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와 부모들이 탐내는 이 어린이집은?

창원 미래나무어린이집 ... 두산그룹 계열사 직원 자녀 300여명 다녀

등록 2017.07.20 13:27수정 2017.07.20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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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미래나무어린이집. ⓒ 윤성효


요즘 여성의 경력단절과 저출산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 요인으로 어린이 보육 문제가 주목 받고 있다.

어린이 보육 문제에 국가와 사회가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고, 많은 수의 국공립, 민간 어린이집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늘어난 수만큼 시설이나 운영이 괜찮은 어린이집은 많아졌지만, 부모와 아이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좋은' 어린이집은 여전히 부족하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국공립어린이집 등을 40%까지 확충하면서 '좋은' 어린이집을 늘리겠다는 계획이 보육정책의 핵심일 정도다.

경남 김해에 살면서 5살과 3살 된 딸과 아들을 둔 워킹맘 김운자(39)씨는 요즘 어린이집 때문에 고민이 많다. 3살 아들이 어린이집에 쉽게 적응을 못하기 때문이다. 아들은 한 반에 친구들이 너무 많아서, 선생님이 자기 말을 다 듣지 못해서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한다.

5살된 딸을 키울 때는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고민이다. 딸은 3년째 아빠가 다니는 회사인 두산중공업에서 운영하는 직장어린이집인 미래나무어린이집을 다닌다. 둘째도 미래나무어린이집에 보낼 수만 있다면 좋겠다고 연신 아쉬워한다.

이웃에 사는 부모들 사이에서도 미래나무어린이집에 대한 평판은 대단하다. '보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부모들 사이에서는 '좋은 어린이집'을 선호하고 있다.

한 민간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창원미래나무어린이집은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사실 어떤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지 궁금하기도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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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미래나무어린이집 1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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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미래나무어린이집. ⓒ 윤성효


"자녀의 부모가 부담하는 경비는 없다"

창원시 의창구 봉곡동에 있는 미래나무어린이집은 2012년 9월에 문을 열었다. 두산그룹 계열사의 직장 어린이집으로, 만3~5세 직원자녀를 보육하고 있다. 각종 시설이나 다양한 교육 등으로 인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어린이집이다.

이곳 보육정원은 300명으로, 현재 294명이 등록되어 있다. 모두 두산중공업과 두산엔진, 두산모트롤, 두산메카텍 직원의 자녀다. 버스 9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김해 장유와 진해에 집이 있는 직장 자녀들도 이곳에 다닌다.

처음에는 두산중공업 독자적으로만 설립 후 운영 계획이었으나, 그 당시 두산그룹회장이던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어린이집 설립은 향후 정부의 중요 핵심 보육 정책이 될 것이기 때문에 지역의 전 그룹 계열사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해서 그룹이 공동운영하게 된 것이다.

정부 보육료 지원금과 두산그룹의 지원금으로 운영되고, 자녀의 부모가 부담하는 경비는 없다. 직원 혜택 차원인 것이다.

교직원은 현재 48명. 원장과 교사 28명, 간호사와 영양사 각 1명이고, 원어민교사 4명 등이다. 이곳 교사 1명당 어린이 12명 정도를 맡고 있는 셈이다. 규정은 교사와 아동 비율이 3세는 1:15, 4세는 1:20, 5세는 1:20인데, 이곳은 교사 비율이 훨씬 높다. 5세의 경우 원어민교사를 포함하면 1:7 정도다.

영어 원어민 교사 4명을 통해 '놀이로 배우는 원어민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원어민 교사는 아이들과 다양한 놀이를 하면서 영어로만 말한다. 아이들은 놀면서 교사가 하는 말을 다 알아듣는 것은 아니지만, 영어를 한 마디씩 따라 하기도 한다.

이곳은 연면적 2915㎡로, 공간이 넓다. 법적 적정기준이 유아 1인당 3.5㎡인데 미래나무어린이집은 9.7㎡로 약 3배다. 넓은 복도에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도록 해놓았다.

1~3층마다 느낌이 다르다. 1층은 흙(땅)을 상징해 노란색, 2층은 숲을 상징하는 초록색, 3층은 하늘을 상징하는 파란색으로 꾸며져 있다. 벽면과 바닥은 친환경소재로 되어 있다.

미래나무어린이집은 건축 분야에서도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13년 1월 '제3회 창원시 건축대상제'에서 금상을 받았다. 창원시는 이 건물에 대해 "친환경적이고 창의성과 예술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했다.

이 어린이집은 푸르니보육지원재단에 위탁운영되고 있다. 재단은 "아동 중심의 놀이를 통한 유아와 교사가 모두 행복한 어린이집으로 성장이라는 보육 철학을 갖고 있다"고 했다.

놀이 활동을 강조하는 보육을 하고 있다. 외부에서도 이곳 보육을 인정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에서 시행한 우수보육프로그램 경진대회(2014년)에서 이 어린이집은 "찾았다! 물·모래 속 숨겨진 이야기"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당시 전국 직장어린이집 640곳 가운데 147곳이 우수 보육프로그램 공모에 참여했고, 창원미래나무어린이집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물과 모래를 이용해 흙공을 만들고 개미집을 지어 보는 등 13주간 진행된 주제별 수업에서 아이들은 자연을 직접 만지고 느꼈으며, 이는 전문가들에 의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이 어린이집은 미국에서 열린 '세계유아교육국제학술대회'(OMEP, 2015년)에서 이 프로그램을 발표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물과 모래를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며 지내는 것이다. 이곳 옥상과 정원에 모래와 물을 활용한 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허송연 원장은 "생활 주제에 따른 다양하고 자유로운 '놀이'를 통해 일상생활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 자신감이 있는 표현 능력 습득, 건강한 사회성과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 등 미래를 위한 기본 태도를 함양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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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미래나무어린이집.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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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미래나무어린이집. ⓒ 윤성효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창원 방문 때 먼저 찾아

어린이집은 먹을거리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어린이집은 "전문 영양사를 통해 영양학적으로 균형잡힌 식단을 대부분 친환경 유기농 먹을거리로 꾸리고, 철저한 영양관리와 식품안전을 해나가고 있다"고 했다.

허송연 원장은 "해당 구청에서 불시에 점검을 나오기도 하는데, 위생 관리를 철저히 잘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했다. 점심시간이 되면 차례로 줄을 서서 각자 식판을 들고 먹을거리를 담는 아이들 모습은 일상이 되어 있다.

미래나무어린이집에 대한 두산 경영진의 관심도 특별하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해 4월 취임 이후 첫 창원지역 사업장 방문 당시 이곳을 첫 방문지로 선택할 정도였다.

김명우 두산중공업 사장은 어린이집 교사들과 정기적인 간담회를 갖고 애로사항이나 건의사항을 듣고 현장에 반영하거나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도 한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어린이집 교사들을 위해 외부 전문기관과 연계해 심리와 정신건강 상담을 하도록 측면지원하기도 했다.

김명우 사장은 "어린이집 선생님은 많은 어린이들과 오랜 시간 밀착 생활하지만 상대가 어린아이이기 때문에 감정을 숨겨야 하는 대표적인 감정노동자에 속한다"며 "선생님의 건강이 아이들의 건강으로 연결되고, 나아가 자녀 부모인 직원들도 행복하다는 생각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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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미래나무어린이집.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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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미래나무어린이집. ⓒ 윤성효


#어린이집 #미래나무어린이집 #두산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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