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 할머니 "함부로 태극기 휘날리지 마라"

[3.1절 수요시위] 김복동 할머니, 탄핵 반대 집회 향해 일갈

등록 2017.03.01 17:29수정 2017.03.0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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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시위 참석한 할머니들 98주년 3.1절을 맞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앞에서 열린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1272차 수요집회에서 참석자들이 '2015 한일위안부협정 무효' '일본정부의 공식사죄와 법적배상' '일본군성노예제 범죄인정' '윤병세 외교부장관해임' 등을 요구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수요시위에 참석하고 있다. ⓒ 권우성


"함부로 태극기 휘날리면 안 됩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91) 할머니가 목멘 소리로 말했다. 김 할머니는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을 염두에 둔 듯 "태극기를 양손에 들고 재판관들을 죽인다고 공갈·협박해서야 되겠느냐"면서 "태극기도 날릴 때 날려야 한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1일 제98회 3.1절을 맞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제1272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열렸다. 김 할머니와 함께 이용수(89), 이옥선(89), 길원옥(89) 할머니 등 4명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서울 도심에서는 촛불 집회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예정돼있어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이었다.  수요시위를 주최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한국염 공동대표는 탄핵 반대 집회의 태극기 물결을 겨냥해 "태극기가 잘못 사용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태극기를 손에 들고 "우리는 (그들과) 조금 다르게 만세를 외치자. 2015 위안부합의 원천무효, 만세! 일본은 공식 사과하고 법적 배상하라, 만세!"라고 외치며 제창을 유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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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일본대사관앞 수요집회 98주년 3.1절을 맞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앞에서 열린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1272차 수요집회에서 참석자들이 '2015 한일위안부협정 무효' '일본정부의 공식사죄와 법적배상' '일본군성노예제 범죄인정' '윤병세 외교부장관해임' 등을 요구했다. ⓒ 권우성


이날 수요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1000명의 시민이 함께 했다. 윤병세 외교부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정대협 측은 윤 장관이 "굴욕적인 2015 한일 합의는 물론 최근 일본 정부의 부산 총영사관 앞 소녀상 철거 요구에 협조적인 모습을 취해왔다"며 "자국민의 명예와 인권회복에 가장 앞장서야 하는 의무와 책임이 있는 정부가 무책임한 행보만 이어가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수요시위에 참가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0억 엔을 당장 돌려주고, 그때 윤병세 장관도 같이 보내버리자"라고 말했고,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그때 박근혜 대통령도 같이 보내자"라고 호응했다.

수요시위가 끝난 뒤 정대협 측은 윤병세 장관 해임에 동의하는 5300여 명의 서명을 받은 '국민해임장'을 직접 외교부에 전달하기 위한 행진을 벌였다.

한편, 3.1절을 맞아 평소보다 많은 인파가 몰린 이날 수요시위는 참가자와 시민들의 성숙한 시위 문화로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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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시위 참석한 정운찬, 심상정 98주년 3.1절을 맞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앞에서 열린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1272차 수요집회에서 참석자들이 '2015 한일위안부협정 무효' '일본정부의 공식사죄와 법적배상' '일본군성노예제 범죄인정' '윤병세 외교부장관해임' 등을 요구했다. 정운찬 전 총리와 정의당 대선후보 심상정 의원이 수요시위에 참석하고 있다. ⓒ 권우성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단상에 올라 발언하자, 일부 시민들은 그가 이명박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점을 들어 야유를 보냈다. 정 전 총리가 발언을 마치고 내려오자, 이용수 할머니는 힘내라는 뜻으로 그를 오랫동안 포옹했다. 또한 쌀쌀한 날씨에 할머니들의 건강을 걱정한 한 시민은 따뜻한 음료를 직접 건네는 모습도 보였다.

새내기 대학생인 이유진씨는 촛불 집회와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의 충돌을 우려하면서 "태극기 집회(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도 폭력과 욕설을 일삼지 않는 한도 내에서 그들 나름의 발언과 표현을 할 수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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