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쉬고 싶다' 그런데 자꾸 눈에 띈 것

지난 일요일, 슬프지만 보람있었던 이야기

등록 2017.06.20 12:53수정 2017.06.20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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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이었습니다. 아내는 일이 있어 꼬맹이와 함께 외출했고 딸래미는 좀 컸다고 친구집에 놀러 갔습니다.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2시간의 완전한, 저만의 자유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처음 든 생각, "야호!!! 편하게 누워서 영화보자!!"

하지만 순간 눈에 들어온 빨래 바구니.

'그래, 이것은 널고 마음 편하게 보자.'

빨래를 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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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게 잘 넌 빨래. ⓒ 김용만


다 널고 나서 또 눈에 들어온 쓰레기가 가득 찬 분리수거통.

'그래, 이것을 비우고 맘 편하게 놀자.'

비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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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게 비운 분리수거통 ⓒ 김용만


그 때 눈에 들어온 빨래더미...

'그래 빨래만 돌리고 마음 편히 놀자.'

세탁기를 돌렸습니다.

그 때 또 눈에 들어온 거실에 쌓여있던 이불빨래...

사실 저희 집 꼬맹이가 아직도 밤마다 오줌을 쌉니다. 물론 기저귀를 채우지만 밤에 지가 벗어던져버리네요. 해서 매주 이불빨래가 한가득입니다. 이불빨래는 집 세탁기로 하기엔 너무 양이 많아 빨래방에 가져갔습니다.

30분 세탁, 30분 건조 시스템.

옮기고 돌리고 집에 올라오면 시간이 애매합니다. 잠시 뭐 좀 하다가 다시 내려가서 건조시키고, 1시간이 후딱 지나갔습니다.

'이제 다 끝났어. 좀 쉬자!'

이 때 눈에 들어온 엉망진창 거실...

'그래, 집사람이 외출했다가 집에 왔을 때 거실이 엉망진창이면 기분이 안 좋겠지? 그럼 잔소리 듣겠지? 그럼 저녁 반찬이 달라지겠지? 그래, 평소에 아내가 고생하니, 기분 좋게 집에 들어오면 좋잖아. 거실만 치우고 마음 편히 놀자.'

거실을 치우고 치우는 김에 청소기로 온 집 청소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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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후 거실 ⓒ 김용만


청소를 다 마친 후 뿌듯한 기분에 1층으로 내려가 담배 한대를 피웠습니다.

'이제 다했어. 은근 뿌듯하군. 이제 마음 편히 놀자.'

기분 좋게 담배를 피고 집에 왔더니...

"아빠!!!!"
"여보 어디갔다 왔어? 집 깨끗하네."
ㅜ_ㅜ...

결국 저의 소중한 자유시간은 없어졌습니다. 집안일도 상당히 힘듭니다. 하지만 아내와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도 상당했습니다.

비록 주말에 쉬진 못했지만 가정의 평화를 위해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기도 합니다.

이제 주말은 쉬는 시간이 아닙니다. 주말은 집청소하고 아이들과 함께 노는 날입니다. 몸을 안 움직이는 것이 쉬는 것이 아니라 즐거운 경험을 하고 웃는 것이 쉬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왠지 억울한 느낌도 있지만 이 날의 경험이 기분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결국 열심히 일하는 이유도 가족을 위해서니까요.

이 땅의 아빠들을 응원합니다.^^

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김용만의 함께 사는 세상)에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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