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안철수 정계 은퇴 해야"

[2017 대선, 오장박이 간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총괄본부장

등록 2017.05.10 06:37수정 2017.05.1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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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안철수 정계 은퇴해야" '오마이TV - 2017대선, 오장박이 간다'는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TV 스튜디오에서 제19대 대통령 선거 개표 생방송을 진행했다. 이 영상은 이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총괄본부장의 인터뷰를 담고 있다. ⓒ 김혜주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오마이TV <2017 대선, 오장박이 간다!>'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2017 대선, 오장박이 간다> 개표방송
■ 채널 :
오마이TV웹 http://omn.kr/tv
유튜브 http://omn.kr/fjo3
■ 진행 : 장윤선 오마이TV 방송국장
■ 출연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총괄본부장

아래는 9일 장윤선 오마이TV 방송국장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총괄본부장의 인터뷰 내용이다.

<2017 대선, 오장박이 간다> 개표방송

장윤선 : 출구 조사 결과, 문재인 후보가 압도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송영길 : 여론조사 민심이 그대로 나왔다고 봅니다. (문재인 후보가) 45%를 넘기기를 바랐지만 40% 넘긴 것도 대단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사실상 1여 4야의 구도 아닙니까? 홍준표 후보가 사실상 여당이고, 나머지는 다 탄핵에 동참한 야당 세력입니다. 여당에서 바른정당도 탈당했기 때문에 야당이 된 것이고요. 논리적으로는 야당이 4개로 분열돼서 1개의 여당과 싸운 겁니다. 특히 (민주당이) 국민의당과 분열됐음에도 40%를 넘어서 이겼다는 것은 그만큼 민주개혁 역량이 성장했다는 겁니다. 촛불을 통해 각성했고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 높아졌다고 봅니다.

장윤선 : 촛불부터 시작해서 탄핵 국면에 이르렀을 때는 '자유한국당이 사실상 퇴출당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홍준표 후보에 의해서 되살아난 측면도 있고, 당내에서는 개표가 완료되면 '30%까지 득표할 것이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같은 보수의 복원, 친박의 복원은 어떻게 보십니까?
송영길 : 그만큼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냉전적 비자유민주주의 세력이 남아있고요. 이걸 보수로 칭하면 안 된다고 봅니다. 보수라면 무언가를 지켜야 할 가치와 철학이 있어야 하는데. 보수주의의 핵심은 법치입니다. 법치라면 헌법적 가치를 지켜야 하는 것인데. 홍준표 후보는, 본인도 뇌물수수 혐의 재판 중에 있습니다. 또 헌재가 판결한 걸 '수용할 수 없다'면서 자기가 집권하면 박근혜를 사면한다는 말도 합니다. 반헌법적인 것입니다. 이런 것을 제대로 규정하지 못한 우리의 부족함도 있었다고 봅니다.

장윤선 : 큰 틀에서 보면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가 합쳐서 30% 이룬 것은 보면, 여전히 심판받지 않은 보수가 또다시 견고한 틀을 형성해 진보가 경쟁하는 것 아닌가 하는 평가도 있습니다.
송영길 : 그렇게도 보이지만 (유권자의) 7.1%가 유승민 후보와 바른정당을 지지한 것은 탄핵에 찬성한 긍정적 의미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탄핵에 반대한 표와 탄핵에 찬성한 표를 합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비록 바른정당이 7.1%를 얻었지만 소중한 씨앗입니다. 이러한 건강한 보수 세력이, 보수라고 칭하기도 부끄러운 세력과 한국 매카시즘에 빠진 냉전적 지역주의 세력을 대치해야 한다고 봅니다.


