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표 차 부결... '동성애 반대' 개신교, 국민의당 공략 먹혔나

국민의당 의원들 '김이수 반대' 문자폭탄 시달려... 민주당 "호남 민심 동의 못할 것"

등록 2017.09.11 17:14수정 2017.09.1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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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이수 인준안 부결에 '망연자실'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재석 293명 중 찬성 145표, 반대 145표, 기권 1표, 무효 2표로 부결되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 우원식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 유성호


"민주당 120명 의원은 다 표결에 참여했고, (민주당 소속) 국무위원까지 멀리서 오셔서 헌법재판소장 공백을 메꾸기 위해 투표참여를 해주셨다. 민주당에서는 한 표의 이탈도 없단 점을 확실히 말씀드린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말이다. 11일 헌정 사상 최초로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이 부결되자 더불어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그 화살은 국민의당으로 향했다. 추 대표는 "오늘 이 부결 사태는 국정 공백을 메우기 위한 인사에 대해서 당리당략적인 판단을 한 집단의 책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던 국민의당을 향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이날 직권상정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은 재석 293명 중 찬성 145표, 반대 145표, 기권 1표, 무효 2표로 출석인원의 과반을 넘기지 못해 부결됐다. 가결에 부족한 표는 딱 2표였다.

그동안 김 후보자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밝혀온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의석수를 합치면 127표다. 반대표 145표와의 차이인 18표가 국민의당에서 나왔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실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국민의당 의원들이 과연 사법부 독립에 적합한 분인지, 균형감을 가진 분인지 그 기준으로 판단한 결과"라면서도 "여러 번 말했듯이 지금 20대 국회에서 국민의당이 결정권을 갖고 있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부결에 40석을 가진 국민의당의 영향력이 행사됐음을 부정하지 않은 것이다.

국민의당 의원들, '김이수 반대' 문자 폭탄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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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수 인준안 부결에 기뻐하는 자유한국당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재석 293명 중 찬성 145표, 반대 145표, 기권 1표, 무효 2표로 부결되자,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기뻐하고 있다. ⓒ 유성호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것을 두고 김 후보자가 군 동성애를 옹호했다는 개신교계의 반대 여론에 국민의당이 밀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지난 4일 회의에서 "동성애 처벌 조항에 불합리한 의견을 갖는 데 대해 기독교계에서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어 현실정치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다"라며 곤란한 입장을 내비쳤다.

지난 5일 국민의당은 공식 논평을 통해 '군내 동성애'와 관련된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하기도했다. 김수민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그동안 김 후보자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특히 군내 동성애 인정 관련 논란에 대해선 여당의 입장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7월 헌재의 군내 동성애를 처벌하는 군형법 92조의6 합헌결정 당시 김이수 재판관은 군형법의 해당 조항이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를 들어 위헌 의견을 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직접 '기독교계(개신교계)'를 언급하며 "김 후보자가 헌법재판소장이 될 경우 자칫 군내 동성애 행위를 처벌토록 규정한 군형법 제92조의6에 대해 위헌 결정이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기독교계의 의견을 그대로 전달하며 김 후보자의 사상검증을 촉구한 것이다.

국민의당 조배숙, 이용호, 장정숙 의원 등도 지난 6일 "요즘 국민의당 의원들은 '동성애 합법화'에 반대하는 국민으로부터 하루 수천 통의 '김이수 반대' 문자 폭탄에 시달리고 있다"라며 민주당을 향해 '군대 내 동성애 처벌'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정책위의장인 이용호 의원은 "기독교계에서 소수 의견을 많이 낸 재판관을 헌재소장으로 내세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심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 "호남 민심 동의 못할 것" 정의당 "주범 자백한 것"

이 같은 상황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되자 국민의당을 향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자유한국당과 보조를 맞춘 국민의당도 적폐연대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라며 "국민의당의 반대투표가 개별적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고 하지만, 캐스팅보트를 쥐고 자신들의 존재감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 외에 무엇이 있었단 말이냐"라고 소리 높였다. 이어 "엊그제 국민의당이 2박 3일 호남투어 일정을 마친 결과가 결국 헌재소장 부결이었다는 것에 동의할 호남 민심은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은 '국회 결정권'을 언급한 안철수 대표를 지목하며 "헌재소장 최장기 공백 사태에 일조한 것이 무척이나 자랑스러운 모양"이라며 "부결 사태를 두고 국민들의 시선은 벌써부터 국민의당으로 향하고 있다, 안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국민의당이 (부결의) 주범이라고 자백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힐난했다.

한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부결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의 뜻을 밝혔지만 의원들의 반대로 뜻을 거뒀다.

이날 부결 직후 더불어민주당은 지도부 및 중진급 의원들을 모아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이는 탄핵에 대한 보복이고 정권교체에 불복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여당으로서 최선을 다했지만 부결에 대해 집권당으로서 무한책임의 측면에서 자성의 말이 있었다"라며 "자유한국당의 행태와 그에 동조하는 국민의당 행태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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