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단순 사고 아냐... 대통령 뭐 했나" 초등학생의 일갈

26일 사천시국대회에 시민 150여 명 참석... 자유발언과 문화 공연 이어져

등록 2016.11.27 15:05수정 2016.11.2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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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저녁 사천읍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 바른지역언론연대


26일 전국적으로 190만 촛불이 켜진 가운데, 강원 강릉시 사천읍 사천여고 옆 도로에서도 150여 명의 시민이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촛불을 들었다.

이날 저녁 비가 세차게 내렸지만 촛불을 든 시민들의 발걸음은 이어졌다. 지난 19일 삼천포농협 앞 집회에 60여 명이 모였던 것에 비하면 일주일 사이 2배 이상 많은 시민들이 모인 것. 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외에도 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 단위 참가자, 청소년들이 많았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애·최용석, 무소속 김봉균 시의원 등 야권 시의원들도 집회에 함께 했다.

시국대회는 박동주 정의당 사천지역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첫 자유발언에 나선 사천시농민회 하승원 회장은 "개판이 된 나라를 고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지금 박근혜 대통령을 퇴진시키지 못하면 일제 36년보다 더 심한 시대가 올 수 있다. 가족, 친지 모두 함께 나와 시민, 국민의 뜻을 보여주어야 한다. 성난 민심은 누구 말처럼 꺼지는 촛불이 아니라 횃불로 타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쿱 사천생협 통기타 동아리가 기타 연주를 하며 시민들과 호흡을 맞췄다. 이들이 '바람이 불어오는 곳', '아침이슬' 등 곡을 연주하자, 시민들이 함께 촛불을 흔들었다.

자유발언에서 나선 시민 김종간씨는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선장과 같다. 둘의 위기 대처방식은 똑같다. 세월호 선장은 배가 위기에 처했는데 승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고 대책없이 탈출하면서 304명의 꽃다운 목숨을 앗아가게 했다"며 "박근혜 대통령도 대한민국과 민주주의를 위기에 처하게 만들었다. 국민들이 나라와 민주주의를 구하기 위해 일어섰는데 그저 가만히 있으라고 한다. 대한민국과 민주주의가 침몰하지 않게 하려면,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끌어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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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발언에 나선 시민들. 왼쪽부터 하승원, 김종간, 박남희, 이정하 ⓒ 바른지역언론연대


두 아이를 둔 학부모라고 자신을 소개한 시민 박남희씨는 "최근 공개된 국정교과서 편찬기준을 보면, 헌법에 천명된 3·1운동과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하는 것은 물론, 일제 강점기 시대의 국가 존재 자체를 부정했다고 하더라. 친일파의 친일행위에 면죄부를 주는 내용도 실렸다고 한다"면서 "최순실 비선실세가 국정교과서에도 개입했다고 하지 않았나. 엉터리 역사 교과서를 아이들이 배우게 할 순 없다. 국정교과서가 철회될 때까지 함께 촛불을 들자"고 목소리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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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는 아이와 함께 참가한 학부모, 청소년 참가자들이 많았다. ⓒ 바른지역언론연대


시민들의 자유발언 중간중간에는 사천지역 문화예술단체 자유새의 클라리넷 공연, 노래패 맥박의 <대한민국 헌법 제1조>, <하야가> 노래 공연이 이어졌다.


자신을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라고 밝힌 이정하 학생도 자유발언에 나섰다. 이 학생은 울먹이며 2년 전 세월호 참사를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뉴스를 통해 세월호 참사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여러 정치적인 일들이 얽혀 있는 것을 알게 됐다. 대통령은 그때도 지금도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며 "잘못된 나라를 바로 잡고 정의로운 나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 강동진 씨는 "이렇게 아이들이 비를 맞고 거리에 서지 않도록 우리 어른들이 잘해야 한다"며 "아이들에게 좋은 나라를 물려줄 수 있도록 함께 싸우자"고 말했다.

시민들의 자유발언을 마친 뒤 저녁 6시30분부터 30분간 시국대회 참가자들은 사천지역 촛불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박근혜 퇴진, 박근혜 구속' 구호를 외치며 사천여고 인근에서부터 정동면 고읍리 아파트 단지 인근까지 왕복 1.2km를 함께 걷고 해산했다. 하승원 농민회장은 이날 직접 만든 횃불을 들고 거리 행진에 참가했다. 그는 "성난 민심을 표현하기 위해 횃불을 들었다. 앞으로 횃불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주 정의당 사천지역위원장은 "빗속에서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시국대회 현장을 찾아왔고 마음을 모았다"며 "박근혜 퇴진 시까지 지역에서도 꾸준하게 촛불을 이어갈 것이다. 많은 시민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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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를 행진하는 시민들. ⓒ 바른지역언론연대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사천 #촛불 #시국대회 #횃불 #뉴스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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