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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보호한다던 소청위 "전경원 재징계 이행하라"

[발굴] '징계 취소' 결정 후 공문엔 '재징계 지시' 논란... "월권행위" 지적 나와

등록 2017.03.17 18:31수정 2017.03.1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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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청위가 전경원 하나고 교사에게 보낸 공문. ⓒ 소청위


서울 하나고 공익제보자인 전경원 교사에 대해 '징계 취소'를 결정한 교원소청심사위원회(소청위)가 하나학원에 보낸 공문에서는 "재징계 절차를 이행하라"는 지시를 내린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교권보호'를 위해 활동한다던 소청위가 '황당한 월권행위'를 벌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소청위 "하나학원에 재징계 절차 이행을 통보한 것은 사실"

17일, 소청위가 전 교사에게 보낸 공문(3월 7일자) '소청심사 결정 통지'를 살펴봤더니, 소청위는 "이 결정은 '징계처분의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하는 것"이라면서 "사립학교법과 시행령 규정에 따라 재징계 절차를 이행하도록 피청구인(하나학원)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날 소청위 관계자도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하나학원에 재징계 절차를 이행토록 통보한 것은 사실"이라고 관련 사실을 시인했다.

소청위는 '교원의지위향상및교육활동보호를위한특별법'에 따라 만든 교육부 산하 교권보호 기관 가운데 하나다. 이 기관은 교원들에 대한 억울한 징계를 감경, 취소하는 일을 해왔다.

앞서 지난 2월 22일, 소청위는 전 교사가 하나학원을 상대로 제기한 '해임처분 취소 청구'에서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해임 처분 취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징계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채 징계를 의결한 것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따라 교육계와 언론계에서는 하나재단이 전 교사에 대해 재징계를 할 것인지 신경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소청위가 하나학원에 보낸 공문에서 '재징계절차 이행'을 지시함에 따라 하나학원은 전 교사에 대한 재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하나학원은 지난 13일 전 교사에게 보낸 '복직명령서'에서 "소청위로부터 재징계 절차를 이행할 것을 통지받은 바, 통지사항의 이행을 위해 복직명령서를 수령할 것을 명한다"고 적었다. 소청위 지시에 따라 재징계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전 교사는 "소청위가 서울시교육청에서도 보복징계 장본인으로 규정한 하나학원에 재징계 명분을 줬다는 점에서 통탄스럽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1월 하나학원에 "전 교사에 대한 '해임' 처분은 서울교육청이 인정한 공익제보자에 대한 불이익조치에 해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하나학원은 이 같은 교육청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채 소청위 공문을 근거로 재징계에 나선 것이다.

전 교사는 지난 2015년 8월 27일 서울시의회에 출석해 하나고의 남녀간 성비 조작에 의한 입학 비위사실 등을 폭로한 바 있다.

소청위 "법령과 관례에 따라 통보한 것이라 월권 아냐"

이에 대해 소청위 관계자는 "하나학원에 보낸 공문은 '재징계를 하라'고 월권을 행사한 것이 아니라 법령에 따라 재징계 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통보한 것"이라면서 "이 같은 내용은 법령과 관행, 내부 매뉴얼에 따라 하나학원의 의무를 적법하게 안내한 것이기 때문에 하등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해명과 관련 김행수 전 사립학교개혁국민운동본부 정책국장은 "교권보호에 나서야 할 소청위가 징계 취소를 결정하고도 하나학원에 보낸 공문에서는 '재징계를 하라' 식으로 종용한 것은 어처구니없는 월권행위"라면서 "결정문에도 없는 '재징계 종용' 내용을 실무자가 공문으로 보내는 것 자체가 문제이며, 법원에서도 이렇게 재징계를 종용한 사례는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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