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 키워 서산의 미래에 도전장 내겠다"

[인터뷰] 서산시장 출마 선언한 맹정호 충남도의원

등록 2017.07.11 09:28수정 2017.07.11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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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정호 충남도의원 ⓒ 조우성



"일 년 동안 제 그릇을 키우고, 서산의 미래에 도전장을 내겠습니다"


맹정호 충남도의원(48, 서산시 제 1선거구,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내년 서산시장 선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맹 의원은 출마 선언 이후 '서산시민을 시정의 주인공으로 세울 구체적 방도'를 놓고 스스로 묻고 답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0년 충남도의회 최연소 의원으로 당선됐다. 시민단체에서 활동했지만, 참여정부 때 청와대 정무기획 행정관을 한 이후 선출직 정치인의 길은 처음이었다.

"모든 도의원이 선배였습니다. 높은 벽이었고 산이었죠. 성실하고 겸손하고 합리적인 정치인이 되겠다고 다짐했어요. 다행히 시민들이 이런 점을 높이 평가해 주셨습니다."

맹 의원에게 정치의 길은 운명처럼 다가왔다. 6월항쟁이 있던 그해 1987년. 아버지는 형편이 안 된다며 대학을 못 보내겠다고 했다. 품이라도 팔아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어머니의 의지로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그의 꿈은 학교 선생님이었다. 넥타이 매고 출근하고 부모님과 함께 식사하는 '저녁이 있는 삶'을 꿈꿨다. 하지만 그는 대학 생활에서 또 다른 수많은 어머니의 얼굴과 대면하게 된다.

"있어야 할 곳에 있고 싶었다"


충남대 총학생회장 당시 맹정호 충남도의원 ⓒ 조우성



"대학에 들어가 세상에는 어머니를 닮은 무수한 우리의 어머니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내 꿈을 이룬다면 내 어머니는 웃음 짓게 할 수 있지만 수많은 어머니의 얼굴에 웃음을 드리기 어렵다는 걸 깨달았죠.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이런 고민이 학생운동, 시민운동, 민주화운동으로 이끌었고, 오늘의 나를 있게 했습니다. 올곧은 정치인으로 성장하게 했습니다."


그는 무난히 재선에 성공했다. 7년의 도의원 활동을 묻는 질문에 그는 "행사장에서 악수하는 정치가 쉽다는 걸 알았지만 그것보다 정치인이 있어야 할 곳에 있고 싶었다"고 답했다.

"민원의 현장, 갈등의 현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하는 정치인이 되고자 노력했어요. 다른 한편 충남도와 서산시를 잇는 가교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안희정 도정에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할 부분에 대해서는 대안을 제시하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입니다."

실제 그는 주로 '갈등의 현장'에 있었다. 대산지역 환경문제는 충남의 고질적인 갈등 현장 중 한 곳으로 꼽힌다. 공장에서 가까운 주민들과 조금은 떨어진 주민들 간의 갈등, 주민들과 기업 간의 갈등, 주민들의 행정에 대한 불신, 행정에 대한 기업들의 불만 등이 얽혀 20년 넘게 칡넝쿨처럼 문제가 꼬여 있었다.

맹 의원은 주민들을 만나 이해를 구했다. 기업들을 만나 설득했다. 결국, 주민과 기업, 행정기관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대산지역환경협의회'를 만들었다. 또 대산지역 환경 영향조사를 시작했다.

"대화와 타협을 통한 문제 해결은 어렵고 더디지요. 하지만 결국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책 읽는 마을' -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운 서산' 만들기

가뭄 해소를 위해 간월호 물을 고북 신송 저수지까지 양수하는 일에도 나섰다. 이 사업은 서산 인지면과 부석면 농민들의 영농에 큰 도움이 됐다. 극심한 가뭄으로 한계는 있었지만, 성연면과 지곡면의 농업용수 확보에도 최선을 다했다.

'책 읽는 마을'도 그가 꿈꾸는 지역의 미래다.

"10개의 작은 도서관을 목표로 현재 9개의 작은 도서관을 만들었어요. 내년까지 10개의 목표를 채우고 싶어요. 왜 도서관이냐고요? 사람을 키우는 일이잖아요. 지역을 풍부하게 하는 일이잖아요."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운 서산'도 그의 주된 관심사 중 하나다. 그는 대산지역을 대기 환경 규제지역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맹정호 충남도의원 ⓒ 조우성



"대산 석유화학단지 59개사 개별 굴뚝에서 나오는 오염 농도는 기준치 이하입니다. 그런데 왜 주민들은 오염과 악취가 심하다고 느낄까요? 오염원 총량에 노출돼 있기 때문입니다. 59개사가 매년 약 6500톤의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어요. 대산지역을 대기 환경 규제지역으로 지정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대기오염 집중측정소 유치도 추진 중이다.

"바로 인근에 태안화력, 당진 화력이 있죠. 그런데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석탄화력 환경영향 지역에서 빠졌어요. 마찬가지로 태안과 당진이 대산 석유화학단지와 인접해 있는데도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대산환경영향 피해 권역에서 제외됐습니다. 충남도와 중앙정부와 이 같은 맹점을 바로잡아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게다가 충남은 중국과 가까운 지정학적 위치에도 대기오염 집중측정소(전국 6곳)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서산기상대 자리에 집중 측정소를 유치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안희정 도정은 미래 준비하는 도정...박원순 디테일 더해진다면?"

