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강 "불시감찰 때 나온 바둑판, 실물 본 적도 없다"

[박근혜 54차 공판] 박근혜와 노태강, 피고인과 문체부 차관으로 법정서 대면

등록 2017.09.12 18:22수정 2017.09.12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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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제막식 참석한 노태강 ⓒ 유성호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현 2차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법정에서 만났다. 박 전 대통령이 노 전 국장을 향해 '나쁜 사람'이라고 언급한 지 4년 만이다.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박 전 대통령의 54차 공판을 진행했다. 증인은 노 전 국장이었다. 감색 양복을 입은 노 전 국장이 위증하지 않겠다는 선서를 하자 박 전 대통령은 그를 빤히 바라봤다. 박 전 대통령은 의욕이 없던 평소와 달리 몇 차례 종이컵에 물을 따라 마시거나 변호인의 자료를 바라봤다(관련 기사: '나쁜 사람' 얘기만 나오면 달라지는 박근혜).

이날 노 전 국장은 '공무원으로서 품위유지에 문제가 있다', '체육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당시 청와대 감찰 결과를 모두 부인했다. 그는 2013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좌천되기 전 국무총리실로부터 불시에 감찰을 받았고, 모철민 전 대통령비서실 교육문화수석은 지난 2월 "서랍에서 좋은 바둑판과 상품권 등이 나왔다고 보고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노 전 국장은 "저는 지금도 바둑판 실물을 본 적이 없다. 어느 단체에서 저를 만나러 왔다가 못 보고 가면서 놓고 간 걸 직원이 놔둔 것 같다"며 "(감찰 뒤) 바로 담당 주무관과 사무관을 불러 경로당에 기증하거나 제출하라고 했고, (그들이) 포장된 채로 넘겨 실물을 보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이런 부분에 대해 자신이 소명할 기회도 없었다고 진술했다. 검사가 "감찰 대상자로 감찰을 받았는데 바둑판 이외에 다른 소명 기회를 부여받았나"라고 묻자 노 전 국장은 "저한테 그 누구도 그런 취지의 질문이나 소명을 요구한 적 없다"고 답했다. 체육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체육계 개혁 의지 소명과 관련된 것은 단 한 단어도 전혀 얘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 전 국장은 2013년 4월 경북 상주에서 열린 승마대회에서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우승이 아닌 준우승을 하자 그해 7월 청와대 지시로 진재수 전 문체부 체육정책과장과 함께 한 달 동안 대한승마협회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 노 전 국장과 진 전 과장은 감사 뒤 '승마협회 문제는 파벌 싸움이며 최씨와 반대쪽 모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러자 박 전 대통령은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을 불러 노 전 국장과 진 전 과장을 "참 나쁜 사람"이라고 일컬었다. 노 전 국장은 국립중앙박물관 교류단장으로, 진 전 과장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총무과장으로 좌천됐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2016년 국립중앙박물관 관련 보고를 받던 중 노 전 국장의 이름을 보게 됐고, "이 사람이 아직도 있냐"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결국, 노 전 국장은 사직서를 제출했다.

앞서 유진룡 전 장관은 6월 13일 박 전 대통령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청와대에서 변명하기론 노 전 국장이 많은 문제가 있던 공무원이라고 하는데 실제 노태강이란 사람은 저희 부에서 상위자나 하위자 모든 다면평가 결과 최상의 성적을 받았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어 유 전 장관은 불시 감찰에 대해서 "다짜고짜 와서 뒤졌는데, 다 뒤진 것도 아니고 노 전 국장 사무실 중심으로 몇 개만 뒤졌다"며 "표적 감찰이고, 방법도 대단히 유치하고 치사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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