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없앤 중학교에서 벌어진 일

[충남형 참학력-진로진학 교육을 찾아서⑩] "실생활에서 적용 가능한 교육 추구한다"

등록 2016.12.25 11:47수정 2016.12.25 11:47
0
원고료로 응원
충남교육청의 올해 주요 핵심사업은? 참학력 신장과 진로진학 교육이다. 참학력 진로진학은 성적보다는 배움 중심 수업과 성장을 중시한다. 아이들의 꿈과 끼를 찾아 미래 핵심역량을 기르는 데 필요한 정보 수집, 분석 능력을 키우기 위해 힘쓴다. 도교육청이 지향하는 참학력 신장과 진로진학교육은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 걸까? <오마이뉴스>가 학교 현장에서 수업혁신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아이들이 꿈과 끼를 어떻게 진로진학으로 연계하고 있는지를 현장 취재했다. [편집자말]
a

교사와 학생이 함께 한 리더십 학교 수료식 모습 ⓒ 연무대기계공고


"올해 충남교육청의 주요 핵심사업은 참학력을 추구하는 진로진학교육입니다."

지난 3월, 충남도교육청 이인수 교육정책국장이 한 말이다. 이 교육정책국장의 언급처럼 충남형 진로진학교육의 화두는 '참학력'이다.

충남도교육청은 "'참학력'은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교과 지식이 단순 암기식으로 막상 사회생활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참학력' 길러야"

담당PD도 아나운서, 카메라맨도 모두 중학교 학생이다. ⓒ 심규상


기존 교육과정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헌법 내용을 주지시키는 데 그쳤다면, 참학력에서는 민주공화국을 이해하기 위한 독서토론, 주제 토론, 협업을 통한 문제 해결, 감성 등을 이해하도록 힘쓴다.

눈높이에 맞는 학생 중심 수업은 필수다. 학생들의 몸에 맞게 책걸상을 교체하듯, 교육과정도 개선해야 한다. 평가 또한 과정 중심으로 이뤄진다.

가장 먼저 변화할 대상은 교사다. 수업 내용, 수업 방법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다. 충남도교육청은 교사 변화를 주도할 교사학습공동체를 가동했다. 도내 676개교에서 다양한 교사학습모임이 활동 중이다. 이는 초, 중, 고의 93%에 해당한다.


충남도교육청의 권고에 따라 여러 학교에서 학생평가 방식도 개선했다. 1년에 네 번씩 일제식 지필평가를 시행했던 학교에서 지필 평가는 물론 성적에 따른 상장 수여를 없애기 시작했다. 올 한해 결과는 만족스럽다. 성적 스트레스가 없어진 아이들의 수업 집중도가 오히려 크게 향상된 것이다.

교사들은 일상수업시간에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평가하고 있다. 아이들이 어떤 분야에서 뛰어난지를 살피고 이를 통해 아이의 적성에 맞는 발달성장을 어떻게 끌어낼지 분석한다. 아이들을 면담하거나 꼼꼼하게 살피는 일이 늘어났다.

공공기관, 대학으로 등교하는 중학생들

태안여중 학생들이 공공기관 연계 프로그램으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을 방문해 진로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 김장환


취재 현장에서 만난 교사들은 "상시형 평가와 통합수업 등으로 일이 훨씬 많아졌지만, 아이들의 재미있게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며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두드러진 또 다른 변화는 '진로교육'이었다.  올해 모든 초등학교에는 진로전담교사가 배치됐고 '진로와 직업' 교과 수업을 통한 진로교육과정이 진행됐다.

현장에서 본 도 교육청의 진로교육은 매우 체계적이었다. 진로수업 외에 진로상담, 진로탐색 등이 이루어지는데 이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지원되고 있었다. 읍면지역 중학교를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진로체험 버스, 원격영상 진로멘트링 프로그램 등이 그것이다.

또 지역 사회,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진로체험도 매우 활성화돼 있었다. 충청권 16개 대학은 물론 법원, 소방서, 은행 등과도 업무협약을 체결, 진로체험행사를 제공하고 있다.

진학교육프로그램도 매우 다양했다. 충남교육연구정보원 진로진학부의 경우 진로역량 배움터, 50명의 진학 전문 교사로 조직된 대학진학지도지원단을 통한 맞춤형 연수, 상설입학 설명회 등 9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또 진로교육 연구학교와 협력학교, 시범학교 등을 선정해 별도의 예산을 지원했다.

a

홍주중에서는 매년 '학부모와 함께하는 진로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 홍주중학교


a

허진영 교사(가운데)는 공주여중 진로진학부 부장이면서 '꿈스동' 지도교사다. ⓒ 심규상


충남형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교육과정을 전환학기, 자유학기, 연계학기로 나눠 운영 중이다. 전환 학기는 자유 학기 운영을 준비하는 학기이고, 연계 학기는 자유학기를 경험한 학생들이 지속해서 꿈과 끼를 찾도록 돕는 학기다.

충남도교육청에서는 중학교 1학년 2학기에 시행되는 자유 학기의 내실 운영을 위해 교장, 교감 연수와 '찾아가는 자유학기제 운용 컨설팅', '찾아가는 학부모 정책 설명회' 등을 개최했다.

충남도교육청 학교정책과 관계자는 "충남형 진로진학교육은 상급학교 입시를 잘 치르고 명문 학교에 입학하는 진학지도가 아니다"며 "개개인의 진로에 바탕을 둔 맞춤형 진학지도로 꿈과 끼를 실현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충남형 참학력 구현과 진로진학교육은 2017년에도 이어진다.  충남도교육청은 교육과정 개선, 수업방법 혁신, 학습공동체 운영 등으로 학교혁신을 꾀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충남도교육청 #진로진학교육 #자유학기 #충남형 #학교혁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좋은 사람'이 '좋은 기자'가 된다고 믿습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에디터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경찰서에서 고3 아들에 보낸 우편물의 전말
  4. 4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5. 5 하이브-민희진 사태, 결국 '이게' 문제였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