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무서워하는 건 뭘까

등록 2017.08.12 17:08수정 2017.08.1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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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아는 아이들과 말을 탔습니다. 말을 타는 것을 승마라고 합니다. 승마는 말과 말을 탄 사람이 서로 뜻을 전하면서 말을 타는 것을 말합니다. 아무 말이나 이렇게 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훈련된 말만이 사람과 뜻을 전하면서 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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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초식동물이고, 눈이 좋지 않기 때문에 겁이 많습니다. 아이들이 말을 타고 있습니다. ⓒ 박현국


말은 짐승입니다. 아무리 오래전부터 사람이 부려왔다고 해도 말은 동물입니다. 짐승은 사람처럼 체면이나 전후 관계나 논리 등에 구애 받지 않습니다. 짐승은 본능에 따라서 움직입니다.

말은 오래전부터 사람들과 관계를 가져왔습니다. 쉽게 말해서 오래 전부터 사람들은 자연에 있는 말을 잡아다 훈련시켜서 이용했습니다. 당근과 채찍이 훈련의 기본입니다. 온순한 말을 잡아다 먹이를 주면서 사람이 이용하기 쉽게 길들였습니다.

말을 타면 말에서 떨어질 수 있어서 위험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오히려 말이 처음 말에 탄 사람을 무서워합니다. 처음 말을 타는 사람이 안장에 앉으면 말은 움직이려 하지 않습니다. 처음 말을 타는 사람은 긴장해서 몸이 굳어 있고, 이것을 말이 먼저 알아차립니다.  

말을 타다보면 말에 탄 사람이 말에 익숙해지고, 긴장이 풀리면서 몸에 힘이 빠지고, 말의 움직임에 반응하거나 적응하게 됩니다. 어쩌면 말을 타는 것은 이러한 과정의 연속입니다. 오히려 말을 오래 타다보면 타성에 젖거나 긴장을 풀었다가 말에서 떨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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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걸을 때와 달릴 때 다리 움직임이 다릅니다. ⓒ 박현국


말은 소나 양, 토끼와 같은 초식동물입니다. 초식동물들은 겁이 많습니다. 또한 사람이 지니지 못한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람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먼저 듣거나, 사람이 느끼지 못한 냄새를 미리 맡기도 합니다. 말은 후각이나 청각은 발달되어 있지만 시각 즉 눈은 사람만큼 좋지 못합니다.


말은 공격이 예상되거나 자신이 무섭다고 여기는 자극이 오면 먼저 달려서 도망치러하거나 제자리에 서버립니다. 위험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이것을 말에 탄 사람이 먼저 알아차리고 조정하면 말에서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제가 자주 이용하는 말은 시각에 민감하여 눈 앞에서 고양이가 잽싸게 달려가면 자신도 급히 달리려 하거나 방향을 바꾸어 버립니다. 그밖에 눈 앞에 잠자리나 나비 혹은 새들이 날아가는 것을 보고 긴장하기도 합니다.

말들은 개성이 강하고, 고집스럽습니다. 말에 따라서 자신이 무서워하는 것이 다릅니다. 어떤 말은 자동차 경적소리에 반응하여 도망치러하고, 사람이 듣지 못하는 쥐소리를 듣고 놀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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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타면 상체를 똑바로 세워 뒤로 버티기 때문에 등뼈가 곧아지고 평소 쓰지 않는 다리 근육이 단련됩니다. ⓒ 박현국


말은 오래 전부터 사람들이 이용해 왔고, 자전거나 자동차 운전도 말을 타는 방법을 응용하여 그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말은 덩치가 크고, 먹이 양도 많고, 마굿간도 말 크기에 맞게 커야 합니다.

마굿간 손질도 힘이 듭니다. 흙바닥이 부드럽고 말에게 제일 좋다고 하지만 말의 대소변으로 일이 많아지기 때문에 시멘트 바닥에 늘 톱밥이나 왕겨, 대패밥을 깔아줍니다. 이것들이 대소변와 섞여 죽이 되기 때문에 자주 바꿔주아야 합니다. 먹이 역시 하루 세 번 주어야하고 간식이나 물도 주어야 합니다. 가끔 구충제나 예방주사도 놓아 주어야 합니다. 이런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일본에서도 승마장에 등록하고 말을 타려면 비싼 비용을 치러야 합니다. 말을 탈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하고, 말을 돌보고 관리하는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여러 회원들이 힘을 합해서 운영하면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사람은 지구에서 혼자 살지 않습니다.  자연에서 나는 푸성귀와 먹거리를 먹고 삽니다. 말도 자연의 일부로서 사람과 더불어 살아왔습니다. 사람은 말을 통해서 자연을 새롭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말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안목을 주는 이로운 짐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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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탄 다음 아이들이 말에게 당근을 주고 있습니다. ⓒ 박현국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일본 학생들에게 주로 우리말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말 #승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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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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