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충남서도 1년 만에 소녀상 세워졌다

오는 17일 제막식... 고교생 1100명 서명하고 탄원서 제출하기도

등록 2017.01.03 18:39수정 2017.01.03 18:39
0
원고료로 응원
a

'서천 평화의 소녀상'이 그동안 씌워졌던 천막에서 벗어나서 서천 '봄의 마을 광장'에 설치되어 17일 오후에 제막실을 갖는다 ⓒ 신영근


서울 일본 대사관에 앞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기 위한 대학생들의 노숙 농성이 지난해 12월 30일 1년을 맞았다. 또한 부산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2016년 12월 31일 부산 일본총영사관 후문 앞에 소녀상이 세워졌다. 부산에 소녀상이 세워진 이후 그동안 소녀상 설치로 갈등을 빚던 충남 서천군에도 드디어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게 됐다.

충남 서천군은 지난해 '민간단체는 공유시설물에 영구적인 시설물을 설치할 수 없다'는 이유로 서천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아래 서천추진위)가 요구한 소녀상 설치를 불허해 갈등을 빚어왔다. 그러나 2일 서천군에서는 서천추진위가 요구한 '봄의 마을 광장'에 소녀상 설치를 허가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현재는 공식화한 문서승인 절차만 남았다고 밝혔다.

서천군 관계자는 "공공시설물에 영구구조물을 설치할 수 없는지에 대해서 법리해석을 다시 받았다"라며 "법리해석에서는 소녀상이 영구구조물에 해당이 안 되고 조형물, 즉 미술작품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변호사의 자문을 받아 시설물 설치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라고 전했다. 이어 "서천추진위에는 지난 31일 일단 구두로 통보 했고, 그쪽에서 정식으로 문서가 접수 되는대로 서천군에서는 승인문서를 보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천군민, 1년 동안 '소녀상 설치' 운동 벌여

a

지난 31일 '봄의 마을 광장' 임시천막안에 '서천 평화의 소녀상'모습 ⓒ 신영근


서천추진위는 지난해 1월 28일 '서천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를 발족하여 모금운동을 벌였고, 그해 11월 '서천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했으나 장소 선정을 놓고 서천군과 갈등을 빚으면서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소녀상은 서천 봄의마을 광장에 천막에 가려진 채 방치되어 있었다. 기자가 지난달 31일에 찾았을 때도 소녀상은 천막에 가려진 상태로 있었으며, 오래 방치된 탓에 일부분이 파손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우여곡절 끝에 소녀상이 설치된 데는 서천추진위는 물론 이 지역 학생들의 힘이 컸다. 김용빈 서천추진위 집행위원장은 "우리 지역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제작해보자며 주위 분들과 시작 했고, 지역 작가에게 소녀상 제작을 의뢰했다"라며 "서천의 중심이면서 학생들이 많이 찾는 '봄의 마을광장'에 설치하기로 결정해 서천군에 설치 의견을 보냈는데 민간단체가 공공시설물에는 영구적인 조형물을 세울 수 없다는 이유로 불허 통보를 받았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천추진위에서는 소녀상 설치 일만일 서명운동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서천지역 6개 고등학교 학생들이 단체로 서명을 하는 등 큰 역할을 했다"라며 "노박래 서천군수를 만나 학생 1100여 명의 서명을 전달하고, 소녀상 설치를 위한 탄원서 제출했다"라고 강조했다.


a

평화의 소녀상 한쪽 부위가 파손되어 수리중인 '서천 평화의 소녀상' ⓒ 신영근


서천추진위는 현재 소녀상의 파손된 부분을 수리해 봄의 마을 광장에 설치 하고 오는 17일 오후 2시에 제막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여기엔 그동안 모금운동에 동참해준 서천군민들과 서천 지역 고등학생들도 참가한다.

특히 이번 '봄의 마을 광장'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하는 데 앞장 선 서천군연합학생회 대표인 김의균(서천고 2학년)군은 "기분이 좋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이렇게 서명을 받고 군수님을 찾아뵙기도 했는데 설치가 허용되지 않아 실망이 많았는데 다시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가 된다니까 기분이 정말 좋다"라며 "어린 학생들이지만 우리들도 생각을 많이 한다. 아직  공부를 해야하는 학생들이지만 이런 문제에 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어른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박병문 서천 추진위 공동대표는 "서천군민들이 1년동안 모금하여 제작한 소녀상이 마침내 서천군민이 원하는 장소에 설치가 돼서 기쁘다. 우리가 처음 소녀상을 설립하자라고 이야기 할 때 평화의 소녀상에 담겨있는 역사를 많은 사람들한테 제대로 알리는 계기로 삼자고 생각했었다"라며 "이제 서천군민들이 소녀상을 보면서 우리의 역사를 올바로 알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서천에 있는 6개 고등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관리위원회를 만들어 운영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고 말한 뒤 "무엇보다도 서천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될 수 있도록 협조해준 서천군에 감사한다"라고 말했다.
#서천소녀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좋은 사람'이 '좋은 기자'가 된다고 믿습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에디터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2. 2 경찰서에서 고3 아들에 보낸 우편물의 전말
  3. 3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4. 4 하이브-민희진 사태, 결국 '이게' 문제였다
  5. 5 용산에 끌려가고 이승만에게 박해받은 이순신 종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