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가 거의 없는 산소힐링의 섬, 쓰시마를 거닐다.

점심시간 놀면서 매와 식사를 같이하다.

등록 2017.05.13 19:17수정 2017.05.13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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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저녁식사를 위해 우리들은 다시 이즈하라로 갔다. 자주 가는 초밥 집에 단체예약을 해둔 관계로 도착하자마자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맛있는 생선요리와 함께 맥주까지 한잔하고는 오늘의 여독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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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쓰시마 이번 여행의 리더 고광용 선배와 함께 기념촬영 ⓒ 김수종


그리고는 천천히 걸어서 숙소가 있는 시청 앞 호텔로 갔다. 비가 조금 오는 날씨라 약간은 서늘했다. 내가 대표로 호텔 안내 데스크로 갔다. 안내 직원이 "다들 금연실로 독방 24개입니다. 카드열쇠와 명단은 여기 종이에 있고, 여권을 복사할 수 있도록 전부 제출해주세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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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쓰시마 초밥 ⓒ 김수종


나는 "금연실과 흡연실이 따로 있느냐?"라고 물어보았다. "예, 저층은 금연실이고, 고층 일부는 흡연실입니다."라고 했다. '아직도 일본 호텔에는 흡연실이 있구나!' 놀랐다. 하기야 식당에서도 흡연이 가능한 곳이 많은 나라라 나로서는 용납은 안 되었지만 대충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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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쓰시마 호텔 방의 재떨이 ⓒ 김수종


아무튼 방별로 열쇠를 나누어주고, 여권을 복사한 다음 돌려주고는 나도 방으로 들어갔다. 일단 샤워를 했다. 비를 맞아서 조금 춥다. 감기에 걸릴까 걱정이다. 잠시 쉰 다음, 후배 서연이랑 호텔 앞 마트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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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쓰시마 고이노보리 잉어 초콜릿 ⓒ 김수종


어린이날을 기념하여 '고이노보리(鯉のぼり)'의 잉어(鯉)가 인쇄된 초콜릿을 사려고 했지만, 물건이 없어서 구매는 못했다. 그래서 과자와 음료 및 술을 두 어병 사서 방으로 돌아와 한잔했다. 공기가 맑은 곳이라 그런지 피곤했지만, 이내 기분 좋은 밤이 되었다.

두어 번 열쇠를 방안에 두고 외출한 사람들을 위해 1층 프런트(front)를 오가기도 하고, 전화를 해주기도 하다 보니 잠을 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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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쓰시마 아침은 빵과 커피로 ⓒ 김수종


6일(토) 아침이 밝았다. 식사는 1층 로비 겸 식당에서 7시부터이다. 조금 늦게 내려갔더니 벌써 줄이 엄청나다. 십 분을 기다려서 배식을 받아, 십오 분 정도 식사를 했다. 나는 빵과 커피, 된장국을 적당히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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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쓰시마 D호텔의 정원이 좋다 ⓒ 김수종


식사를 마치고는 잠시 쉬었다가 오전 9시에 단체로 버스에 올랐다. 인근에 있는 D호텔로 갔다. 동쪽으로 전망이 좋은 곳이다. 풀밭을 걷기도 하고 차를 한잔한 다음, 이웃에 있는 조선통신사 황윤길 선생의 현창비로 갔다. 지난 2011년에 세워진 작은 비석이다. 나는 추모기도를 한 다음 주위를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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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쓰시마 통신사 황윤길 선생 현창비 ⓒ 김수종


임진왜란 직전에 통신사로 와서 일본의 조선침략을 예언했던 선생의 비석이다. 나름 전망이 좋은 터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을 위안으로 삼고는 아래로 내려왔다. 이제 천천히 마트로 이동하여 각자 점심 도시락을 구매한 다음, 북섬으로 이동했다. 

우선 붉은 색의 '만제키바시(万関橋)'를 통과한다. 남섬과 북섬을 구분하는 다리다. 지난 1900년 일본해군이 함대의 통로로써 인공적으로 굴착한 해협에 다리를 세웠다. 이는 현재 둘로 나뉘진 쓰시마를 이어주는 교통의 요지가 되었다.

만조 시 조류는 여러 겹의 소용돌이를 만들어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경관은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현재의 다리는 3번째 만들어진 것이다. 당초 1900년에 완성된 첫 다리는 옛 일본해군에 의해 건설된 철교로 길이 100m, 폭 5.5m, 높이 약 36m였다.

이후 1956년에 완성된 두 번째 다리는 낙도진흥법에 따라 완성된 아치형 철교이다. 길이 약 81m, 폭 5.5m, 높이 약 30m로 이 다리의 완성으로 대형버스가 섬을 연결하는 중요한 교통수단이 되었다.

