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평균수명 4년 23일, 이래도 괜찮나요?

수족관 돌고래들, 야생 상태의 13%밖에 살지 못해

등록 2017.03.08 09:49수정 2017.03.0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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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7일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해양테마파크 시월드에 사육 중이던 틸리쿰이라는 범고래가 수퍼박테리아에 감염되어 세상을 떠났다. 틸리쿰의 죽음이 전해지자 전세계 동물보호단체와 환경단체는 틸리쿰의 죽음을 애도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틸리쿰은 2010년 시월드올란도의 조련사 돈 브레드 쇼를 공격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관계당국의 정밀조사 과정을 통해 틸리쿰의 공격성은 30여년간 수조생활에서 겪은 동물 학대 결과로 발생한 것이라고 입증되었다.

가족간 친밀도가 매우 높은 범고래는 가족과 떨어진 채 교감없이 수족관에서 생활하면서 성격파탄에 이르게 되었다고 진단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련사의 사망사건은 돌고래쇼를 위한 비윤리적인 사육방식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었다.

틸리쿰처럼 비윤리적으로 사육당하다 죽어가는 돌고래들이 우리나라에도 있다. 7일 환경운동연합은 기자회견을 열어 "거제 씨월드는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 일본에서 큰돌고래 16마리, 러시아에서 벨루가(흰고래) 4마리를 수입해 총 20마리를 수입했고, 4년도 채 안 된 지금 6마리가 폐사했다"고 지적했다.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서도 10마리의 큰돌고래 중 6마리가 2009년 이후 줄줄이 폐사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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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생태체험관 돌고래 폐사 기록 수입지인 다이지는 돌고래 집단포획지로 세계적으로 매우 유명한 고래잡이가 성행하는 지역이다. ⓒ 환경운동연합


전국 수족관 8곳에 있던 돌고래 총 98마리 중에서 방류된 5마리 이외에 절반이 넘는 52마리가 폐사했고 7일 현재 41마리가 전국 수족관에 남아 있다. 돌고래는 평균 30여년을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국내 수족관에서 폐사한 돌고래 52마리의 평균수명은 4년 23일 밖에 되지 않는다. 30여년의 13%에 불과한 짧은 수명을 살 수밖에 없는 곳이 수족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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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한 돌고래 공연장 돌고래 쇼를 진행하는 모습 ⓒ 이경호


돌고래 보호를 위한 영화 '더코브'에 출연한 시월드 최초의 조련사 릭 오베리는 영화에서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자신이 돌보던 돌고래가 어느 날 슬픈 눈으로 자신을 뚫어지게 응시한 이후 물 속에 들어가 다시 나오지 않았고 돌고래가 자살을 한 것을 직감하고, 그 길로 전세계 돌고래 해방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돌고래는 길잃은 바다표범의 새끼에게 집을 찾아줄 정도로 사회성이 높은 동물이다. 사회성이 높은 동물을 가두어 놓고 조련하여 공연하는 것이 정당한지 한번쯤은 생각해 볼 시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윤리적 사육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지면서 2012년 제주남방돌고래인 제돌이 방사를 시작으로 5마리가 야생으로 돌아갔다. 그럼에도 전국 41마리의 돌고래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공연을 준비해야 한다.

영리하고 사회성이 높은 돌고래는 전세계 바다를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년 이동거리만 수만 km에 이른다. 때문에 돌고래에게 수족관은 감옥이나 다름 없다. 돌고래에게 쇼를 강요하고 이를 즐기는 일은 야만적 발상으로 이제 멈추어야 한다.

이번 돌고래들의 죽음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이 이런 비윤리적인 사육방식에 종지부가 되었으면 한다. 안타깝게 죽어가는 돌고래들의 모습을 반면교사로 삼아 바다로의 귀환이 논의되는 출발이 되기를 바란다.

#비윤리적 사육 #돌고래쇼 #틸리쿰 #시월드 #릭오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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