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설파' 박성진, 정직성에 의문" 동료 교수 작심 비판

문원규 포항공대 교수, 내부게시판에 실명 비판... "평소에도 뉴라이트 역사관 적극 옹호"

등록 2017.09.08 12:09수정 2017.09.0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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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론 논란에 이어 뉴라이트 사관 문제 등 '이념논란'이 불거진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8월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해명 기자회견에 굳은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 남소연


뉴라이트 역사관 문제가 제기된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평소 학내에서 뉴라이트 역사관과 국정교과서, 종북 이슈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 상대방을 설득하려 했다는 주장이 포항공대 내부에서 나왔다.

"박성진, 포항공대에서도 확신에 찬 태도로 뉴라이트 옹호"

문원규 기계공학과 교수는 지난 7일 포항공대 내부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박 후보자가) 기자회견에서 주장한 '역사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론은 설득력이 없다"라며 "건국절 등 뉴라이트 역사관과 국정교과서 문제, 심지어 종북 세력을 논할 때도 확신에 찬 태도로 임했고 상대방을 설득하려 했다"라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이어 "물론 종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듣기로는 학생들에게도 비슷한 태도로 그 관념들을 설파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그 태도는 지난해 가을 학기 기계공학과 세미나에 뉴라이트 역사관의 대표적 논객인 이영훈 교수를 초청할 때까지도 지속됐다"라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지난해 11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촛불집회가 진행되던 시기에 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를 초청해 '대한민국 건국의 문명사적 의의'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개최했다. 또 지역 신문에 수차례 게시한 칼럼에서 '1948년 건국절'을 강조했고, 이승만·박정희 독재를 옹호하는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작성해 뉴라이트 역사관을 가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박 후보자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역사에 무지했다"라며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 전에 어떠한 정치적, 이념적인 성향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을 해본 적이 없다"라고 해명했다. 특히 이 전 교수를 초청하게 된 경위를 묻는 질문에는 "내부적 논란도 있었지만 다양한 분야의 교수를 초청하여 세미나를 진행하면 더 낫겠다는 취지에서 진행했다"라고 밝혔다.

"창업해야 한다는 당위만 있어... 벤처 비즈니스 전문성 없다"


그러나 문 교수는 당시 박 후보자의 태도에 대해 "다른 교수들의 문제제기에 '학문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라고 주장했고, '학생들의 선택적 출석 허용'이라는 결정에도 극렬 반대했다"라며 "심지어 세미나 이후에도 그런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런 행동이 (뉴라이트 역사관을) 잘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관심 없는 사람의 행동인가"라고 비판했다.

문 교수는 이어 "(한국)창조과학회에서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이사직을 수행하고서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전혀 설득력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창조과학은 생물학, 지질학, 천문학 등 오랜 역사에 걸친 과학계의 연구를 부정하고 성경 기록을 '과학'이라고 주장하는 기독교 운동으로, 박 후보자는 한국창조과학회 이사로 있다가 후보로 지명되자 사퇴했다.

문 교수는 또 박 후보자의 업무 전문성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신산업 창조를 위한 벤처 비즈니스에 대한 그의 비전과 전문성을 알지 못한다"라며 "그의 주장은 젊은 사람들이 창업을 해야 하고 성공해야 한다는 당위론과 포스텍은 연구를 잘 하니 이를 사업화하면 된다는 막연한 방법론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신생업체에 불리한 현실과 기업의 관행 등 문제점을 지적해도 '그렇다고 창업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견 외의 답을 들어본 적이 없다"라며 "그런 그에게 신산업 창조를 위한 신생업체 육성에 전문성이 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문 교수는 "박 지명자가 어떤 철학과 정치적 성향을 가지든 그것은 그의 자유라고 생각한다. 그가 평소에 보여주었던 주장과 일관성 있는 답변을 기자회견에서 했다면 이 글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의 정직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정직성과 건전성은 과학 기술 학계에서는 무엇보다도 선행되는 기본 덕목인데 이에 의문을 갖는데 어떻게 침묵할 수 있겠느냐"라고 밝혔다.
#박성진 #뉴라이트 #창조과학 #이영훈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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