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에게도 안식년이 필요하다"

강화 ‘꿈틀리 인생학교’를 다녀오다 [1] ....옆을 볼 자유를 준다

등록 2017.08.07 15:23수정 2017.08.0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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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지인에게서 강화도에 특이한 학교가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대안학교이기는 한데 1년짜리 학교란다. 그리고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가는 그 시점에 1년 동안 인생을 가르치는 '인생학교'라고 덧붙였다. 호기심이 생겨 주일예배를 마치고 강화도를 찾았다. 내비게이션이 김포방향으로 가다가 초지대교를 건너 오두리와 접성리 입구에서 우회전을 하도록 했다. 1.3km 정도 직진 후 '꿈틀리 인생학교'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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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리인생학교 정문에서 ⓒ 나관호


아담한 폐교에 만들어진 학교였다. 일요일이라서 인기척은 없었고 학교 뒷편에서 학교를 지키는 진돗개 한 마리가 나를 반겨주었다. 물그릇을 차버렸는지 물이 쏟아진 진돗개의 물그릇에 물을 채워주었다. 이곳 저곳 먼 거리에서만 살필 수 있었다. 운동장 옆에는 체육관 시설이 있었다.

'꿈틀리 인생학교'는 덴마크의 '애프터 스쿨'을 모델로 만들어진 한국형 '에프터스쿨'이었다. 덴마크의 '애프터 스쿨'은 공립기초학교를 졸업하고 인문계 고교나 직업학교로 진학하기 전에 거쳐 갈 수 있는 1년 과정의 기숙형 자유학교다. 고교에 진학하기 전에 진로를 탐색하고 싶은 학생이 선택한다. 교육과정은 주로 음악, 미술, 체육, 등 감성 교육과 단체 활동으로 구성된다.

이런 공교육 진로지도는 세계적 추세다. 아일랜드, 프랑스, 핀란드, 캐나다 등등...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에게 일정 기간 진지한 자아 성찰과 진로 탐색을 위한 방안을 실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축구를 좋아하는 학생은 1년 내내만 축구만 하고 공을 찰 수 있고, 그림을 좋아하는 학생은 1년 내내 물감과 씨름하며 그림만 그릴 수도 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자신의 장점과 진로를 발견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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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꿈틀리학교 입학식 ⓒ 오마이뉴스


'꿈틀리 인생학교'는 '한눈팔지 말고 공부하라'고 강요받던 학생들에게 '한눈을 실컷 팔 자유'를 준다고 강조한다. 이 기간 동안 학생들은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다양한 선택지 속에서,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나는 누구인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우리는 누구인지, 나의 행복과 우리의 행복을 위해 나는 오늘 어떤 씨앗을 뿌려야 할지를 탐험하도록 교육한다. 우리 사회에 '옆을 볼 자유'에 대한 토론거리를 던져준다. 앞만 보고 달리는 인생, 밥벌이와 사회적 눈치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는 인생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삶으로 가르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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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리학교 학생들의 발표회 ⓒ 꿈틀리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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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리 학교 수업시간 ⓒ 꿈틀리학교


그리고 '꿈틀리 인생학교'는 학생들에게 개인적으로는 자존감을 심어주고, 친구들 사이에서는 '더불어 함께'의 즐거움을 체험하게 한다. 자존감은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스스로 갖는 것이다. 그것이 없을 때 학생들은 쉽게, 너무 빠른 나이에 실패자(루저)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이것은 '이미 잘하는 학생'만, '성적이 좋은 학생'만 주목받는 이시대 학교가 만들어낸 병폐다. '꿈틀리 인생학교'는 "지금 못해도 괜찮아, 도와줄게, 한번 같이 해 볼래"를 모든 교육과정에 적용하여 학생들이 자존감을 갖고 더불어 함께의 즐거움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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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꿈틀리인생학교를 꿈꾸며 ⓒ 나관호


내가 사는 파주에도 '꿈틀리 인생학교'가 세워지기를 소원했다. 사회적 관심, 지자체의 관심, 종교인들의 관심만 있어도, 지역마다 만들어질 수 있는 사회적 프로젝트였다. 강화 캠퍼스를 모델로 자문을 받고, 뜻이 이는 독지가와 후원자들이 모인다면 이 나라에 교육 틈새를 메꾸어 주는 새로운 형태의 대안학교 생될 것 같았다. 나는 소원한다. 두 번째, '꿈틀리 인생학교'가 파주에서 탄생되기를.
덧붙이는 글 나관호는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대표, 문화평론가, 칼럼니스트, 작가이며, 북컨설턴트로 서평을 쓰고 있다. <나관호의 삶의 응원가>운영자로 세상에 응원가를 부르고 있으며, 따뜻한 글을 통해 희망과 행복을 전하고 있다. 또한 기윤실 문화전략위원과 광고전략위원을 지냈고, 기윤실 200대 강사에 선정된 기독교커뮤니케이션 및 대중문화 분야 전문가로, '생각과 말'의 영향력을 가르치는 '자기계발 동기부여' 강사와 치매환자와 가족들을 돕는 구원투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심리치료 상담과 NLP 상담(미국 NEW NLP 협회)을 통해 사람들을 돕고 있는 목사이기도 하다.
#꿈틀리 인생학교 #나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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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제이 발행인, 칼럼니스트다. 치매어머니 모신 경험으로 치매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이다. 기윤실 선정 '한국 200대 강사'로 '생각과 말의 힘'에 대해 가르치는 '자기계발 동기부여' 강사,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연구교수이며 심리치료 상담으로 사람들을 돕고 있는 교수목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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