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객'의 숨결 남긴 '김광석 스토리하우스'

지난 1일 김광석 길에 개관... 악보·음악감상 가능

등록 2017.06.20 11:26수정 2017.06.2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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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거리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 ⓒ 최홍대


가수 김광석(1964~1996)의 유품 등을 전시한 '김광석 스토리하우스'가 지난 1일 개관했다.

<이등병의 편지>, <서른 즈음에>, <사랑했지만> 등의 노래로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김광석은 대구에서 태어났고 그 일대에서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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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길 김광석길 ⓒ 최홍대


스토리하우스는 대구광역시 중구 대복동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김광석 길)' 끝자락에 위치했다.

김광석의 노래를 음미하며 걸을 수 있는 이 길에는 다양한 작가의 작품이 벽화로 남겨져 있다. 소주 한 잔을 마시며 듣기 좋은 김광석 노래는 벽화로 재해석돼 김광석 길에 그려져 있다. 삶이 퍽퍽해질 때 잠시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김광석 길에는 추억을 나누기 좋은 카페나 공방, 옷집, 소품 가게들이 즐비하다. 스쳐 지나가는 모든 것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으며, 어떤 때 쉼이 필요한지 알고 멈추는 일이 중요한지 다시 보게 된다.

나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봄이 왔고 이제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오늘도 새롭지만 함께해주는 선물 같은 사람들이 있다.

김광석이 거주했던 공간이 재탄생했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에서의 '그리기'는 김광석을 그리워하면서(miss) 그리다(draw)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김광석의 시간은 끝났지만 그의 바람이 새롭게불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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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스토리하우스 스토리하우스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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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속으로 김광석 ⓒ 최홍대


지상 2층, 지하 1층(연면적 181㎡) 규모로 만들어진 스토리하우스에서는 가객(歌客) 김광석의 자필 악보와 수첩을 볼 수 있다. 김광석이 노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영상존과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뮤직존이 있다. 입구부터 1·2층에는 김광석의 모습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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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듣는 사람들 김광석 음악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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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음악 서정적인 음악 ⓒ 최홍대


뮤직존에서 김광석의 대표곡 <서른 즈음에>와 <일어나>를 들으면서 눈을 감거나 그의 음색에 빠져서 가사를 따라 부르는 20대들도 눈에 띄었다. 김광석은 32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음악은 우리 곁에 남아 있다. 김광석의 노래에는 아련한 노랫말이 있다.

지나간 시간은 항상 아쉬움을 남긴다. 그리고 가수는 그런 아쉬움을 담아서 사람들에게 노래로 들려준다. 개인적으로 김광석 노래 가운데 노래방에서 가장 많이 불러본 곡은 <서른 즈음에>다. 서른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되지 않을 만큼 시간이 흘렀지만 그의 노래 덕분에 아직도 서른을 기억한다.

"또 하루 멀어져 간다 / 내뿜는 담배 연기처럼 / 작기만 한 내 기억 속에 /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 점점 더 멀어져 간다 /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 (중략) /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 (중략) /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노랫말 한가락에 위로받고 힘을 받은 중년들도 적지 않지만, 대구의 김광석 거리가 주목을 받으면서 수많은 청춘들에게도 위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메말라 가고 있는 논에 단비가 필요한 것처럼 메마른 영혼에도 단비 같은 음악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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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살리는 음악 음악속의 김광석 ⓒ 최홍대


필자에게 기억되는 단신의 키에 평범하면서 서민적인 얼굴을 가진 가수 김광석은 진솔한 목소리로 서정적인 발라드를 부른 가수다. 아이가 좋아할 만한 노래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군대 가기 전에 심금을 울리는 <이등병의 편지?, 첫사랑을 연상케 하는 <그녀가 처음 울던 날>, 세월이 흘러감의 야속함을 달래주는 <서른 즈음에>를 다시 듣고 싶은 날이다.
#김광석 #김광석스토리하우스 #스토리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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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지 쓰는 남자입니다. 영화를 좋아하고 음식을 좋아하며, 역사이야기를 써내려갑니다. 다양한 관점과 균형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조금은 열심이 사는 사람입니다. 소설 사형수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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