현재의 다리는 지난 1996년에 완성되었다. 전체 길이 210m, 폭 10m로 섬 전체의 도로망도 정비되어 남북을 연결하는 심리적 거리도 가까워졌다. 좌우에 작은 휴게소와 식당 및 공원 등이 있어 관광지로 손색이 없는 곳이다. 정말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이 과히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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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쓰시마 작은 배가 드나 들던 곳 ⓒ 김수종


이어 조금 더 올라가서 북섬의 아래쪽에 있는 '고후나코시(小船越)'로 갔다. 고후나코시 주변은 섬에서 가장 저지대이다. 폭도 174M로 좁다. 운하가 없던 시절에 어부들은 작은 배를 도구와 인간의 힘으로 들어서 동서로 밀어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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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쓰시마 아소만의 깊은 곳 ⓒ 김수종


6세기에는 백제 성왕이 보낸 불상이 인근의 '바이린지(梅林寺)'에 임시로 안치되었다가 이곳을 통과했고, 일본 본국의 사신들도 여기를 통행했다. 8대 쓰시마도주 '소 사다모리(宗貞盛)'가 조선의 이종무 장군에게 항복한 곳이기도 하다. 정말 동서의 바다가 너무 가깝게 있다. 

우리는 왼쪽의 깊숙한 만으로 들어가 보았다. 오늘은 썰물 때에 방문하여 평소보다 더 깊은 곳까지 걸어가 보았다. 정말 한참을 걸어가서 작은 선착장에 닿았다. 생각보다 이곳 아소만은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지역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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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쓰시마 멀리 선착장까지 ⓒ 김수종


파도도 없고 물결도 잔잔하여 낚시도 잘되고 양식업도 성한 곳인가 보다. 나도 옛사람들처럼 이곳에서 잠시 뱃놀이를 하고 싶어진다. 운전기사 아저씨는 "젊은 시절에 이곳까지 작은 배를 타고 와서 바이린지 뒷산을 올랐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한때는 데이트코스였는데, 요즘은 사람이 없어 쓸쓸하지만 한적해서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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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쓰시마 전망대에서 ⓒ 김수종


나도 몇 번을 와 보았지만, 오늘이 가장 멋진 것 같다. 만의 깊숙한 곳까지 걸어보기는 처음이라 그렇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느낌의 차이로 분명하게 나타나는 것 같다. 이어 차를 다시 타고는 조금 더 올라 중앙부에 위치한 '에보시타케(烏帽子岳)전망대'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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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쓰시마 조금 황사가 있는 날이다 ⓒ 김수종


쓰시마에 몇 번을 왔었는데도, 이곳은 처음 방문하는 곳이다. 지난겨울에 잠시 보수공사를 하여 출입이 통제되었다가 최근에 다시 문을 열었다고 한다. 쓰시마에서 유일하게 360° 동서남북을 모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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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쓰시마 전망대에서 단체 사진 ⓒ 김수종


여기에서 보는 아소만은 몇 겹의 산과 바다 위에 떠 있는 크고 작은 섬들이 보기에 좋다. 리아스식 해안 등이 너무 멋지고 그 웅대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대한해협 너머로 한국의 산들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오늘은 황사가 조금 있어서 시야가 좋지는 않은 날씨이다.

천만다행으로 이곳 쓰시마는 숲이 좋은 곳이다. 상층에 황사가 있기는 하지만, 숲에 들어가면 이내 공기가 좋다. 섬 전체가 숲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나무가 많은 곳이다. 따라서 공기가 나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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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쓰시마 명숙 누님과 후배 서연이랑 ⓒ 김수종


우리들은 사방을 조망하고는 사진도 찍고 잠시 쉬면서 담소도 나누었다. 이런 전망 좋은 곳이 있다니, 바다와 산이 동시에 보이고 굴곡이 멋져 차마 그 경치에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로 감동이다. 역시 쓰시마 최고의 전망대라고 하는 명성에 걸 맞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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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쓰시마 점심은 도시락으로 ⓒ 김수종


이제는 점심을 먹기 위해서 인근에 있는 '신와노사토자연공원(神話の里自然公園)'으로 갔다. 친구, 가족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시설로, 캠프장, 캠핑카 캠프장, 여러 가지 놀이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놀이터, 일본 정원, 일본 전통식 가옥구조의 교류동과 관리 동 등의 시설이 있다.

교류 동, 관리 동은 휴식, 숙박, 연수시설로써도 유료이용이 가능하다. 바다 쪽에 있는 캠핑장에서 식사를 하려고 했더니, 관리인 나와서는 "이곳은 유료 시설이라 둘러보는 것은 가능하지만, 식사는 불가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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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쓰시마 지인들과 점심을 기념하다 ⓒ 김수종


그래서 일단 앞쪽의 카약장과 캠핑장을 살펴 본 다음, 놀이터 옆에 있는 풀밭에 도란도란 앉아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했다. 나는 샐러드와 초밥 및 회를 조금 사왔기에 그것만 먹으려고 했다. 여행을 오면 늘 과식을 하는 관계로 점심을 조금 준비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사람들이 왕창 산 음식들이 늘 내 눈을 힘들게 한다.

그래서 조금씩 튀김과 초밥, 어묵 등을 얻어먹고 나니 다시 과식을 하고 말았다. '이런 동물보다 못한 인간아!' 나 자신을 꾸지람하고는 식사를 마쳤다. 음식 남은 것과 빈 도시락 통을 차에 싣고자 하니 주변에 자꾸 매가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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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쓰시마 매와 즐겁게 점심을 먹고 놀다 ⓒ 김수종


남은 음식을 새들에게 주고는 기념으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잠시 매와 놀면서 같이 점심을 한 것이다. 자! 이제 먹고 놀았으니 인근에 있는 '와타즈미(和多都美)신사'로 가 보자.
#일본 # 쓰시마 #삼나무 #전망대 #통신사 황윤길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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