장윤선 : 홍준표 후보가 TK에서 1등을 차지했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2등을 했습니다. 호남에서 문재인 후보가 선전했는데, 안철수 후보는 상당히 잃었습니다. 이점은 어떻게 보십니까?
송영길 : 지금까지 (호남에서) 문재인 후보에 대한 반문 정서는 문재인 불가론이었습니다. 문재인 불가론은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문재인 자체가 싫은 것도 있지만, 문재인으로 정권교체가 안 될 것이라는 의견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친문세력이 대선에서 안 되는 후보를 패권으로 또 세울 것이라는 것이 국민의당이 내세운 창당 이념이었습니다. 그런데 촛불 정국에서 문재인 후보로 정권교체가 가능하고, 가장 지지도가 높은 후보로 확인됐습니다. 문재인 불가론 요소 중에 정권교체가 불가할 것이라는 논리가 성립되기 어렵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문재인이 싫다는 정서만 남은 건데, 반문 정서가 축소됐습니다.

또 햇볕정책을 확실히 계승하겠다는 문재인 후보와 승계 여부를 말도 못 하는 안철수 후보, 사드에 관해 말도 못 하는 안철수 후보와 5.18을 계승하려는 문재인 후보, 이것을 당헌당규에서 빼려다 집어넣은 후보. 과연 누가 진정으로 호남의 정신을 계승하는 후보인가에 대해 가려지면서 (안 후보에 대한) 민심이 이탈했다고 봅니다.

장윤선 : 이후에 국민의당의 운명은 어떻게 보세요?
송영길 : 저는 국민의당은 연정으로 가야 한다고 봅니다. 안철수 후보는 사실상 정계은퇴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의원직도 사표를 냈고, 3등으로 졌는데 당연히 저 같으면 더이상 정치를 할 명분도 근거도 없다고 봅니다.

저는 안철수 후보가 지난번 노원구 출마할 때부터 이상했습니다. 김무성 대표와 부산 영도에서 싸웠다면 지도자로 성장했을 겁니다. 비겁하게 민주당 강세 지역구에 와서 민주당 후보가 사실상 출마 못 하게 했습니다. 이것은 새롭게 영남 보수주의 끊으려는 노무현의 길과 정반대의 길을 걸어 왔기 때문에 야권을 분열하는 것이지 확장하는 것과는 분명히 다르다고 봅니다. 안철수 없는 국민의당은 저희 민주당과 연정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장윤선 : 안철수 후보는 정계 은퇴를 해야 하고, 안철수 없는 국민의당과는 합쳐야 한다는 뜻인가요?
송영길 : 합친다기보다는, 합쳐지겠어요? 같이 연립정부의 모습으로 협력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어차피 국회에서 내각을 구성하려면 같이 상의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겁니다.

장윤선 : 새로운 협치의 대상으로 국민의당을 생각한다고 이해하겠습니다.
송영길 : 어차피 민주당이 국회 과반수의 지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기에 민주당과 정의당, 국민의당의 연대전략이 계속 관철돼야 한다고 봅니다.

장윤선 : 과거에는 지역대결 구도가 뚜렷했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고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촛불 이후에는 지역구도가 상당히 사라졌다고 볼 수도 있는 반면에, 안상수 자유한국당 공동선대위원장은 호남지역에서 홍준표 후보가 1~2%의 지지에 머물기 때문에 지역구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점은 어떻게 보세요?
송영길 : 그것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른데요. 호남 지역의 위대한 민주개혁 의사가 표현된 것이라고 봅니다. 어떻게 국정농단 세력을 옹호하고 헌법재판소의 세력을 부인하는 세력을 찍어주겠습니까? 찍은 사람이 오히려 이상한 지역주의라고 봅니다. 안 찍는 게 정상적인 판단이고요. 찍어준 게 오히려 지역주의라고 봅니다.

장윤선 : 지역주의가 상당히 해소된 선거라고 보시는 거죠?
송영길 : 그렇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도 이런 현상은 불가했습니다. 바른정당을 제외해도 국민의당, 정의당, 민주당 등 야당이 모두 다 출마했는데 이겼다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촛불 혁명의 성과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장윤선 : 22일간의 선거운동 과정에서 유권자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요구는 무엇입니까?
송영길 : 적폐청산이라는 공정한 대한민국 만들어달라는 것과 경제적인 위기와 양극화가 심화되기 때문에 힘들어 못 살겠다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못 살겠다 갈아보자는 구호가 형성될 만큼 힘든 상황입니다. 이런 문제를 풀어야 하고요.

