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일본인이 부른 상록수... "끝내 이기리라"

[현장] 일본 나고야 '박근혜 퇴진' 세 번째 집회... 국가를 넘어선 연대

등록 2016.12.04 14:44수정 2016.12.0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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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퇴진 나고야 집회 양희은의 '상록수'를 부르고 있는 즈노세 사카에씨. ⓒ 이두희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중략) 끝내 이기리라!"

3일 저녁,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해 일본 나고야 사카에 텔레비전탑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상록수>가 울려 퍼졌습니다.

그 주인공은 나고야 집회를 처음부터 줄곧 지키고 있는 일본인 중 한 명인 즈노세 사카에씨입니다.

"저는 말을 잘 못합니다. 대신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상록수>를 부르겠습니다"라며 마이크를 잡은 즈노세씨는이 곳 나고야에서 일용직 노동자를 위한 식당을 25년 동안 운영하고 지금은 장애인 시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 한국의 청년들과 교류하면서 민주화운동에 많은 영향을 받고 한국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즈노세씨. 3절이나 되는 노래를 가사도 보지 않고 힘있게 불러 참석한 이들에게 큰 울림을 전했습니다. 노래의 마지막, "끝내 이기리라"라는 부분에서는 가슴이 벅차 울컥했습니다.

박근혜 퇴진 나고야 집회 참석자들이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의 음악에 맞춰 율동을 하고 있다 ⓒ 이두희


비록 국적이 다르고 제대로 청산되지 않는 역사로 갈등도 있는 한일 관계이지만, 시민들 사이의 연대는 끈끈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해외에서 집회를 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이렇게 현지 시민들이 함께하면 든든하고 큰 힘이 됩니다.

세 번째로 진행된 박근혜 퇴진 나고야 집회는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로 뜨거운 분위기였습니다. 참석자들은 <바위처럼>,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등의 노래를 율동과 함께 부르며 화나고 답답하지만 즐겁고 흥겹게 끝까지 함께하자는 마음을 모았습니다.


교토에서 신칸센을 타고 왔다는 젊은 참석자는 "4.19, 5.18, 6.10 항쟁 등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희생한 이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이번에도 그런 정신을 잊지 않고 박근혜가 물러날 때까지 끝까지 함께 하자"고 말했습니다.

탄핵안이 발의된 이번 주가 박근혜 퇴진의 큰 고비가 될 텐데, 나고야에서도 작은 목소리를 보탭니다. 타지에 계신 분들과 함께 조국에 뜨거운 함성을 보냅니다.

박근혜 퇴진 나고야 집회 박근혜 퇴진 나고야 3차 집회 참석자들 ⓒ 이두희


#박근혜 퇴진 #일본 나고야 #촛불 집회 #상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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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고야의 장애인 인형극단 '종이풍선(紙風船)'에서 일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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