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먹는 서양요리는 무슨 맛?

교토 하야트 리젼시 식당에서

등록 2017.03.02 13:47수정 2017.03.02 13:47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1일 저녁 교토시 도잔에 있는 하야트 리젼시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과연 일본에서 먹는 서양식 요리는 무슨 맛일까요? 먹거리 이름이나 요리방법은 서양식이지만 재료는 일본에서 나는 푸성귀나 고기를 사용했습니다.


먹거리는 하루아침에 생겨나지 않았습니다. 오랫동안 사람들이 자연 속에서 살아오면서 얻은 재료를 활용하여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요리를 해서 먹어온 것입니다. 자기 고유의 것이라고 주장하던 것도 멀리 떨어진 다른 곳에서 비슷한 재료로 비슷한 요리를 만들어서 먹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서로 교류를 해왔다는 증거일 수도 있고, 비슷한 재료가 있으면 비슷한 방법으로 만들어서 먹기도 합니다. 날것으로 먹거나 찌거나, 굽거나 삶거나 농도가 강한 것에 묻어놓는 것은 요리의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푸성귀와 참치 고기입니다. ⓒ 박현국


1. 푸성귀와 참치

푸성귀는 양파나 양하를 가늘게 썰어놓고, 무싹을 섞었습니다. 바닥에 보이는 초록색은 완두콩을 갈아서 펼쳐놓았습니다. 참치는 겉만 살짝 구웠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이처럼 겉만 살짝 구운 생선을 다타키라고 합니다. 양파와 양하의 강한 맛이 생선 비린내를 없애주어서 먹기가 부드럽습니다.

프랑스식 양파수프와 빵입니다. ⓒ 박현국


2. 프랑스식 양파수프와 빵


양파수프에는 빵이 섞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뤼예르 치즈(Gruyere cheese)로 맛을 냈습니다. 둥근 식빵은 따뜻해서 먹기가 부드러웠습니다.

리소토와 붉은 포도주입니다. ⓒ 박현국


3.  리소토와 붉은 포도주

리소토(Risotto)는 이탈리아식 쌀 요리입니다. 쌀을 올리브기름이나 버터와 같이 볶다가 반쯤 익으면 육수를 넣으면서 저어 마무리짓습니다. 청경채를 썰어서 넣었으며 위에는 화살꼴뚜기를 구워서 올려놓았습니다.

푸성귀와 고기 구이입니다. ⓒ 박현국


4. 푸성귀와 고기구이

소 등심고기, 느티만가닥버섯버섯, 호박, 붉은고추를 굽고 고기 위에는 유자맛 소스를 끼얹었습니다. 소 등심 고기는 질긴듯 부드러워 먹기가 좋았습니다. 유자맛 소스에는 약간 매운 산초 향이 감돌기도 했습니다.

크렘 브륄레와 바닐라 아이스크림, 그리고 커피입니다. ⓒ 박현국


5. 크렘 브륄레(creme brulee)와 바닐라아이스크림

크렘 브륄레는 프랑스요리로 차가운 크림 커스터드 위에 카라멜을 엊어서 겉을 불로 구웠습니다. 약간 단단한 카라멜의 단 맛과 부드러운 커스터드 맛이 담백합니다.

일본에서 먹는 서양식 요리는 서양요리가 아니라 일본식 서양요리입니다. 어느 곳에서나 같지만 요리는 태어난 곳을 벗어나면 맛이 달라집니다. 맛의 현지화가 진행됩니다. 맛은 혼자 고고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현지 사람들이 좋아하고 먹어야 살아남습니다.

비록 먹거리 이름은 원래 이름으로 적어놓았지만 일본에서 일본 먹거리 재료로 일본 사람 입맛에 맞게 만들었습니다. 강한 맛도 없고, 양이 많지도 않습니다.

친절하게 써놓은 먹거리 종류와 빠진 분들도 많지만 학부 교직원들이 모두 한 자리에서 사진을 박았습니다. ⓒ 박현국


참고누리집> 하야트리전시교토, https://kyoto.regency.hyatt.com, 2017.3.1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서양 먹거리 #고기구이 #푸성귀 #수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4. 4 경찰서에서 고3 아들에 보낸 우편물의 전말
  5. 5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