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에도 늘어난 촛불 "2월에는 탄핵하라"

[현장]대 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탄핵 시국대회에 4000여 명 참석... 탄핵 소원 빌어

등록 2017.02.11 21:44수정 2017.02.1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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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민 4000여 명은 살을 에는 날씨에도 11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 모여 박근혜 탄핵을 외쳤다. ⓒ 조정훈


살을 에는 듯한 영하의 차가운 날씨에도 "2월에는 탄핵하라"며 촛불을 든 시민들의 함성은 뜨겁게 타올랐다.

대구지역 8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박근혜퇴진 대구시국회의'는 정월 보름날인 11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시국대회를 열고 탄핵 소원을 빌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 측이 여러 꼼수를 보려 탄핵 일정이 늦춰지고 있지만 빨리 탄핵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끝이 시린 날씨였지만 어린 아이의 손을 잡은 부모들과 청년, 학생 등 4000여 명의 시민들은 자유발언으로 진행된 만민공동회를 시작으로 본대회와 거리행진 등 약 3시간 동안 시국대회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박근혜 탄핵'과 '박근혜를 구속하라' 등의 손피켓을 들고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탄핵 인용을 요구했고 경북대총장 사태해결을 위한 경북대학교 동문들은 "블루리스트 의혹 유병우를 구속하라"는 피켓을 들기도 했다.

태극기와 '박근혜 구속' 피켓을 함께 들고 나온 한 참가자는 "태극기는 친박단체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촛불을 들고 있는 우리가 진정한 태극기를 들고 애국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태극기를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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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박근혜퇴진 대구시국대회에 참가한 한 시민이 '박근혜를 구속하라'는 손피켓과 태극기를 들고 서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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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박근혜 탄핵 대구시국대회에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 조정훈


이날 시국대회에는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박근혜 탄핵"을 외쳤다. 이 의원은 "대구 여자이지만 이제까지 단 한 번도 부끄러운 적이 없었다"며 "탄핵국면을 좌고우면하지 않고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아무리 보수적인 헌법재판관이라도 상식적인 법을 넘어서 판단할 수는 없는 때가 됐다. 걱정하지 마시라"며 "이제 남은 것들은 정치권에서 책임지겠다. 이곳 광장에서 추위에 떨며 들었던 촛불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작은학교를 통폐합하려는 대구시교육청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대동초 학부모라고 밝힌 이주호씨는 "학교폭력 한 번도 없었고 너무나 아름답고 모범적인 대동초가 우동기 교육감의 욕심 때문에 통폐합 위기에 몰렸다"며 "멀쩡한 학교를 자기들의 정치적 이유로 하루아침에 문을 닫으려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세 아이의 엄마라고 소개한 정현정씨는 "아이가 셋이라고 하면 애국자라고 하고 지원을 많이 받겠거니 한다"며 "하지만 오늘 주말인데도 출근해 일을 했다.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데 무슨 출산율을 높이라는 것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씨는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는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내가 원하는 나라는 아이들을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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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박근혜 탄핵 대구시국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촛불민심이라며 국정교과서 철회를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앉아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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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박근혜 탄핵 대구시국대회에는 경북대총장 문제 해결을 위한 피켓팅 시위도 진행됐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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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박근혜 탄핵 시국대회에서 모비딕밴드가 공연을 하고 있다. ⓒ 조정훈


참가자들의 추운 몸을 녹여주는 건 공연이었다. 가수 황성재씨와 모비딕밴드가 공연을 하자 시민들은 몸을 흔들며 환호했다. 사회자가 정월대보름을 맞아 탄핵소원을 빌자고 말하자 참가자들은 촛불을 끄고 하늘을 바라보며 "박근혜 탄핵"을 외쳤다. 이어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노래에 맞추어 휴대전화를 이용해 밝은 빛을 비추었다.

시국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대구백화점 앞에서 한일극장을 거쳐 공평네거리와 삼덕네거리 등을 도는 거리행진을 벌이며 시민들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조속한 탄핵 인용을 촛불집회의 동참을 호소했다.
#박근혜 탄핵 #대구시국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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