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열린 '강서 지역 특수학교 설립 주민토론회'에서 찬성 측 이은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가 발언하고 있는 가운데 현장에서 퇴장하고 있는 김성태 의원.
미디어몽구
1인 미디어 '미디어몽구'가 올린 강서구 특수학교 관련 토론회 동영상이 있었다.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지 말아달라며 장애아동 엄마들이 주민들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영상 보러 가기 :
김성태 의원 또 다른 모습 포착).
그런데 이 동영상 제목은 무릎 꿇은 엄마들이 아니라 '김성태 의원 또 다른 모습 포착'이었다. 동영상을 본 사람들이 김성태 의원보다는 무릎 꿇은 엄마들, 그들에게 소리를 지르는 주민들에게 충격받고 분노하고 했는데도 말이다. 미디어몽구는 사태의 주인공이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라는 사실을 냉정하게 '포착'해냈고, 갈등을 붙여놓고 나 몰라라 빠져나가는 그의 행동에 주목했다. 그리고 '포착'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처음에는, 무릎 꿇은 장면이 충격적이라 제목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저 '미디어몽구가 정치인에게 관심이 많구나' 정도로만 이해했다.
그런데 사태(일 수밖에 없다)의 내용을 조금씩 알게 되면서 미디어몽구가 사태의 핵심을 직관적으로 파악해 그 핵심을 제목으로 뽑았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강서지역 특수학교 '사태'를 키운 주인공 김성태겉으로 보기에는, 반대하는 주민과 무릎 꿇은 학부모가 주인공 같지만, 이 사태를 만들고 키운 진짜 주인공은 바로 김성태 의원이다. 그가 총선을 몇개월 앞두고 특수학교로 예정된 부지에 국립한방병원을 짓겠다며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총선 공약으로 내세운 것이 문제의 발단이다. 그리고 자기가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책임을 서울시교육청과 장애아동 학부모에게 덮어씌우는 게 문제를 이렇게까지 키웠다. 동영상을 보면 나와 있다. 그가 관련이 없다면, 아무리 지역 국회의원이라 해도 나와서 발언할 이유가 없다.
김성태 의원은 "이렇게 갈등이 큼에도 왜 밀어붙이려고 하는지에 대해서 이 상황까지 오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솔직히 이해하는 데 많은 어려움과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이게 말인가? 자기가 갈등을 만들어놓고, 갈등이 크다고 한다. 누가 밀어붙이려고 하나. 서울시교육청은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계획대로 진행하는 것이고, 주민들은 김성태 의원이 한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밀어붙이는 게 서울시교육청인가, 주민들인가. 게다가 문제를 만들고 갈등을 키운 당사자가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니. 그는 주민들 간에 싸움을 붙여놓고 이렇게 발뺌하고, 실제로 토론회장을 먼저 빠져나갔다.
나는 이 영상을 보고, 어느 분의 페북 담벼락에서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 한 사람과 댓글로 짧지 않은 대화를 했다. 신문 기사들을 찾아 읽었으며, 김성태 의원이 예전에 자신이 페북에 올린 장애인 관련 글을 보았고, 해당 글을 삭제했다는 신문 기사를 다시 또 봤다.
몇날 며칠 관심을 가지고 뉴스를 찾아 읽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주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김성태 의원 페북 글을 읽으면서 얻은 결론은 <서울신문> 기사의 간결하고 명쾌한 지적과 똑같다.
"김 의원은 지난해 4.13 총선을 앞두고 '강서 르네상스' 공약을 통해 가양2동에 국립한방의료원을 건립하겠다고 했다. 공진초등학교 부지는 학교 용도로 서울시교육청이 쓰게 돼 있고, 법적으로 한방병원을 지을 수 없는 곳임에도 교육청과 협의없이 주민들과 약속한 것이다." - <서울신문> 김성태 의원 '장애인 위해 일하고 싶다' 게시물 돌연 삭제 기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