 23일 사의를 표명했다.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임주영 기자 =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의 동시 사의 표명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치닫는 최순실 정국에 일대 충격파를 던졌다.

김 장관은 지난 21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고, 뒤이어 최 민정수석도 사의를 표명했다.

검찰이 지난 20일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에 대한 중간수사결과 발표에서 현직 대통령을 헌정사상 처음으로 피의자로 입건한 데 대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김 장관은 "지금 상황에선 사직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밝혔고, 최 수석은 "공직자 도리상 책임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와 검찰이 최순실 의혹 사건의 수사결과를 놓고 날카롭게 대립하는 가운데 법무장관과 민정수석이 사의를 밝히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하자 정치권에선 온갖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일단 정치적 파장을 모를 리 없는 사정라인의 핵심 두 축이 동시에 사의 표명을 한 것 자체가 대통령에 대한 반기이자 항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0만 촛불민심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의 계속되는 강공에 부담을 느낀 두 사람이 사의 표명 카드로 대통령 압박의 스타트를 끊었다는 해석이다. 박 대통령을 더 이상 '옹위'하는데 한계를 느꼈다는 분석이다.

검찰은 지난 20일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규정하고 날카롭게 칼끝을 세웠고, 청와대는 "인격 살인에 가까운 유죄의 단정"이라고 비판하면서 검찰 조사에 일체 응하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검찰 조직을 지휘해 온 김 장관, 특수통 검사 출신으로 우병우 전 수석의 뒤를 이은 최 수석이 사표를 낸 것은 권력 심장부를 뿌리에서 뒤흔들면서 내부 붕괴 시나리오에 동력을 실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야권은 당장 "둑이 무너졌다"며 총리와 다른 장관들의 총사퇴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대변인은 "드디어 한쪽에서 둑이 터졌다. 박 대통령은 하루라도 빨리 퇴진해 대한민국을 정상적 국가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고, 문재인 전 대표는 "총리와 장관들도 박 대통령에게 사임을 요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집단사퇴하는 방식으로 국민민심에 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사표를 놓고 검찰 수사에 대한 '무언의 시위'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검찰이 박 대통령을 범죄자로 단정짓는 것에 대한 청와대의 비판적 인식이 두 사람의 사의 표명에 투영돼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 수석의 경우 임명 이후 대통령에 대한 법률적 보좌를 충실히 해왔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규정하고, 수사결과 발표에 앞서 각종 혐의를 언론에 공표하는 검찰을 향해 사의표명 카드로 자신의 심경을 표출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를 강조하듯 청와대는 박 대통령과 최 수석의 갈등설에 선을 그었다.

한 관계자는 "김 장관과 최 수석은 이번 사태에 대한 도의적 책임감을 느껴 사표를 제출한 것"이라며 "최 수석과 대통령과의 갈등설 내지 내부 시스템의 붕괴라는 해석은 과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박 대통령이 검찰수사를 건너뛰고 특검에 올인하는 차원에서 최 수석의 사의 표명은 결국 재신임을 위한 절차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법무부 장관의 경우 박 대통령이 국회에 책임총리를 추천해달라고 제안한데다 탄핵정국과 맞물리면서 새로 임명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민정수석 #법무부장관 #사퇴 #검찰수사 #청와대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바른 언론 빠른 뉴스' 국내외 취재망을 통해 신속 정확한 기사를 제공하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입니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4. 4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5. 5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