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침해 논란' 우신고, 교사 6명 징계위 회부

14일 징계위 열어 심사... 징계 결과에 경찰·교육계 이목 집중

등록 2017.06.13 18:22수정 2017.06.1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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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우신고 교사들의 부당한 태도를 고발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트위터 계정. ⓒ 최수상


학생들을 향한 학교 교사들의 폭력 실태가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학생인권침해 논란을 빚고 있는 울산 우신고등학교(학교법인 이사장 김기조)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관련 교사들이 징계위원회에 회부됐기 때문이다. 징계위원회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울산 지역 교육계는 징계 결과에 따라 경찰 수사를 통한 가해교사의 처벌 외에도 인권유린과 같은 교육적폐를 청산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징계의 근거가 되는 우신고 인권침해 설문조사 결과가 자세히 공개되지 않은 데다, 부실 조사 논란까지 있어 이번 사태가 흐지부지 종결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4일 오전 10시 우신고 징계위원회 개최, 교사 6명 회부

우신고등학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14일 오전 10시 이사장실에서 징계위원회를 열고 울산시교육청이 요구한 교사 징계심사를 진행한다고 12일 밝혔다. 징계위원회는 학교법인 측 2명, 학교 측 3명, 외부인사 1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됐으며, 학교 측은 징계위원회 종료 후 바로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징계위원회 개최는 지난 7일 우신고등학교 전교생을 대상으로 학생인권침해 관련 설문조사를 벌인 울산시교육청의 요구에 따른 조치다.

울산시교육청도 이와 관련해 이날 오전 10시 울산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설문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울산시교육청 강병호 학생생활교육과장은 "우신고 학생 9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학생생활규정 점검과 학생지도 과정에서 학생인권침해 요소와 과도한 훈육이 이뤄졌음을 확인하고, 지난 8일 학교법인 이사장을 통해 이에 대해 조치하도록 요구했다"라고 밝혔다.

조사 결과, 학생인권침해 요소는 심한 욕설과 비하 발언 등 학생의 자존감과 인격을 침해하는 행위 등이며, 과도한 훈육 사례는 폭언과 벌세우기, 물리적인 체벌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성추행 행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징계조치가 요구된 교사는 최소 6명이며, 울산시교육청은 징계 결과에 따라 학교의 자정노력이 미비하다고 판단될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우신고 학생인권침해 설문조사 결과 '부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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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교육청 강병호 학생생활교육과장이 13일 시교육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신고 사태와 관련한 학생인권침해 설무조사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 울산시교육청


하지만 징계 요구의 근거가 되는 울산시교육청의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부실조사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징계위원회 개최가 요식 행위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 울산 지역 교육계 인사는 "징계의 근거가 빈약할 경우 아무리 중징계를 내려도 관련 교사들이 불복하고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라며 "학생들이 피해 사실을 마음 놓고 적을 수 없는 상황에서 이뤄진 설문조사라면 그 근거가 빈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설문조사 과정에서 학생 연락처 기재 등과 같은 문제점이 확인된 데 이어 이를 분석한 결과조차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울산시교육청과 학교 측이 이번 사태를 빠르게 종결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다.

교육공공성 실현을 위한 울산교육연대도 이와 관련해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단체는 "무기명 서면으로 설문조사를 했다고 하지만 일부 학생들에게 연락처를 적도록 하는 등 조사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울산교육연대 도상열 전교조 울산지부장은 "당시 설문조사에 참여한 학생의 증언에 따르면 조사를 진행한 장학사가 문제의 소지가 있는 내용을 적으려면 추후 확인을 위해 연락처를 기재하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도 지부장은 "학생들 입장에서는 솔직하게 적을 경우 그 피해가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니까 모든 것을 다 적을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라고 덧붙였다.

경찰도 징계 결과 예의주시, 폭력교사 수사 가능성 열어둬

경찰도 이번 징계위원회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징계 수위에 따라 본격적인 수사 여부가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경찰은 SNS를 통해 우신고 교사폭력 실태가 확산되던 시기인 지난 5일 학교 내에서 고3 학생 5명이 교사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이 학교 재학생의 신고가 접수됨에 따라 이번 사태에 직·간접적으로 개입된 상황이다.

이 사건은 당시 경찰조사에서 신고내용과 달리 교사가 귀밑머리를 당기는 정도의 신체접촉 외에는 크게 폭행 피해를 입은 사실이 없다는 피해 학생들의 진술에 의해 현재 종결된 상황이다.

하지만 경찰은 SNS에서 교사폭력 실태가 드러난 만큼 우신고등학교의 징계위원회 결과에 따라 관련된 가해교사를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울산남부경찰서 강진우 여성청소년계장은 "다만 입시를 앞둔 학생의 면학 분위기와 재학생들의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해치지 않은 선에서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울산교육연대는 이와 관련해 "이번 사태는 우신고만이 문제가 아닌 울산 지역 많은 학교에서 발생하는 교육적폐로, 가해교사들만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학교 당국과 교육청의 진상규명과 해결 방식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며 올바른 진실규명을 위해 시민단체, 울산시의회, 시교육청이 참여하는 합동조사단 구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뉴스행동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우신고등학교 #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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