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북일고에서 학부모 시위... 무슨 일이?

입학한 지 40여 일 만에 국제과 폐과 결정, 학부모 반발...'2018년 이후 완전 폐과'

등록 2017.06.09 16:14수정 2017.06.0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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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천안 북일고 국제과 학부모 모임 10여명이 국제과 폐지에 반대하며 충남교육청 정문앞에서 손팻말과 함께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 신영근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자립형 사립고인 북일고등학교가 학과 개편으로 국제과 폐지를 결정하면서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북일고는 지난 2008년 6월 국제과 인가를 받고 2010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하고 올해 8기까지 신입생을 모집했다.

북일고는 한 학년 11개 학급으로 일반과정을 운영하던 중 지난 2010년 21세기 글로벌 사회를 책임지는 세계지도자 육성을 목표로 학과 개편을 통해 추가로 국제과를 인가받고 1개 반 30명씩 매년 모집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북일 재단 이사회는 국제과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북일고 국제과 학부모 모임(아래 국제과 학부모회)은 지난 5월부터 충남교육청 정문 앞에서 '북일고 국제과 폐지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라는 현수막과 함께 시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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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교육청앞에 학교측의 국제과 폐지 신청과 관련하여 억울함을 들어달라며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 신영근


8일 오후 충남교육청 정문 앞에서 1인시위 중인 국제과 학부모회 A씨는 "북일고는 2017년 입학 설명회 당시 국제과 폐지 가능성에 대하여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아무런 사전고지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튼튼한 한화그룹이 후원하고, 훌륭한 원어민 선생님들을 초빙하여 인재를 양성하는 믿고 맡길 수 있는 학교임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였다. 이에 학생과 학부모들은 북일고 국제과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올 2월 북일 재단 이사회에서 내부적으로 폐지 결정을 내리고도 이를 학부모들에게 공지하지도 않았고, 버젓이 신입생들을 입학시킨 후 40여 일 만에 일반회사의 구조조정에 따른 부서 폐지 결정을 통보하듯이 아무런 사전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학부모들에게 통보하였다. 이러한 사학의 일반적이고 무책임한 내부 결정 및 국제과 폐지 신청으로 현재 무고한 학생들이 그 고통과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면서 학교 측의 폐과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A씨는 이어 "더욱 속상한 것은 지금 학교 내에서도 국제과가 폐과가 결정되면서 학생들 간에도 갈등이 있다. 또한, 북일고 국제과 다니는 학생들을 금수저라면서 학교에서 특혜를 받고 있다고 수군대고 있다. 나도 평범한 직장인으로 어렵게 아이를 키우고 있다. 그런데도 북일고 국제과를 다닌다는 이유로 금수저라고 오해받고 있어 정말 속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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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일고 국제과 학부모가 '북일고 국제과 폐지 결사판대'손팻말을 목에 걸고 충남교육청 정문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 신영근


또한, 학교 측은 "국제과 학생들은 외국대학에 진학해야 한다는 취지와는 반대로 국내대학으로 유턴해서 일반학과 11개 학급 학생들과 경쟁하게 돼서 폐과를 결정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는 국제과를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연 16억 원 상당의 원어민 교사 임금과 운영 예산 때문에 폐과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며 정확한 설명 없이 변명으로 일관하는 학교 측에 항의했다.


국제과 학부모회는 그동안 직장에 휴가를 내가며 북일고 재단인 한화 본사에서의 1인시위 그리고 매일같이 충남교육청 정문 앞에서 1인시위를 진행하면서 충남교육청에 신청서를 반려해줄 것과 함께 국민신문고 등에 폐과 결정의 부당함과 함을 제기하는 민원을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북일고의 폐과 신청서가 교육청에 접수되어 있으며 학과 개편 절차는 교육과정심의위원회에서 심의대상인지 아닌지를 검토하고 있다. 심의대상으로 결정되면 교육과정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고, 반대로 심의대상이 되지 못한다고 하면 신청서를 반려한다."며 "현재는 심의위원회에서 심의대상 여부인지를 검토하는 단계로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 또한, 북일고는 자사고이면서 사립학교라서 교육청의 지원금을 받지 않고 있어서, 행정적인 절차에 의해서 심의할 뿐 다른 사항에 관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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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교육청앞에 학교측의 국제과 폐지 신청과 관련하여 억울함을 들어달라며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 신영근


이 관계는 이어 "도 교육청에서는 심의대상의 판단 여부의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 측의 의사이기 때문에 학교 측에서 교육청에 폐과 신청서를 제출하면 학교 구성원들의 적절한 의사결정을 거쳐서 제출했는지, 폐과 시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교육과정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제과 학부모회는 이번에 폐과가 결정되면 2018년까지만 국제과 신입생을 받게 되어 토론식 수업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학생들의 교육 자체가 흔들리게 되기 때문에 충남교육청에서 북일 재단의 북일고 국제과 폐지신청에 대해 즉시 반려하고 정당한 기준과 절차를 통해 사전에 충분한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권고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한 교육과정심의위원회의 결정이 내려지는 6월 30일까지 충남교육청 앞에서 1인시위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며, 이후 학교 측과 충남도교육청의 결정사항을 보고 법적 소송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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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의 자사고인 북일고 국제과 학부모들이 학교측의 폐과를 결정하고 신청서를 제출한것과 관련하여 충남교육청 앞에서 지난 5월부터 1인 시인을 벌이고 있다. ⓒ 신영근


이와 관련하여 북일 학원 재단 관계자는 "폐과를 결정하게 된 이유는 국제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한 국제과에서, 외국대학 진학보다는 국내대학으로 진학하게 된 이유도 있고, 국제과 수학 과정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신입생을 앞으로 모집할 수 있느냐는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고, 같은 학교에서 일반과와 국제과가 함께 있지만 서로 다른 체제로 운영하다 보니, 교육기회가 불균형이 생기고 같은 등록금을 내고 학생,학부모,선생님들간의 갈등이 발생하여 이를 해소하고자 결정했다"고 국제과 폐과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폐과 이후 기존학생들에 대한 추가조치 사항에 대해서는 "내년 2018년까지는 신입생을 모집하고 이 학생들이 졸업하는 2021년까지는 현재처럼 국제과 운영을 유지할 것이다. 또한 해외대학에 진학할 시 적용되는 장학제도와 관련해서 학생들이 외국대학을 다니는 동안은 변함없이 적용 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학부모들과 지속해서 대화를 통해서 오해 있는 부분을 해소 중에 있다"며 "언론취재 등으로 다른 학부모님과 학생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며 취재를 부담스러워 했다.
#북일고 #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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