안희정 도정을 처음부터 지켜본 도의원의 시각에서 본 충남 도정에 대한 평가는 "편 가르지 않는, 크게 떠벌리지 않는, 미래를 준비하는 도정"이다. 그러면서도 "안 지사가 거대담론에는 강하고 디테일에는 좀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안희정의 가치와 철학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처럼 일하는 자치단체 모습을 떠올려 본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소속 의원이라서 하는 평가가 아닙니다. 도민들이 '잘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어요. 도민들이 안희정 도정에 대해 신뢰가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난 7년 동안 의회에서 지켜본 도정은 편가르지 않는 도정, 크게 떠벌리지 않는 도정, 다른 광역자치단체에 밀리지 않는 느낌,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뭔가를 준비하는 도정입니다. 도민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봐요.

다만, 충남 도정이 거대담론에는 강하고 디테일에는 좀 약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안희정의 가치와 철학으로 박원순처럼 일하는 자치단체의 모습은 어떨까요?"

맹정호 충남도의원 ⓒ 조우성


맹 의원이 그리는 '서산시정의 방향'에는 안 지사의 가치와 박 서울시장의 꼼꼼함이 담겨 있다.

"사람들이 좋아 살기 좋은 서산이 되었으면 해요. 제가 시민과 함께 만들고 싶은 서산의 모습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을 시정의 주인으로 모시는 것입니다. 요즘 주민은 빠지고 시장이 주인인 '시장만의 자치로 전락한 기초자치단체'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또 '일 잘하는 서산시'가 되어야 해요. 직원 개개인의 능력을 키우고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단체장의 역할입니다. 행정혁신의 핵심은 시장의 혁신입니다. 시장을 모시는 시정이 아닌 시민을 섬기는 시정, 그런 공직자 본연의 일에 충실한 서산시가 되어야 합니다."

"시민의 생활과 삶을 챙기는 서산이 되어야 합니다. 가뭄에도 단수 걱정이 없는 서산,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운 서산, 걷기 안전하고 주차하기 편한 서산, 아이들 교육 걱정이 덜한 서산, 생산한 농수산물의 판로를 걱정 안 해도 되는 서산, 시민들의 다양한 동아리 활동으로 공동체가 넉넉한 서산, 문화와 예술 활동이 일상화된 서산, 일자리가 보장된 서산, 그리고 미래의 백년지대계를 준비하는 서산이 되어야 합니다. 이러려면 시민의 힘을 모아야 하는데, 토론회와 공청회가 많은 서산이 되었으면 합니다"

"토론회,공청회 많은 서산 됐으면... '함께!  리더십'으로 시민 주인 세울 것"

문화 정책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지역 향토문화를 재평가해 더 키우고, 지역 문화예술인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고 보다 육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역민의 높아지는 문화적 욕구에 걸맞게 문화시설도 확충해야 합니다. 현재 기반시설로는 질 높은 문화공연을 누리기 어렵습니다."

그는 서산시장 출마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서도 "시민이 시정의 주인공이 되는 서산 만들기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힌 바 있다. 때문인지 그는 자신이 지향하는 새로운 리더십에 대해 '함께! 리더십'이라고 이름 붙였다.

"쉽게 표현하면 '함께! 리더십'입니다. 직원들이 최대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리더십, 단체나 시민의 역량을 키워 이를 시정의 동력으로 삼는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키워 나를 키우는 리더가 되고 싶습니다."

남은 1년 동안 도의회에서 하고 싶은 일은 "원활한 의회운영"이다. 관심분야는 대산지역 환경영향조사, 창리항의 지방어항지정, 대기오염 집중측정소 유치, 농업용수개발, 대산지역 대기환경규제지역 지정 등이다. 이 밖에 "도의회 안전건설해양소방위원회 위원장으로서 가로림만 국가해양정원조성, 취수원의 다각화, 동서횡단철도의 추진, 대산해수담수화시설 등이 중앙정부의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좋은 정치인? "지위와 역할에 충실한 정치인"

끝으로 맹의원에게 '좋은 정치인'의 기준을 물었다. 그가 내놓은 답은 '자신의 지위와 역할에 충실한 정치인'이다.

"어떤 시장(기초단체장)은 장관이나 대통령이 할 일을 하겠다고 나서는 시장이 있고, 어떤 시장은 면장이나 마을이장이 할 일을 하는 시장이 있다. 이 둘인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막상 자신의 권한과 책임 하에 있는 일에는 소홀한 경우가 있다. 자신의 지위와 역할에 대해 충실한 정치인이 좋은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맹정호 충남도의원은?
서산에서 태어나 인지초, 서령중, 서령고를 졸업했다. 충남대학교 총학생회장(1990년)을 거쳐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 청와대 정무기획 행정관(참여 정부)을 역임했다. 현재 충남도의회 의원,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을 맡고 있다.

#맹정호 #충남도의원 #서산시장 #안희정 #충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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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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