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님, 유치원 설치 좀" 경호원에 막힌 외침

남대문시장 유세서 '피켓시위' 마주쳐... 안철수 "여성가족부, 성평등인권부로 바꿀 것"

등록 2017.04.20 19:16수정 2017.04.20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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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제19대 대통령 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상인들을 향해 유세를 펼치는 가운데 2017대선주권자행동 회원들이 안 후보를 향해 손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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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0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유세하는 동안 '2017대선주권자행동' 회원 10여 명과 마주쳤다. 이들은 '사드 없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등 안 후보에게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있었다. 이들은 "안 후보님, 여기 좀 봐달라"는 등 외쳤지만, 외침은 주변 경호원들에 막혀 안 후보에 전달되지 못했다. ⓒ 유성애


"안철수 후보님, 사드 없는 평화로운 나라에서 살고 싶어요."
"국공립 유치원 보내고 싶어요. '단'순합니다, '설'치만 해주세요, '유치원.'"
"국정원 개혁 안 한다는 사람 누굽니끄아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0일 오후 유세를 위해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 방문한 가운데, '사드 배치 반대' 등을 외치는 시민들과 마주쳤다.

전국 384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2017대선주권자행동' 회원 10여 명이 그 주인공이다. 촛불 모형으로 만든 가면을 얼굴에 쓰고 나타난 이들은 안 후보 유세가 한창이던 오후 4시 10분께, 남대문 시장 한복판에서 안 후보에게 요구하는 내용들이 담긴 피켓을 펼쳐 들었다.

여기에는 '사드 배치 반대'였다가 최근 '사드 찬성' 쪽으로 입장이 바뀐 안 후보를 겨냥한 듯 "사드 없는 평화로운 나라에서 살고 싶다"라는 문구와 '대형 단설유치원 신설 자제' 논란을 겨냥한 "유치원 설치만 해달라", "국공립 유치원 보내고 싶다"는 등 내용이 써 있었다.

이들은 "안 후보님, 여기 좀 봐주세요", "공약 좀 해주세요"라고 곳곳에서 외쳤지만, 외침은 곧 검은 양복을 입은 경호원들에 막혀 안 후보에 전달되지 못했다. 경호원 전용 무전기 이어폰을 양쪽 귀에 낀 이들은 시위자들을 향해 "피켓 뺐어", "저 사람들 막아"라며 접근을 차단했다.

주변에는 안철수 후보를 보려는 상인·시민 200여 명도 몰려든 상황이었다. 안 후보는 남대문 시장 안에 자리한 만둣집, 안경집 등을 방문하며 상인들과 악수하는 등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경호원들에 막혀 있던 시민단체 회원들은 결국 안 후보 유세 연설이 진행되는 내내 행사장 뒤편에서 피켓을 들고 있었다.

시위에 참여했던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오마이뉴스>와 만나 "저희가 피켓을 들고 문재인 후보, 심상정 후보 유세 현장에도 갔었다"며 "그 두 분(문재인·심상정)은 오히려 반겨줬는데 여기는 좀 (반응이) 사납다. 공약에 자신이 없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국정원 개혁 Ahn(안)할Lab(랩)' 등 안 후보를 겨냥한 듯한 문구에는 "후보마다 (우리가) 전하는 내용이 다르다. 후보가 미진한 점에 대해 꼬집는다'라며 "칭찬만 할 수는 없지 않나"라 말했다. 촛불 모형 가면에 대해서는 "촛불 대선의 민심을 잊지 말라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안철수, 문 후보 겨냥한 듯 "여성가족부, 성 평등 인권부로 바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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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손 잡으며 지지 호소하는 안철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열린 ‘민생이 최우선입니다’ 유세에서 유권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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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남대문시장 유세 "미래를 여는 첫번째 대통령이 되겠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민생이 최우선입니다’ 유세를 펼치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유성호


밝은 초록색 국민의당 점퍼를 입고 온 안철수 후보는 이날 남대문 시장에서 시민들과 만나 인사하며 손가락으로 본인의 대선 기호를 뜻하는 '3'을 만들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한 지지자는 꽃다발을 안 후보에게 건네기도 했고, 그를 지지하는 한 남성은 큰 목소리로 "안철수 보려고 두 시간을 기다렸다. 안철수가 대통령이 돼야 대한민국이 바뀐다"라며 두세 번 외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유세 연설에서 미래와 청년, 여성 등 키워드를 강조했다. "20년 미래 먹거리, 미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50대 젊은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임금 격차와 경력 단절 등 우리나라 여성 차별은 심각한 수준이다. 여성에 대한 차별을 없애야 한다. 여성가족부를 성 평등인권부로 바꿔 성 평등 사회 실현에 앞장서겠다"라는 설명이다. 

특히 "성평등 사회에 앞장서겠다"라는 등 '여성' 관련 발언은 같은 날 오전, 여성 외모를 평가하는 부적절한 발언을 해 '외모 품평' 논란을 빚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한 비판으로 읽힌다(관련 기사 : 문재인 "북한 응원단, 자연미인이라더니 성형도...").

또 안 후보는 "저 안철수는 국민만 믿고 여기까지 왔다. 압도적 지지로 저를 선택해 달라"며 "50대 젊은 도전자, 저 안철수가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의 혁신 국가로 만들겠다. 미래를 여는 첫 번째 대통령이 되겠다"라고 약속했다.

시장에서 20여 분간 상인·시민들과 만나고, 유세 차량 위에서 10여 분간 연설한 안 후보는 이날 남대문 청년위원회가 미리 준비한 대형 초록색 바람개비를 손에 들고 환히 웃으며 사진을 찍는 것으로 유세를 마무리했다.

유세장에는 '떴다 떴다 비행기' 동요를 개사해 만든 "떴다 떴다 안철수, 높이 높이 날아라 우리 안철수" 노래가 울려 퍼졌다. 마이크를 든 사회자는 "이게 바로 안철수의 바람이다, 안철수 바람을 일으키자"라며 "5월 9일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은 누구인가"라고 물었다. 현장에 모인 200여 명 청중은 큰 목소리로 "안철수"라고 외치며 화답했다.

앞서 안 후보는 '장애인의 날'을 맞아 오후 2시께 서울 여의도 한국장애인식개선센터 이룸센터를 방문했다. 그는 여기서 "장애 특성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해야 한다. 자립은 물론 문화예술 활동 참여 지원 등을 통해 삶의 질을 대폭 높여야 한다"라며 "가중적 차별을 받고 있는 장애인 여성의 인권 보호·권익 증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안철수의 안심(安心)복지' 첫 번째인 어르신 복지 공약에 이어, 장애인 자립생활 지원 등 내용이 담긴 장애인 복지공약을 발표했다. 안 후보는 오는 21일 울산과 부산 지역, 22일 경남 창원 지역을 방문해 지역 시민들과의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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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남대문시장 유세 "미래를 여는 첫번째 대통령이 되겠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민생이 최우선입니다’ 유세를 펼치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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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유권자를 안아주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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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을 찾아 거리유세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시장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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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제19대 대통령 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안철수 #여성가족부 #안철수 유치원 #단설유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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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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