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역사문학관 만들자"

[부산평화나비네트워크와 부산청년예술가네트워크가 묻다] 경성대 무용학과 최은희 교수님

등록 2017.02.14 16:07수정 2017.02.1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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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말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설치한 이후로 많은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되었다. 2015년 12월 28일 굴욕적이고 졸속적인 12.28 합의 이후로 많은 시민단체와 시민들의 함께 노력하였고, 이 문제의 심각성을 잊혀 지지 않도록 함께 기억하고 행동하였고 그 결과가 바로 부산영사관 앞에 소녀상이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 이제 시작이고 아직까지 일본정부는 반성은커녕 역사왜곡을 밥 먹듯이 일삼는다. 그래서 부산 내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많은 분들을 직접 만나 뵙고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지난 시간에는 부산평화나비네트워크 대표인 김민수 대표와 황정현 회원이 동아대학교 홍순권 교수님을 만나 뵙고 인터뷰를 가졌으며, 오늘(2017.2.10.)은 부산평화나비네트워크 김성엽 회원과 부산청년예술가네트워크 강민아 회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역사문학관 설립추진위원회 공동추진위원장인 경성대학교 무용학과 최은희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또 무용을 전공하는 기자와 교수님 사이에는 많은 공통점이 있어 여러 가지 교감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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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부산청년예술가네트워크 회원 강민아(21) 양 ⓒ 김성엽


Q. 교수님, 현재 직책이 어떻게 되시나요?
A. 네, 현재는 경성대학교 무용학과 교수입니다. 어쩌다 보니 좋은 기회가 생겨서 일본군 '위안부' 역사 문학관 설립 준비위원회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일본군 '위안부' 역사 문학관 설립 준비 위원회 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이 문제(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게 된 이상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하여 항상 거부감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많은 교수님들이 "한번 조직적으로 해보자"하였고, 공동대표로 추천을 받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예술로 표현하였고, '백의'라는 작품으로 부산무용제에서 대상을 받았고 전국무용제에도 나갔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였기에 춤으로서 표현하였고 참여해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공동추진위원장으로 추천 받았어요. 그리고 미래세대에게 역사문학관을 통해 이 문제를 알릴 수 있는 자료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대학생 동아리 부산 평화나비 네트워크 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역사문학관 설립을 알리기 위해서 다양하게 방법을 모색 중에 있습니다. 교수님은 대학생들과 어떠한 것들을 해보고 싶으신가요?
A. 제가 아무래도 무용을 전공하였고 무용을 통해 작품을 하고 참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경성대학교 무용학과 교수지만, 아직 우리 무용학과학생들은 깊이 생각을 한다거나, 이 문제에 관련된 작품을 해본 적은 없습니다. 여러 가지 제약이 많아 사실상 관심을 가지기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제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 중에 '위안부'문제에 대해 관심이 가진 학생들이 있었는데 흐지부지됐던 적이 있습니다. 좀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東奔西走)하고 계신 분들과 꼭 같이 하고 싶습니다.

Q. 위안부문학관의 설립은 역사적으로나 또는, 앞으로 자라날 미래세대에게도 굉장히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설립한다는 것에는 저희들도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그리고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프로젝트 동아리 평화나비회원으로서 매우 기쁩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동안 지켜봤듯이 많은 역사기록관이나 박물관등이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적 도움이 없으면 유지조차 힘들고 문을 닫거나 그대로 방치하게 되는 사례를 많이 지켜봤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설립 이후 어떻게 위안부문학관을 유지하고 앞으로 자라날 미래세대에게 물려줄 것인지 궁금합니다.
A.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집행위원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저희들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들의 참여로 역사적 자료가 될 수 있는 자료수집도 필요합니다. 어느 정도 모금이 되어야 하는 것도 사실이고요. 순수민간단체차원에서 하려는 것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간섭을 안 받으려는 이유도 있습니다. 조금은 자유로운 단체가 되고 싶습니다. 순수한 차원에서 부지도 기부 받고 자금도 기부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정권이 바뀌어야 이러한 활동들이 지금보다 더 활발해지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생각이 같은 사람들이 모였는데, 아직까지는 적극성 측면에서 조금은 부족하고 홍보 등여러 가지 한계에 부딪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일본군 '위안부' 역사 문학관은 반드시 설립되어야 하기에, 시간이 조금은 걸리더라도 반드시 건립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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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가 길어지는데도 전혀 피곤한 기색이 없는 부산예네 회원 강민아(21) 양과 최은희 교수님. ⓒ 김성엽


     

Q. '굿판'이라고 하면 얼마 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사건 이후로 우리전통문화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위안부 문제를 '굿판'으로 표현하신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는데 이에 대한 대중들의 부정적 시선을 어떻게 극복하실 건지 궁금합니다.
A. 꼭 그런 것만이 '굿판'이 아닙니다. 음악·춤·놀이가 곧 '굿판'입니다. 곧 '굿'은 축제입니다. 꼭 '굿'이 신앙적 의미를 나타내는 것은 아닙니다. 요즘의 '굿'은 신앙적 의미보다는 하나의 축제이며, 그런 것들을 위해 판을 벌리는 것이 곧 '굿'입니다. 작년에는 자갈치시장과 영도대교 근처에서 '굿판'을 하였는데, 올해부터는 부산시와 중구청과 조율해서 행사일부에 포함하여 '굿판'을 하고 싶습니다. '굿판'을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Q. 얼마 전 문화계블랙리스트사건이 터졌습니다. 문화예술인의 한사람으로서 이 사건에 대한 생각과 정권교체가 된다면 차기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이 있습니까?
A. 저도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를 지지선언 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라갔습니다. 하하... 예술은 의식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국가에서 '표현의 자유'는 보장 받아야 하지만 예술은 보다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보장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인이 곧 무당이라 생각하고, 무당은 치유·예언자·제사장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예술인은 수많은 갈등을 표현하고, 삶의 갈등을 표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예술인은 '시대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블랙리스트는 문화예술인을 죽이는 행위입니다. 매우 잘못됐죠. 저도 올해 초 고등학교 친구들과 광화문을 들렀습니다. 역사의 현장에서 하나의 역사를 바라보면서 질서정연하게 집회를 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오히려 정치색을 띠기보다는 문화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대통령은 문화예술인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보장해줬으면 좋겠습니다.

Q. 일본군 '위안부' 문학관이 부산에 가져올 변화에 대한 기대가 있습니까?
A. 사실 일본군 '위안부' 문학관은  대구·서울에도 있고, 몇 군데 있습니다. 하지만, 부산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이 부산항에서 떠났기에 역사적 아픔이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부산항 근처에 문학관을 설립하려 하였으나, 여러 가지 문제로 성사되지 못하였습니다. 부산이 제일 역사적 아픔이 있는 곳으로 앞서 말했듯이 부산에 꼭 설립하여 미래세대에게 역사적 진실을 꼭 알리고 싶습니다. 순수한 민간인이 주도하여 만드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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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역사·문학관 설립 기부 약정서 ⓒ 김성엽


Q. 마지막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전국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시민들과 대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저도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분들에게 감사하기도 합니다. 굉장히 의식이 투철 하다라고 할까. 아직까지 이 문제에 대해 심각성을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남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이라고 생각해주는 것에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할머님들과 조금이나마 아픔을 공유하고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기성세대의 한사람으로서 죄송한 부분이 많습니다.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역사문학관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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