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노인 '불안증'을 없애는 10가지 방법

치매 환자 가족들에게 힘이 되길 바라며.....

등록 2016.12.16 09:08수정 2016.12.21 18:50
0
원고료로 응원

    이 기사 한눈에

  • new치매 노인들에게 있어 기억력이 흐려지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불안증'을 없애고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면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어머니에게서 나타나는 증세 중 하나는 '불안증'이었다. 염려와 불안이 생각에 침투하면 그것이 해결될 때까지 '불안증'은 계속된다. 더구나 우리 어머니처럼 마음이 여린 분들은 더더욱 중압감이 가중된다.


인지 능력, 기억 능력이 떨어져 계시니 당연한 반응이다. 특히 치매 노인들은 자신의 물건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그래서 무엇을 잃어버렸다든지, 아니면 누가 가져갔다고 상상하는 것이다.

어머니와 요양병원에 같이 계셨던 어느 어르신은 자기 신발이나 수건 같은 것을 베게에 숨겨 놓고 계셨다. 자꾸 누가 훔쳐 간다 시며 불안해 하셨다. '불안증'은 가족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치매 노인들의 대표적 증상이다.

a

제주도 여행에서 ⓒ 나관호


틀니와 불안증

어느 날, 식사 중에 어머니가 입 속이 아프다며 식사를 잘 못하셨다. 그런데 식사 때마다 상황이 반복되고 있었다. 빵과 두유를 드리면 잘 드신다. 그래서 처음에는 식사하기 싫으셔서 그런 줄 알았다.

"아이고, 여기가 아파 못 먹겠네."
"어디가 아프세요?"
"여기. 여기. 여기."


어머니가 입술을 열어 보이셨다. 찬찬히 살펴보니 몇 군데에 염증이 보였다. 어머니는 자세한 말씀은 못하시고 혼자서 끙끙 앓으셨다.

어머니의 입속 염증이 심해진 원인을 살펴보니 원인은 틀니였다. 어머니 스스로 틀니를 자주 넣었다 뺐다 하시는 과정에서 손에 있는 균들이 더 기승을 부린 것 같았다. 그래서 틀니는 세척제에 담가 두고, 처방을 받아 약을 드시게 했다. 그리고 호주에 다녀온 어느 광고제작사 사장이 선물해 준 '프로폴리스'를 발라드렸다.

"아이고, 쓰려. 후후후."
"조금만 참으세요. 금방 치료될 거예요."
"아프다. 아유."

그런데 몇 십분 지난 후, 어머니가 두문불출이다. 당신의 방에 들어가셨다가 화장실도 드나드신다. 그러더니 소파에 앉아 계시지 못하고 또 서성이신다. 불안증 증세를 간파했다.

"어머니, 왜 그러세요?"
"저기, 어....... 내 이빨이 없어져서. 아이, 속상해."
"어머니, 틀니 물에 여기 담가 놨어요."
"어, 어디?"
"여기요. 어머니 입 아프셔서 잠깐 빼놓은 거예요."
"그랬구먼, 나는 그것도 모르고."
"염려 마시고요. 성경책 읽으시고 퍼즐하세요."

스킨십 사랑 표현

금방 화색이 바뀌셨다. 그렇지만 그것도 잠시뿐. 또 틀니가 없다며 불안해하신다. 그러면 또 설명하고 또 설명해 드린다. 어머니 같은 노인들에게 염려와 불안이 들어오면 마음에 각인이 되는 모양이다. 좋은 일은 빨리 잊고, 염려와 불안은 오래 붙잡아 놓는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세척제에 담가 둔 틀니를 어머니 옆에 놓았다.

"이것 보세요. 여기 있어요. 염려 마세요."
"어! 여기 있네. 좋다."

결국에는 염증이 다 치료되지 않았는데도 틀니를 넣으려고 한다. 내가 틀니를 넣어드려 불안을 잠재웠다. 어머니는 잘 지내시다가도 염려와 근심이 들어오면 스스로 불안증을 없애지 못하신다.

그럴 때면 어머니 얼굴을 만져드린다. 어떤 때는 내 얼굴을 어머니 얼굴에 비벼 대며 손을 잡고 눈을 보고 어머니가 "최고세요, 사랑해요, 예쁘세요"라고 말하면 부끄러워하시며 좋아하신다.

처음에는 나도 어색했지만 자주 하니 어머니도 좋아하시고 편안해 하셨다. 스킨십은 좋은 대처 방안이다. 치매 환자 가족들의 살가운 행동을 치매 노인들이 좋아하신다. 권하고 싶다.

a

대형마트 직원이 살갑게 스킨십으로 대해줬던 모습 ⓒ 나관호


불안을 없애는 방법

내가 물음표를 가지고 있는 것은 '머릿속 지우개'는 뇌와 관계가 있지만, 염려와 근심은 마음과 관계가 있다는 점이다. 기억이 흐려진다면 틀니를 빼 놓은 사실이나, 염려하고 있는 자체를 잊어야 하는데 그것은 너무 또렷하게 기억하신다.

