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불출마, 경선 규칙과 무관하다"지만...

박 시장, 질문 받지 않고 떠나... 참모들 "지도부·대선주자, 공동정부 고민해야"

등록 2017.01.26 12:19수정 2017.01.26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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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불출마 선언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아래 민주당) 대선주자였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시장은 "당의 경선 규칙 결정과 불출마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참모들은 그가 내세웠던 '공동정부·공동경선'을 거론하며 당 지도부에 메시지를 남겼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동안 정말 대한민국을 새롭게 바꾸겠다는 열망으로 열심히 노력했지만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라며 "(대선 불출마) 결정은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의 염원과 기대, 그리고 저의 역할 등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한 끝에 내린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박 시장은 "비록 후보로서의 길을 접지만 앞으로 국민의 염원인 정권교체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의 당원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라며 "또 정권교체 이후 민주개혁세력의 단결을 통해 새로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저는 다시 시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라며 "서울시장으로서 서울을 안전하고 시민들이 행복한 세계 최고의 글로벌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탈당, 전혀 고려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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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회를 떠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박 시장은 불출마 이유와 관련해, "당의 경선 규칙 결정과는 관계가 없다는 점은 분명히 밝혀두고자 한다"라고 강조했다(관련기사 : [전문] 박원순 "불출마, 당 경선규칙과 무관").

박 시장이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고 국회를 떠난 뒤, 기자들과 만난 참모 의원들도 "경선 규칙과는 상관없다"라며 "(박 시장) 본인이 말한 것처럼, (자신이) 이번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 마음을 살피지 못했다고 생각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근 민주당이 경선 규칙을 확정하고, 박 시장이 그동안 주장했던 공동정부·공동경선이 사실상 무산돼, 결국 불출마 선언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시장은 그동안 당내 경선 규칙 협상에 대리인을 보내지 않을 정도로 공동정부·공동경선을 강하게 주장해왔다. 당내 다른 대선주자인 김부겸 의원은 오랜 기간 박 시장의 생각에 공감해왔고, 최근에는 이재명 성남시장도 합류해 공동으로 '야3당 공동정부 수립'을 야3당(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지도부 및 대선주자에게 요구한 바 있다.

이날 박 시장이 경선 규칙과 관련해서는 선을 그었지만, 참모 의원들은 "당 지도부가 박 시장의 주장과 정신을 좀 더 적극 검토했으면 한다"라고 여운을 남겼다.

기동민 의원은 "당 지지율과 유력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보수층 역시 결집할 거고 그러면 대선은 3% 내외 싸움이다"라며 "박 시장이 말한 공동경선·공동정부는 정권교체의 필수사항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박홍근 의원은 "박 시장은 이번 대선에서 결코 패배해선 안 된다는 사명을 누구 못지않게 갖고 있다"라며 "더 나아가 개혁의 열망을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선 공동정부는 불가피하다고 확신한다. 당 지도부와 야권 대선 주자들은 공동정부 문제만큼은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임해주길 바란다"라고 요청했다.

김상희 의원도 "벚꽃 대선이 예상되고, 선거 후 인수위원회도 없이 바로 정권이 출발하는 상황인데, 어떻게 민주 대개혁 과제를 완수할 것인지 당과 후보들은 마땅히 고민해야 한다"라며 "이제 후보 자격을 내려놓은 박 시장이 (공동정부를) 주도할 순 없지만, 공동정부를 통해 국민이 원하는 민주 대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박 시장의) 소신에는 변화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 시장이 국민의당으로 갈 것이라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 박홍근 의원은 "(탈당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라고 부인했다.
#박원순 #불출마 #공동정부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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