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과 함께 진정한 봄을 맞이하다

탄핵 인용 이후에도 소녀상을 함께 지키는 이들

등록 2017.03.12 14:32수정 2017.03.1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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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이 인용되고 집을 나서는 발걸음이 가볍다. 소녀상이 부산에 세워진 이후 매주 지킴이 활동을 하고 있지만, 촛불의 진정한 승리를 느끼며 나가는 오늘은 매우 특별한 날이다. 최근까지 보수단체들의 행패로 잡음이 많았지만, 3월 9일 부터 cctv가 설치되고 나니 소녀상의 얼굴에서 더욱 광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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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0일 초량 영사관 앞 소녀상을 지키고 있는 소녀상 지킴이. ⓒ 김민수


초량에 도착하면 항상 반갑게 맞이해 주시는 두분이 계신다. 한분은 학원 버스를 운영하시면서 매일매일 소녀상을 지키러 오신다. 최근에 보수단체 회원과의 추격전으로 인한 후유증에 몇일간 쉬셨지만, "오늘같이 헌정질서가 다시금 세워진 날에는 나와야 된다"라고 하시며 어김없이 소녀상을 보러 오시는 분들께 여러 설명을 드리고 계신다.

또다른 한분 최장수씨도 마찬가지로, 매일마다 보수단체 때문에 불안하다고 하시며 주변을 지키고 계신다. 최장수씨는 "탄핵이 인용되고 이제 윤병세 장관이 사퇴 하는것만 남았다"라고 하며 소녀상 지키는 것이 오늘만큼 뿌듯한 날도 없다고 하신다.

유독 오늘따라 기분이 좋다고 하시며 문득, 소녀상 앞에서 절을 한다고 하신다.

"오늘 기분이 좋네 삼촌, 소녀상에 절 한번 해야겠어. 이리와봐 나 절한다. 세번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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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이 인용된 날 소녀상을 향해 절을 하고 있는 최장수씨(36) ⓒ 김민수


같이 있던 소녀상 지킴이 김성엽씨(26)는 절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뭉클하다고 하며, "12.28 합의가 일어나고 2번째 봄인데 이번년도의 봄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심판이고, 할머님들에게 완벽하진 않더라도 당신들의 마음속에 따뜻한 봄이 스며들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이었지만, 이제 봄이 우리 곁에 오려고 하니 오늘 날은 춥지만 온몸이 뜨끈뜨끈해서 좋다"라고 하며 소녀상을 찾아오는 일본인분들을 반갑게 맞이하신다.


탄핵이 인용되고, 박근혜게이트 적폐청산의 신호탄이 쏘아올려진 날, 찾아오는 시민들도 기분이 좋으신지 많은 선물을 가져다 주셨고, 소녀상을 지키는 분들도 문제해결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을 함께 느꼈다.
#소녀상 #탄핵 #인용 #지킴이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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