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독불장군' 조언에 홍준표 "첩은 첩일 뿐"

김대중 점잖게 '디스'하자, 홍준표 '발톱' 세워... <조선> 칼럼에 페이스북 맞대응

등록 2017.08.01 11:53수정 2017.08.0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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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조선일보> 주필이 독불장군 이미지를 탈피하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나는 독불장군이 아니라 독고다이"라고 맞받았다. 바른정당을 외면하지 말라는 김 주필의 조언에 홍 대표는 "첩은 첩일 뿐"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매몰찬 반응을 보였다.

8월 첫 날(1일) 아침부터 이른바 '보수 정치'를 대표하는 두 거물이 맞붙었다. 표면적으로는 점잖은 훈수에 "존경하는 주필님!"이란 마무리로 끝맺은 듯 보였지만, 내용적으로는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한 보수 전략의 충돌이었으며 힘 겨루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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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점잖게 '디스' ... "매일 즉흥적 논평이나 내놓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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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자 <조선일보>에 실린 김대중 주필의 ''홍준표 론(論)' ⓒ 조선닷컴 캡처


김 주필은 1일자 <조선> '홍준표 論'이란 칼럼을 통해 먼저 "지금 한국의 정치 지형에서 보수 정당 재건을 책임진 사람은 홍준표 대표"라고 강조했다.

그 이유를 김 주필은 세 가지로 짚었다. 지난 대선에서 25%대 지지를 얻어낸 제1야당의 대통령 후보였으며, 대선 후 한국당 대표로 선출됐다고 했다. 특히 "홍 대표는 박근혜 탄핵 사태에서 탄핵에 개입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친박도 아니라는 점에서 야권 통합의 적임자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주필은 보수 정당 재건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홍 대표에게 크게 네 가지를 주문했다. 우선 "다음 대선에 집착할수록 그의 영도력은 부서질 수 있다"는 표현으로 대선에 대한 욕심을 버릴 것을 주문했고, "그가 통합을 논의해야 할 상대인 바른정당을 애써 외면하는 것은 대도(大道)가 아니다"며 '독불장군론'을 꺼내들었다.

이어 김 주필은 "그의 이미지는 혼자서 차(車) 치고 포(包) 치고 하는 식의 독불장군이었다"면서 "이제는 제1야당의 대표로서, 국정의 파트너이며 견제 세력의 주자답게 행사했으면 한다. 막말은 듣기엔 시원해도 상대방의 마음을 열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 주필은 "문재인 정부는 야권 분열의 기회를 놓칠세라 거의 매일이다시피 '좌파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면서 "야당이 아무런 대응 논리도 못 갖추고 매일 즉흥적 논평이나 내놓는 상황을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매일 즉흥적 논평이나 내놓는 상황"이란 표현으로 홍 대표의 지도력에 강한 의문을 드러낸 셈이다. 실제 김 주필은 이 글에서 최근 홍 대표 등이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담뱃값 인하 추진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발톱 세운 홍준표 "나는 독고다이... 첩은 첩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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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지난 달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남소연


그러자 1일 홍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주필의 주장을 하나 하나 맞받았다. 홍 대표는 먼저 "저를 독불장군이라고 했는데 저는 '독고다이'이지 독불장군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독불장군은 부하라도 있지만, 저는 부하 한 명 두지 않는 독고다이다", "언제나 주변의 조언을 듣고 결정하고, 결정하면 머뭇거림 없는 독고다이"란 설명이 뒤따랐다.

두 번째로 홍 대표는 '품위론'을 꺼내들었다. 그는 "한국 보수세력들의 특징인 가만히 있어도 알아주는 그런 가문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제가 일견 품위가 없어 보일 수도 있다"면서 "소박한 대중적 언어 구사와 행동이 점잖은 한국 보수세력들의 눈에 거슬릴지는 모르나 위선과 가식보다는 그것이 참된 국민과의 소통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점잖은 한국 보수 세력'의 범주에 김 주필이 포함되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홍 대표는 "어떤 사람은 그의 언쟁을 문제삼아 그를 즉흥적이고 논쟁적이고 때로는 포퓰리스트적이라고 폄하한다"는 김 주필 표현에도 '발톱'을 세웠다. 그는 "어떻게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사람이 검사에다가 험지에서 국회의원 4선을 하고 도지사 두 번 하고 보수당 대통령 후보까지 될 수 있겠냐"며 "축적된 지식을 바탕으로 판단과 결정이 빠른 사람이라고는 생각해 본 일이 없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홍 대표는 "좌파 정책 대응을 못한다고 했지만, 좌파 정부는 국민이 선택한 지 석 달 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국민이 직접 체험하고 잘못된 정부라고 느낄 때까지 참고 기다려야지 어떻게 우리가 지금 당장 나설 수 있느냐"고 역시 되물었다. "잘못된 좌파 정책이 축적될 때 그때 가서야 비로소 국민들이 자각할 것", "그때 본격적인 정쟁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 잇따랐다.

그리고 홍 대표는 '바른정당 통합론'에 대해서는 "정당의 통합은 인위적인 정계 개편보다는 국민이 선거로 심판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국민들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우파 진영 통합을 자연스레 해 줄 것으로 굳게 믿는다. 첩이 아무리 본처라고 우겨 본들 첩은 첩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홍 대표는 "저는 늘 자족하는 인생을 산다"면서 "박근혜 정권 때 무너진 한국 보수 우파를 재건하는 사명에만 전념하는 것이 주어진 소명"이란 글로 김 주필의 '대선 욕심론'에는 날을 세우지 않았다.

김대중 주필, 눈앞의 '적'을 상대하는데 전력투구하라

한편 이날 김 주필은 바른정당에 대해서도 사실상 '쓴소리'를 남겼다.

그는 "두 정당(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정치인들도 깊이 생각해야 한다"며 "한국의 보수 정치인은 모름지기 우선 눈앞의 '적'을 상대하는데 전력투구해야지 '지나간 가치'에 대한 논쟁에 함몰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분열을 틈타 개인적인 영달을 도모하는데 급급해 편가르기에 안주하는 정치인들이라면 정치인으로서 최악의 수치"라고도 표현했다.

끝으로 김 주필은 "문 정부의 정책이 좌우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북핵의 위협, 한미 관계 등 나라의 안위와 국민 생활의 기본을 건드리는 것일수록 보수 회귀의 기운은 살아날 것"이라며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그리고 홍 대표와 야권 리더들은 그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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