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2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전국단위노조대표자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전국단위노조대표자대회는 박근혜정권이 밀어붙였던 노동악법과 반노동정책을 폐기하고 오는 19대 대선에서 친노동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해 개최됐다. 또, 19대 대선에서 한국노총 지지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조합원 총투표 과정과 방식 등을 전국의 단위노조 대표자들과 공유하기 위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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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노총 전국단위노조대표자대회 한국노총 전국단위노조대표자대회 참석자들이 총투표 성사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이지현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대회사를 통해 "지난 9년간 철저히 사용자편에 섰던 정권은 노동조합을 와해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2천만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데 골몰했고, 그 과정에서 노동조합을 철저히 배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명박, 박근혜 정권은 타임오프제와 복수노조를 악용하여 노동조합을 약화시켰으며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무력화 시켰을 뿐만 아니라 임금피크제와 성과연봉제를 통해 세대간 갈등을 유발하고 성과를 가장하여 우리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고 해고를 일상화했고, 단체협약 시정명령을 통해 노사자치주의를 부정하며, 취업규칙 변경으로 '쉬운 해고'라는 칼자루를 사용자에게 넘겨주고자 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자와 국민의 촛불혁명으로 비민주적 정권을 끌어내린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며 "우리 노동자와 서민대중의 힘으로 반노동자 정권을 끝장내고, 노동의 가치를 이해하고 노동자들을 존중하는 친노동자 정권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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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회사를 하고있는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 김주영 한국노총이 대회사를 하면서 친노동자정권 수립을 외치고 있다 ⓒ 한국노총
대선 후보들에게도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세계에서 가장 발달된 복지국가인 스웨덴을 만들었던 에를란데르 총리의 파트너이자 가장 든든한 지원자가 스웨덴 노총이었다는 점을 항상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많은 공약을 하고 있는데, 핵심은 일자리라는 점을 분명히 기억해 달라"며 "자본이 노동을 몰아내고 일자리를 뺏는 정책이 아니라 IT와 노동의 협업과 조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한 노정간의 상시적 대화채널을 구축하는 한편 이를 법률로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석한 대선후보들의 정견발표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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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노총 전국단위노조대표자대회에 참석한 대선후보들 왼쪽부터 문재인, 이재명, 유승민, 심상정 ⓒ 이지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노동변호사가 된 후 30여년가량 노동자들과 함께 했다"며 "새 정부는 노동자의 편에서 노동자의 눈으로 정책을 만들어 실천하고, 경제성장을 이유로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노총이 제시한 일자리 창출 방안에 대해 "좋은일자리가 바로 '복지'라며 공공부문에서 80만개의 일자리,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5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덧붙였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원초적 불평등의 뿌리인 비정규직 입구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며 "상시지속적 일자리, 생명안전 관련 일자리는 정규직 채용을 원칙으로 하고, 동일기업 동일사업장 내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법제화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재명 후보는 "친노동자정권이 아니라 노동자정권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며 "이재명은 노동자 그 자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재명 후보는 "성장의 결과를 자본들이 모두 차지하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몫을 늘려야 가계소득이 늘어나고 구매력이 올라가 경제가 성장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자들을 탄압해서 하향평준화 하는 것이 이 나라 정부"라며 "정부는 노동자들의 일자리의 질을 높이고 더 많은 노동소득을 가져가게 해야 하며, 노동부는 노동을 탄압하는 곳이 아니라 보호하는 곳이라야 한다"고 정부 정책기조의 획기적 변화를 공약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재벌이 지배하는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평생을 고민한 사람으로 친노동자후보의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되면 앞으로 5년 동안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서 5년 임기를 바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동일노동·동일임금, 차별금지를 10년 이상 주장해왔는데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며 "지속적이고 상시적인 일자리는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 없도록 대기업과 재벌을 규제하고, 기업들이 간접근로로 도망 못가도록 하는 것을 포함해서 비정규직 총량제를 도입하고, 칼 퇴근법, 최소휴식시간 보장, 돌발노동 금지 등의 공약을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앞서 두 번의 정권교체가 있었지만 변한 것이 없다"며 "보수정부나 민주정부나 모두 친재벌 정부였다"고 비판했다. 심상정 후보는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을 비용으로 취급하고 노동자들을 뒷전으로 모는 노동홀대 정책을 끝내야 한다"며 "그것을 이룰 사람은 진짜 뼈 속 깊이 노동자 후보인 심상정"이라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이제 한국노총 동지들과 함께 친노동개혁정부를 만들어서 돈이 실력이 아니라 땀과 노동이 실력인 사회를 반드시 만들겠다"며 "정권교체는 이미 시민들이 다 이뤄놨고, 이 판에 숟가락만 올리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날 대회에 참석한 3500여명의 대표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19대 대선에서 노동을 이해하고 노동의 가치를 구현하는 친노동자정권을 수립하기 위해 하나된 목소리, 단결된 실천으로 100만 조합원 총투표를 반드시 성사시킬 것 △한국노총의 지침에 따라 전 조직의 역량을 총동원하여 조합원 총투표로 결정된 대선 지지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전개할 것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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