전쟁위기로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는 북핵 문제와 중미 간 갈등 속에 대한민국의 위상과 자주적 공간을 확보해서 우리 한반도 문제가 외국 강대국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고 통제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나라다운 나라, 주권국가다운 대통령을 만들어 달라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장윤선 : 이번 대선에서 막판 악재로 떠오른 것이 있다면 (자유한국당이 문제 제기한) 문용식 가짜뉴스대책단장의 PK 패륜 집단 발언일 것 같은데요. 막판 표심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다고 보십니까?
송영길 : 글쎄요. PK 표가 생각보다 안 나온 것을 보면 영향 미쳤다는 고민도 하지만, 오히려 그 발언 자체의 취지가 홍준표 후보가 장인어른이 결혼을 반대했다고 26년 동안 집에도 못 오게 하고 영감탱이라고 하고 용돈을 장모에게 주면서 장인어른과 나눠쓰면 주지도 않겠다고 하고, 어버이날을 맞이해 이것이 패륜적인 모습이라고 지적한 것이 같이 상쇄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봅니다.

장윤선 :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5명의 후보가 뛰었는데요. 문재인 후보를 제외하고 가장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후보는 누구였습니까?
송영길 : 저는 당연히 심상정 후보가 잘했다고 봅니다. 후보마다 각각의 장점이 있었는데 홍준표 후보는 자신들의 지지층에 맞는 말을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언어능력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홍준표 후보가 여러 결함이 있음에도 기여했다고 봅니다. 유승민 후보는 경제현상에 대해 재원조달 등이 돋보였는데. 단지 사드 배치와 관련해 대해 너무 보수적으로 하다 보니 저로서는 그 점이 너무 실망스러웠습니다. 또 그렇게 합리적인 분이 중국과의 관계를 냉전 시대 관점으로 바라보니 어떻게 경제를 살릴 것인지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었고요.

안철수 후보는 4차 산업혁명과 말을 많이 했는데, 그렇게 로봇 시대로 가면 서울대 의대 나오고, 바이러스 연구한 사람들은 일자리가 생길지 모르지만, 일반 서민들은 국가가 (일자리를) 케어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너무 MB식으로 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처음에 제기한 새 정치 이미지가 탈색된 거 아닌가 합니다.

장윤선 : 끝으로 우리 국민들에게 한 말씀 하시지요.
송영길 : 너무너무 감사드리고요. 저도 문재인 캠프에 들어와서 3개월 뛰었는데, 제 아내가 '자기 선거보다 열심히 뛴다'고 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열심히 뛰었습니다. 물론 문재인 후보에 대한 애정이 있었지만, 우리 국민들에게 너무너무 죄송했습니다. 문재인 후보도 많이 책임을 느끼고 반성했습니다. 우리 당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비판하면, 반대쪽에서 말합니다. '그때 떨어져서 박근혜 정권을 왜 만들었냐'라고요. 그렇게 반문하면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런 아픔을 또 겪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정권교체를 못 하면 다 은퇴할 생각을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이번에는 놀라울 정도로 열심히 했습니다. 옛날에 문재인 지지자들이 2012년과 비교해 눈물이 날 정도로 우리 당 국회의원들에게 감사 표시를 했습니다. 송영길 보니, 매번 문재인 비판만 했는데 다시 봤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저희가 누구 한 사람의 팬클럽이 아니라 적어도 당에 대한 애정을 갖고 키워온 사람들입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고 경선 때 부딪힐 수 있지만 우리는 대의에 하나로 뭉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민주당이 많이 성숙했다고 봅니다.

장윤선 : 취재기자들이 보기에도 2012년과 확연히 차이를 보여 선전이 있었다고 봅니다. 
송영길 : 고맙습니다.

장윤선 :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캠프의 송영길 총괄본부장과 함께 했습니다.

#송영길 #문재인 #안철수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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