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한 그릇에 나눈 정, 어느새 3만 그릇

사천시청 무기계약직 노동자 4년째 짜장면 대접 봉사활동... 월 2~3차례 복지시설 등 방문

등록 2017.03.07 12:03수정 2017.03.0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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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짜장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천시청 공공부문 무기계약직 노동자들. ⓒ 바른지역언론연대


무려 3만 그릇.

경남 사천시청 공공부문 무기계약직 노동자들로 구성된 '사천지역시민봉사단'이 지난 4년간 지역의 복지시설과 경로당 등 200여 곳을 돌며 지역민에게 전한 사랑의 짜장면 그릇 숫자다.

지난 4일 동서동 각산골경로당에는 어르신들의 웃음꽃이 피어났다. 한 어르신은 "젊은 사람들이 와서 풍물도 치고, 맛난 짜장면도 만들어 주고 맛나고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날 대접한 짜장면은 150여 그릇. 지역 학생들도 자원봉사에 나서 채소 손질부터 짜장면 대접, 설거지까지 거들었다.

봉사단은 한 달에 2~3번 주말에 짜장면 대접 봉사에 나선다. 전날 밀가루를 숙성시켜 준비하고, 당일 오전 6시부터 솥과 버너, 그릇, 재료 등을 챙겨 오전 6시부터 짜장면 대접 준비에 들어간다. 이어 짜장과 채소와 고기를 듬뿍 넣어 볶고, 김이 무럭무럭 나도록 면을 삶아 정성스럽게 짜장면을 준비한다.

어느 한 곳의 경로당을 방문하면 인근 어르신들도 자연스레 행사장으로 모여 든다. 음식을 준비하는 시간동안 레크리에이션, 풍물 공연 등도 곁들인다. 오전 11시30부터 짜장면을 대접하고, 설거지를 비롯한 뒷정리까지 끝나면 오후 2시가 훌쩍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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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단원들이 짜장을 만들고 있다. ⓒ 바른지역언론연대


사천시청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은 20~30명씩 조를 짜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음식을 준비하는 쪽은 주로 환경미화원과 도로보수원들이다. 현재 봉사단 회원 대부분이 자원봉사 300시간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회원들의 회비를 모아 재료를 구입하고, 식재료와 조리도구 운송을 위한 차량까지 구입했다. 최근 면을 뽑는 기계가 고장 나자, 한 조합원이 사재를 털어 새 기계를 마련하기도 했다.


정대은(사천시 환경미화원) 봉사단장은 "2013년 11월 환경미화원 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봉사활동에 나섰는데, 어느새 4년 가까이 됐다"며 "어디서 왔냐고 하면 열심히 청소하는 환경미화원 등으로 구성된 봉사단이라고 당당히 말한다. 짜장면 한 그릇에 우리네 이웃들이 웃는 모습을 보면 피로가 싹 날아간다. 짜장면이 서로의 마음을 편하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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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에 나선 학생들. ⓒ 바른지역언론연대


각산골 경로당에서 만난 삼천포여중 3학년 서진희 학생은 "친구들과 종종 짜장면에 넣는 채소를 손질하거나 음식을 나르는데 보람 있고, 재밌다"며 "고등학생이 되어도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현찬 공무직 노조지회장은 "매달 2~3차례 봉사활동을 하고, 와룡문화제 때 시식코너를 열어 사람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전하고 있다"며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공무직 노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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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을 드시고 있는 어르신들. ⓒ 바른지역언론연대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짜장면 #봉사 #사천 #환경미화원 #뉴스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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