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 위의 언덕이 된 물고기 섬, 어도

[사진] 초경량 비행기를 탈 수 있는 레저 명소가 된 화성시 어섬

등록 2017.05.20 10:42수정 2017.05.2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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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아닌 마을버스를 타고 작은 섬에 갔다. 물고기가 얼마나 풍성했으면 섬 이름이 '어도(魚島)'다.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고포리에 딸린 해안선 길이 1.9㎞의 작은 섬이다. 1994년 인근에 시화호방조제가 생기고 바다를 막으면서 이제 섬이 아닌 뭍의 언덕이 됐다.

인근에 있던 마산포와 더불어 형성됐던 큰 어장도, 풍요로웠다는 바다의 생선과 갯벌의 굴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바다와 갯벌의 존재를 증언이라도 하듯 고운 해당화가 논밭가에 피어났다.


화성시 고포리행 마을버스의 종점 어도. ⓒ 김종성


어도 논가에 피어난 예쁜 해당화. ⓒ 김종성


시화지구 간척사업으로 바다가 뭍이 되면서 경기도 화성시의 많은 섬들이 육지가 됐다. 어도·형도·우음도가 대표적인 곳이다. 가장 큰 섬인 형도는 신도시 개발지역이 된 '송산 그린시티'내 각종 시설물을 짓기 위한 골재를 캐기 위한 채석장이 됐다. 살던 주민들이 떠나고 공원화 되고 있는 우음도와 달리 어도는 예쁜 펜션들이 자리한 휴양지이자 레저 관광지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 됐다.

띠풀 파도 너머로 보이는 형도의 애잔한 모습. ⓒ 김종성


5월엔 초원 위를 은빛으로 뒤덮는 띠풀 혹은 삘기. ⓒ 김종성


초원이 된 어섬 주변은 흔히 갈대숲으로 알고 있지만, 삘기라고 부르는 띠풀이 대부분이다. 산조풀, 억새풀도 함께 산다. 띠풀은 보들보들하게 생긴 것과 달리 생명력이 참 강한 식물이다. 나무도 살기 힘든 메마르고 사막 같은 초원에서 잘 살아가고 있다. 나이 든 어른들은 어릴 적 먹고 했던 달착한 간식거리로 추억하기도 한다.

띠풀은 5월 이맘때 아름답게 변신한다. 섬 주변이 온통 은빛으로 반짝이는 띠풀로 장관이다.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띠풀은 더욱 반짝이며 휘이익, 휘이익 휘파람 소리를 낸다. 한 달 간 절정의 아름다운 시절을 보낸 띠풀은 6월이 되면 씨앗을 퍼트리기 위해 민들레 씨앗처럼 바람을 타고 홀연히 날아가 버린다.

너른 초원 덕택에 생겨난 초경량 비행기. ⓒ 김종성


어섬 뒷산에서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 ⓒ 김종성


어도 곳곳에 작은 비행기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어도는 패러글라이딩, 드론 레이싱 외에도 초경량 비행기 훈련장소로서 동호인들이 많이 찾는단다. 간척지 건설로 육지가 되면서 주변 개펄이 굳어 단단한 땅이 광활하게 펼쳐져있어 가능한 일이다. 어섬이 레포츠 목적지로 명성을 얻게 된 것도 초경량비행기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어섬 비행장에서는 초경량 비행기를 타볼 수도 있다. 조종사 1명과 관광객 1명이 짝을 지어 15분 정도 인근 상공을 비행하게 된다. 대여 자전거를 타고 바다가 보이는 전곡항까지 라이딩도 즐길 수 있다. 자전거타고 40분 정도 달리면 전곡항과 건너편 탄도항, 누에섬도 만날 수 있어 더욱 좋다.


* 문의 : 031-356-4005 (어섬 관광 안내소)  

어도에 있는 예쁜 펜션. ⓒ 김종성


어섬에서 자전거타고 40분 정도 달리면 만날 수 있는 탄도항 누에섬. ⓒ 김종성


덧붙이는 글 지난 5월 12일에 다녀왔습니다.
제 블로그에도 송고했습니다 : sunnyk21.blog.me
#어섬 #화성여행지 #띠풀 #형도 #누에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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