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만에 만난 4당 원내대표들, 웃으며 사진은 찍었는데...

국회의장-4당 원내대표 정례 회동... 정우택 "협치부터 제대로 이해해야" 강공

등록 2017.06.19 17:36수정 2017.06.1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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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례회동 참석한 정우택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정례회동에 참석하자 정세균 국회의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반기고 있다. 맨 왼쪽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남소연


정우택 : 여당 대표가 청와대 대변인이 되신 거 같애?
우원식 : (굳은 표정으로) 그게 아니고.
정세균 : (애써 웃으며) 에이 왜...

(이때 주변 관계자들 "자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하겠습니다")

2주 만에 4당 원내대표가 모두 모였다. 환하게 웃으며 악수하는 등 화기애애함을 연출하는 듯했지만 이 분위기는 단 10분도 채 지속되지 못했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우원식(더불어민주당)·정우택(자유한국당)·김동철(국민의당)·주호영(바른정당)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국회의장실에서 정례 회동을 갖고 일자리 추경안 심사와 주요 공직자 인사청문회, 7월 임시국회, 운영위원회 일정 등 현안을 논의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이날 예정돼있던 국회 상임위원회는 모두 파행을 겪었다.

손 붙잡은 지 10분 만에 "협치 개념부터 제대로 이해해야"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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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하는 정우택-우원식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정례회동에 참석해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이날 회동은 정 원내대표 참석 여부부터 관심을 모았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2주간 이낙연 국무총리 인준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3당의 추경안 심사 합의 발표에 반발해 월요 정례 회동에 연거푸 불참했다. 게다가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을 강행하자 여야 대치가 한층 더 심해진 상황이었다.

"2주 동안 쓸쓸했는데 정우택 대표가 오셔서 아주 좋습니다, 화기애애하고.(웃음)" (정세균 의장)
"환영, 환영!"(사진 촬영 도중 웃으며, 우원식 원내대표)


우원식 대표는 "역시 국회는 국회인 것 같다. 굉장히 상황이 어렵고 또 국회에서 당장 무슨 일이 날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의장 주재로 여야 원내대표가 한자리에 모인 것을 보니까 역시 국민 민심 속 나라를 바로 세우려는 각 당의 의지가 보인다"고 반겼다. 그러나 잠시 후, 그 다음 발언 차례였던 정우택 원내대표의 첫마디.

"정부·여당은 '협치'라는 개념부터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탁의 분위기는 다시 싸늘해졌다. 5명이 함께 웃으며 손을 잡고 사진촬영을 한 지 10분도 흐르지 않은 시점이었다. 정 의장과 우 원내대표의 밝았던 표정도 굳어졌다.

정 원내대표는 또 "지금 문재인 대통령은 독선, 독주로 가고 있고, 국회와의 협치 정신에 전혀 부응하고 있지 않다"며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과거에 인준을 거치지 않는 사안이라도 국회의 청문회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고, 불과 며칠 전 시정연설에서도 의회 의견을 존중해서 협치 하겠다고 했다. (중략) 말과 행동이 달라지는 대통령을 국민과 야당이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말을 이었다.

"또 대통령이 청문회를 보는 인식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지금 청문회에 대해 대통령께서는 인사권을 행사하는 데 참고용으로 들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중략) 국회의 수장으로서 국회의 권능적 측면에서 대통령의 청문회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의장께서도 밝혀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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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대표 손 잡는 국회의장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왼쪽부터),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세균 국회의장,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정례회동을 갖고 손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남소연


청와대뿐 아니라 바로 옆자리에 앉은 정 의장도 비판했다. 공개 회동이 마무리될 무렵에는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우택 : 아니 의장님, (비공개로 전환하기 전에 '참고용'이라는 입장에 대해) 공식적으로 한 말씀 해주시죠.
정세균 : (웃으며) 아까 했잖아?
정우택 : (웃으며) 아 아까 했어요? 내가 못 들었나봐.

실제 정 의장은 모두 발언 때 "국회 인사청문회가 참고용이 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그러면서도 이어 "5대 인선원칙이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같지만 국가의 먼 장래를 위해서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지켜야 한다. 다만, 원칙은 지키되 실행기준은 정치적 협의를 통해서 국민 눈높이에 맞춰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계속되는 여야 대치... 전선 지속되나

이날 회동에서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정부·여당 비판에 동참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인사·정책·예산 모든 것을 청와대와 정부가 결정하고 국회에 던져놓고는 무조건 도와 달라, 그대로 따라 달라는 게 어떻게 협치인가? 그게 과거 '이명박근혜' 정부와 뭐가 다른가?"라며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도 "현 국회 선진화법 하에서는 '여대야소'라고 해도 협치가 필수지만, 지금은 더욱이 '여소야대'이기 때문에 협치 없인 정부·여당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우 원내대표가 발언하는 동안엔 단 한번도 눈길을 주지 않던 정우택 원내대표는 김동철·주호영 원내대표 발언 때에는 서로 눈을 맞추기도 했다. 45분 가량의 비공개 회담이 끝난 직후 우 원내대표는 "이런 파행정국에서 만났잖나. 함께 논의를 했고 조율도 했으니 협치가 깨진 건 아니다"라고 이날 회동에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원탁 위 여야 대치 전선은 여전히 뚜렷한 모습이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정우택 #우원식 #정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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