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 초입에는 공세리 성당이 있다

아산시 인주면에 위치한 공세리 성당, 꼭 한번 가보시라

등록 2017.04.18 16:51수정 2017.04.1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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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세리 성당의 모습이다. 작은 성당에도 꽃이 피고 봄이 내려 앉아 아름 다운 빛깔을 더하고 있다. ⓒ 이재환


공세리는 충청남도 내륙의 포구 즉, 내포가 시작되는 삽교천 일대의 작은 마을이다. 이 마을에는 너무나 유명해서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곳이 있다. 공세리 성당이 바로 그곳이다.

공세리 성당은 삽교천과 아산만 방조제 사이에 있다. 이 두 개의 거대한 방조제는 바다를 갈라놓으며 마치 인간의 토목 기술이라도 뽐내고 싶은 듯 우쭐한 모습으로 서 있다. 공세리 성당은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자리 잡고 있다.


서울에 살 때는 공세리 성당이 아산시 인주면에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예산군- 합덕- 삽교천 방조제-39번국도-서울. 삽교천 방조제 인근에 있는 공세리는 귀경길에 늘 지나던 곳이다. 

18일 오전 공세리 성당을 찾았다. 필자가 살고 있는 홍성에서는 자동차로 50분 거리에 있다. 평일인데도 관광객들이 꽤 많았다. 한 아마추어 사진작가는 성당의 모습을 사진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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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세리 성당에 올라가는 길이다. 길이 참 아늑하고 예쁜 느낌이다. ⓒ 이재환


관광객 김아무개씨는 "벚꽃이 피면 참 예쁜 성당인데, 벚꽃이 벌써 다 져서 아쉽다"고 말했다. 김 씨의 말처럼 벚꽃은 이미 지고 거의 없었다. 하지만 성당으로 올라가는 길은 붉은 꽃에 둘러싸여 아담하고 아늑한 모습을 자아냈다. 

작은 성당들은 비록 인공적이기는 하지만 좀처럼 자연과 맞서려 하지 않는다. 어린 시절에는 삽교천 방조제나 아산만 방조제를 지날 때마다 자연을 압도하는 웅장함에 감탄사를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방파제의 웅장함에 감탄사가 나오기보다는 자연에 무한정 맞서려는 인간의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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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세리 성당에는 신유-병인 박해 때 순교한 32인을 기리는 '삽십이위 순교자 헌양비'가 세워져 있다. ⓒ 이재환


성당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다가 비석 하나에 눈길이 갔다. 충청남도에 있는 오래된 성당 인근에는 천주교 신자들의 순교 터가 많다. 공세리 성당에도 1801년 신유박해부터 1866년 병인박해까지 국가로부터 죽임을 당했던 32인의 순교자를 기리는 비가 세워져 있다.


비록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종교적인 사유로 죽어간 이들을 위해 세운 비석을 볼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큰 틀에서 볼 때 천주교 박해 또한 국가가 민중을 억압하고 살해한 역사로 읽히기 때문이다.

갑자기 분위기가 무겁다. 분위기 전환에는 따뜻하고 향이 좋은 차가 도움이 되곤 한다. 공세리 성당 앞에는 마을 주민들이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하는 카페가 있다. 카페 이름은 '공세리 이야기'이다. 카페에서 마신 대추차의 진한 향기가 꽤 오랫동안 뇌리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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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세리 이야기 카페에서 마신 대추차. 그 향이 참 진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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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세리 이야기는 충남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 주민들이 마을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하는 카페이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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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세리 이야기 카페의 내부 모습. 카페에는 책이 진열되어 있다. ⓒ 이재환


#공세리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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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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