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뽑는 새누리당, 최대쟁점은 '친박 청산'

정우택 vs 나경원, 16일 여당 운명 좌우할 경선

등록 2016.12.14 19:27수정 2016.12.14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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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친박·비박이 오는 16일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놓고 정면 격돌한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의결 이후 서로 양측의 대표적인 인사를 향해 '출당'을 요구하는 등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던 만큼 경선 결과에 따라 '내전(內戰)'의 결론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친박 측에서는 4선의 정우택(충북 청주상당) 의원을 후보로 냈다.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는 재선의 이현재(경기 하남) 의원이다. 반면, 비박 측에서는 4선의 나경원(서울 동작을) 의원을 대항마로 내세웠다. 나 의원과 함께할 정책위의장 후보는 3선의 김세연(부산 금정) 의원이다.

정우택 "당의 화합이 최우선, 인적청산은 출당 아닌 백의종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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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후보로 나선 정우택-이현재 의원 새누리당 친박계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후보로 각각 출마한 새누리당 정우택(오른쪽), 이현재 의원이 14일 정견발표를 위해 국회 정론관에 들어서고 있다. ⓒ 남소연


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이 어렵고 나라가 위중한 상황에서 우리 두 사람은 새로운 원내지도부를 이뤄 위기에 빠진 새누리당과 사경을 헤매는 보수, 혼란에 빠진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자 한다"면서 자신을 '중도 화합형 후보'라고 자처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무엇보다 '당의 화합'이 우선이다. 당을 살리고 보수와 나라를 살리겠다는 충정이 때로는 격렬한 논쟁을 유발하기도 한다"면서 "화합과 상생으로 반드시 통합을 이뤄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국정수습과 함께 개헌정국을 이끌어 나가 대선에서 좌파정권의 집권을 막아내겠다"라며 "실추된 '보수의 가치'를 재정립해 '든든한 보수정당'으로 거듭나겠다"라고도 강조했다. 

친박과 비박 사이에 낀, 이른바 '중립 지대'에 서 있는 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그는 이후 기자들과 나눈 질의응답을 통해서도 "내년 대선에 좌파정권이 들어서서는 안 된다는 게 제 소신이다. 이것을 위해서 (서로) 마음이 닫혀져 있는 양쪽 진영을 다니면서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무성 전 대표가 자신을 '배신과 배반의 아이콘'이라고 비난한 친박을 향해 "박 대통령의 노예", "조폭의 의리"라고 재차 반박하는 등 양 진영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그 (김무성 전 대표의) 말씀에 가슴 아파했던 사람이다. 세 치 혀로는 마음을 벨 수 있다"면서 "정치권에서 할 수 없는 험한 말이 오가면서 감정의 간극이 더 벌어진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 원내대표가 된다면 서로 상대를 자극하지 않는 언어를 구사하도록 마음을 풀자고 양측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쪽 모두 제기했던 '인적청산'의 의미는 "백의종군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축소시켰다. 정 의원은 "(인적청산은) 백의종군 내지는 2선 후퇴, 계파정치 청산도 선언하는 백의종군의 형태를 많이 생각하고 있다"면서 "제가 양쪽 진영을 다녀보지 않아, (인적 청산 요구가) 서로 탈당을 요구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써는 화합의 방향으로 가는 데 노력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친박 성향의 인물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천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솔직히 말해서 친박이 너무 앞에 나서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중도화합을 주장하는 사람으로서 제 소신은 그렇다"면서 "중립적 인물 내지는 비주류 쪽에서 추천하는 분으로 가는 게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현재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친박 측의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에서 당장 빠질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관련 질문에 "미리 얘기하지는 못하지만 지금 생각에는 원내대표가 된다면 양쪽의 그런 모임에는 가지 않을 생각"이라고만 말했다.

나경원 "책임지지 않고 화합만 외친다면 끓는 물 속의 개구리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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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 후보로 나선 나경원-김세연 의원 새누리당 비박계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후보로 각각 출마한 새누리당 나경원(오른쪽), 김세연 의원이 14일 정견발표를 위해 국회 정론관에 들어서고 있다. ⓒ 남소연


반면, 나경원 의원 측은 '친박 책임론'을 주장했다. 나 의원은 이날 비박 주도의 '당내당(黨內黨)' 격 모임인 비상시국회의 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실 지금 국민들께 가까이 가기 위해서는 친박 후보가 (원내대표 경선에) 나와서는 안 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친박, 비박을 넘어서는 새로운 보수 정당을 만들기 위해서도 지금은 친박 후보가 뒤로 물러설 때라고 생각한다"면서 "친박 측에서 후보를 낸다는 자체가 적어도 합리적인 중도 성향의 의원님들께 납득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현 위기상황을 수습하고 당을 쇄신하기 위해서라도 비주류 성향의 원내사령탑이 서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나 의원은 "이 엄중한 시기에 과연 국민들의 마음을 어떻게 읽고 국민들의 마음에 가까이 갈 수 있는 당의 변화를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가. 그에 대한 고민을 해야 될 때"라고 말했다.

김세연 의원도 "대한민국의 유일보수정당이 빠른 시간 안에 현 상황을 수습하고 다시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지금은 '죄인' 된 시점이라 다른 말씀을 드리기보다는 상황을 바로 잡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나 의원은 이후 국회에서 연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끓는 물속의 개구리는 데워지는 물 속에서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인지하지 못해 죽는다"면서 "책임질 사람들이 책임지지 않는 모습으로 비상식적이고 사당화된 모습으로 화합만 외친다면 새누리당은 끓는 물 속의 개구리 신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보수의 혁신적 정비와 재건이 필요한 지금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새로운 중도보수 정당의 모습으로 새누리당을 바꾸겠다.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진정한 화합을 이뤄내겠다"라고 밝혔다. 

인적청산 부분에 대해서도 보다 확고한 입장이다. 김세연 의원은 기자회견 후 "당 해체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인데 원내대표가 된다고 변화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비상시국회의는 오늘 해체되면서 '새누리당의 해체, 그리고 재구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면서 "거기에는 인적청산이 포함돼 있다"라고 답했다.

또 "당무는 최고위에서 논의해야 하나 (원내지도부가) 당연직 최고위원이기 때문에 당의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한, 그간의 의사결정과정에 투영되지 못했던 부분들을 바로잡도록 할 것이고 국정공백을 정책적으로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정우택 #나경원 #원내대표 경선 #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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