뇌를 다쳐 식물인간이 된 사람들도 마음은 정상인 것과 같은 논리다. 뇌와 마음은 다른 것이다. 그래서 어머니의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려는 것이다.

치매 노인들의 '불안증'을 없애는 방법 10가지

1. 마음 편안한 이야기를 나눈다 - 좋은 주제, 즉 꽃, 하늘, 좋은 사람, 사랑, 행복 등.
2. 자연 풍경을 자주 보여드린다 - 자연은 누구에게나 편안함을 준다.
3. 스킨십을 자주 하고 사랑을 말한다 - 사랑받고 있다는 마음이 만들어진다.
4. 불안해할 모든 조건을 없애 버린다 - 평소에 체크해 놓는다.
5. 시각적 효과를 최대한 이용한다 - 잃어버렸다는 것을 항상 눈앞에 보여드린다.
6. 혼자 계시는 시간을 가능하면 줄인다 - 염려와 근심할 생각의 틈을 줄인다.
7. 다른 것에 집중하게 한다 - 좋아하시는 것을 자주 하게 한다.
8. 주지시켜 드려야 할 것은 인지하실 때까지 반복한다 - 인내가 필요하다.
9. 고정석을 만들어 그 자리에 있게 한다 - 행동반경을 줄인다.
10. 먹을거리를 나누며 대화를 한다 - 어머니(부모님)의 자식 챙겨주시는 마음을 받는다.

a

빨간색 자동차를 좋아하셨던 어머니 ⓒ 나관호


눈높이 이해

치매 노인들에게 있어 기억력이 흐려지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불안증'을 없애고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면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 그래서 이 비밀을 알고 있는 '머릿속 지우개'라는 놈이 자기 땅을 더 넓히려고 역으로 노인들의 마음을 공격하는 것이다.

치매 노인들은 마음의 성이 무너지면 기억과 행동도 더 빨리 늙는다. 그러다 보니 어머니 '머릿속 지우개'와 심리게임을 해야 한다. 단순한 논리로 지우개가 기억을 지우지 못하게 유성 사인펜으로 좋은 기억과 편안한 마음을 자주 만들어 드리면 지우개의 접근이 줄어든다.

노인들은 어린아이처럼 단순하다. 그렇기 때문에 눈높이를 낮춰서 대처해야 하고 입장을 바꿔서 그 마음을 이해해야 한다. 기억해 내지 못하시는 당신의 마음은 오죽하겠는가.

그래서 노인들이 빨리 하늘나라로 가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것이다. 그것은 당신의 마음이 답답하다는 표현이며, 기억이 살아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어머니는 그래도 살아 계실 때가 좋았다.

엉뚱한 소리를 하셔도, '불안증'으로 가족들과 실랑이를 해도 숨소리를 가지셨다는 것 자체가 기쁨이었다. 그 당시는 "어머니, 오래오래 사십시오"라고 부탁했었다. 지금은 천국에 계신 어머니가 그립다.
덧붙이는 글 나관호는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문화평론가, 칼럼니스트이며 북컨설턴트로 서평을 쓰고 있다. <나관호의 삶의 응원가>운영자로 세상에 응원가를 부르고 있으며, 따뜻한 글을 통해 희망과 행복을 전하고 있다. 또한 기윤실 200대 강사에 선정된 기독교커뮤니케이션 및 대중문화 분야 전문가다. 역사신학과 커뮤니케이션 이론, 대중문화연구을 강의하고 있으며, '자기계발 동기부여' 강사로 기업문화를 밝게 만들고 있다. 심리치료 상담과 NLP 상담(미국 NEW NLP 협회 회원)을 통해 사람들을 돕고 있는 목사이기도 하다.
#치매 어머니 #불안증세 #나관호 #불안증 없애는 방법 #치매 환자 가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뉴스제이 발행인, 칼럼니스트다. 치매어머니 모신 경험으로 치매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이다. 기윤실 선정 '한국 200대 강사'로 '생각과 말의 힘'에 대해 가르치는 '자기계발 동기부여' 강사,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연구교수이며 심리치료 상담으로 사람들을 돕고 있는 교수목사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과속운전은 살인무기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2. 2 경찰서에서 고3 아들에 보낸 우편물의 전말
  3. 3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4. 4 하이브-민희진 사태, 결국 '이게' 문제였다
  5. 5 용산에 끌려가고 이승만에게 박해받은 이순신 종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