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이 교가에 나오는 이유가 있었네

가야구곡 중 4곡 석문담과 7곡 와룡담을 가다

등록 2017.04.24 11:44수정 2017.04.2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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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이 아니다. 가야산이다. 석문담에 석양이 비치고 있다. 바위 사이로 흐르는 계곡이 참 아름답다. ⓒ 이재환


가야구곡중 4곡인 석문담. 계곡에서 물장구를 쳤을 아이들이 모습이 상상이 된다. 위에 있는 석문담 사진의 반대편 모습이다. ⓒ 이재환


'가야산 맑은 정기 한내로 흘러 기름지게 펼쳐진 푸른 구만벌'
'가야산 줄기줄기 정기가 어려 매헌의 충의정신 꽃피는 터전'

고덕중학교와 덕산면 시량초등학교의 교가이다. 가야산은 그 주변에 있는 초중고 교가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예산지역에서 이 산은 그만큼 명산으로 통한다. 


충남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 일대의 가야구곡길에는 계곡과 폭포가 유명하다. 가야산은 철탑 공사와 저수지 축조 공사로 일부 훼손된 구간이 있기는 하지만 가야산은 여전히 특유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김영우 내포문화숲길 사무처장은 "가야산은 화내며 올라갔던 사람도 웃으며 내려오는 산이다"라고 말했다. 곳곳에 숨은 비경이 많아 눈이 즐거워지기 때문이다.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귀촌을 한지도 1년이 지났다. 사실, 고향인 예산에 살 때도 가야산은 그저 멀리서 바라만 보았을 뿐 제대로 탐방할 기회가 없었다. 당연히 가야산에도 계곡과 폭포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먼 옛날 조선 사람 윤봉구(1681-1767)는 가야산 계곡 9곳에 일일이 이름을 붙였다. 그것이 바로 가야구곡이다.  

지난 21일. 가야구곡 중 가야4곡인 석문담과 상가리 저수지에 있는 가야7곡 와룡담을 방문했다. 가야4곡인 석문담은 의외로 야트막한 평지에 있다. 논과 낮은 산자락 사이의 골짜기에 숨어 있어 찾기가 어려운 것이다.


실제로 석문담의 위치를 잘 알고 있는 김영우 사무처장의 안내가 없었다면 그곳에 계곡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을 것이다. 석문담에는 물이 넘쳐흘렀다. 희고 깨끗한 바위 사이로 흐르는 물소리가 경쾌하게 느껴졌다.

계곡 아래는 생각보다 꽤 깊어 보였다. 동네 개구쟁이들은 석문담 계곡에서 해가는 줄도 모르고 물장구를 쳤을 게다.

상가리 저수지에 있는 와룡담 폭포이다. 물줄기가 시원 스럽게 내려오고 있다. ⓒ 이재환


최근 토사가 걷히면서 바위에 새겨진 와룡담이란 글자가 드러났다. ⓒ 이재환


곧장 남연군(흥선대원군의 아버지)묘를 지나 상가리 저수지에 있는 가야7곡 와룡담을 방문했다. 와룡담은 최근 바위에 새겨진 와룡담 문구가 발견되기도 했다. 와룡담 주변은 저수지 축조공사로 물길이 막혀 토사가 쌓여 있다.

와룡담 아래 바위는 토사에 덮여 그 자태가 확인되지 않는다. 그래도 폭포만큼은 여전히 힘차게 흐르고 있다. 이처럼 가야산 곳곳에는 숨은 비경이 많다. 하지만 가야산의 일부 구간은 개발이란 명목 아래 훼손된 상태이다. 가야산은 인간의 거친 손길보다는 따뜻한 눈길과 보살핌이 필요한 듯 보였다.

상가리 저수지이다. 멀리 철탑이 보이는 산이 가야산이다. ⓒ 이재환


#상가리 #예산 #가야구곡길 #윤봉구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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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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